20대에 감전사고로 팔·다리 절단→50대에 교수 된 남성 사연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중증 장애를 딛고 만학도의 길을 거쳐 교수로 활발히 활동 중인 이범식씨의 감동 스토리가 전해졌다.
16일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168회에는 과거 1급 지체장애인으로서 47세에 대학에 들어가 배움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며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던 이범식씨가 출연했다.
현재 문경대학교 재활복지상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22세의 어린 나이에 전기 공사를 하다 감전돼 두 팔과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역경을 겪었다. 잠에 들 때면 영원히 잠들기를 바랐다며 누구보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마음을 다잡게 된 순간이 있었다고 했다.
과거 어느 날 그가 병실에 누워 밖을 보는데 좀처럼 눈이 오지 않는 대구에서 눈이 내리는 것을 보게 됐다. 그는 눈이 떨어지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내 인생도 저렇게 가치 없이 사라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그런데 새벽녘에 굉장히 환한 것을 느끼고 눈을 떠보니 바깥이 온통 하얀색이 돼있었다. 그는 그 장면을 보고 희망을 얻어 살아갈 마음을 굳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왼발로 숟가락을 쓰는 데에 한 달 정도 걸렸고 젓가락을 벌리고 오므리는 데에만 반년이 걸렸다며 수저를 스스로 쓸 수 있게 됐을 때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수저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된 것에 큰 용기를 얻었다는 그는 그 후로 글씨를 연습했고 "이제는 왼발로 써도 손으로 쓰던 글씨체가 나오더라"며 그렇게 글씨 연습과 타자 연습을 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고 했다.
47세란 늦은 나이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버스로 등하교를 했던 그는 "목숨 걸고 학교에 다녔다"며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맨 앞에 앉아 왼발로 줄긋고 필기하며 공부했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노력한 끝에 그는 장학금도 타고 학사, 석사를 거쳐 지난해에는 박사학위까지 취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7년의 공부 끝에 교수의 꿈까지 이뤄낸 그는 자신을 늘 응원해 주고 지지해 준 어머니와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앞으로의 꿈은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센터를 만드는 것과 희망 전도사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장애라는 건 신체 기능 중 일부분의 불능 상태를 말한다. 누구는 눈이 크고 누구는 눈이 작듯이 몸이 건강한 사람이 있고 몸이 조금 불편한 사람이 있다는 형태로 봐주시면 좋겠다"며 장애인에 대한 포용의 시선을 바랐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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