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이현욱? 박훈? '블랙의 신부' 결말, 내가 봐도 파격"[N인터뷰]①
-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의 신부'(극본 이근영, 연출 김정민)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 이야기다. 결혼은 비즈니스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모인 공간에서 각자의 목적이 있는 일부 여성 회원들이 자산이 2조인 '슈퍼 블랙' 등급인 이형주(이현욱 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이들이 욕망을 향해 내달리는 과정에서 인간의 본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배우 김희선은 강남 중산층 주부로 살다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된 서혜승 역을 맡았다. 서혜승은 남편의 죽음 후 우연히 결혼정보회사 렉스에 들렀다가 자신의 삶을 뒤엎은 진유희를 만나게 되고, 그를 무너뜨리기 위해 상위 0.001%에 속하는 '블랙'을 향한 욕망의 레이스에 참전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서혜승의 목표는 오로지 '진유희의 몰락'이었고, 그래서 더 욕망 앞에 흔들리지 않는다. 덕분에 그는 복수도 사랑도 모두 이뤄내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김희선은 남편의 죽음으로 절망한 이후, 홀로 힘들게 생활을 꾸려가다가 복수를 위해 과감하게 스스로를 내던지는 인물의 변화를 자연스레 녹여냈다. 특히 혼란한 상황 속에 휘말리면서도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는 서혜승은 극 내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캐릭터는 김희선을 만나 더욱 빛날 수 있었다. 18일 김희선과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블랙의 신부' 출연을 결정한 계기가 무엇인가.
▶넷플릭스를 통해 다양한 작품이 흥하면서 OTT에 도전해봐야 하지 않나 싶었다. 또 우리나라만의 문화를 소재로 하는 작품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신선했다.
-방금 말한 대로 '블랙의 신부'는 결혼정보회사라는 색다른 소재를 다룬 작품이다. 만족도는 어떤지.
▶해외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싶었다. 어떻게 보면 외국 사람들은 느낌이 통하는 걸 우선시하는데, 렉스에서는 사람의 등급을 매기고 조건 속에서 사랑을 찾지 않나. 그런 부분이 속물처럼 느껴지면서도 더 신선하고, 욕하면서 보게 되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했다.
-김희선처럼 아름다운 신부를 두고 바람을 피운다는 설정이 신선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도 궁금하다.
▶이런 비유는 좀 그렇지만 한 가지 음식만 평생 먹고 살 수는 없지 않나. 너무 속상하고, 그러면 안 되지만 이해는 간다. 가정주부인 아내와는 다른 커리어우먼에게 혹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결혼한 지 16년 정도 됐고, 중학생 딸이 있어 서혜승과 비슷한 상황인데 그럴 수도 있겠다고는 생각했다. 혜승이의 결정에도 공감했다. 부부가 몸은 같이 있는데 마음은 다른 데 가 있으면 아이도 불안하지 않겠나. 그런 상황에서 매달리면 더 싫어할 거고. 이후 서혜승이 일을 풀어가는 게 어찌 보면 답답한 면이 있는데 '지혜의 여신'답게 큰 그림을 그리더라.
-김희선에겐 다른 배역도 어울릴 거 같은데 욕심난 게 있나.
▶몇 살만 어렸어도 진유희 역할을 했을 텐데.(웃음) 진유희가 탐났다. 솔직히 렉스 대표도 욕심나더라. 그런데 감독님이 여러 부분을 생각하시고 나를 서혜승 역에 캐스팅하신 것 같다.
-본인이 본 서혜승의 매력은 무엇인지, 연기를 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서혜승은 때를 기다릴 줄 안다. 진유희가 '황금의 문' 앞에 서기를 기다렸다가 무너트리지 않나. 전쟁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몰렸을 때 한 방에 이기는 건 때를 기다려서인 경우가 많다. 혜승이도 그렇지 않았을까. 마지막에는 혜승이가 형주를 위해 희생도 하는데, 다들 욕망에만 심취된 상황이라 그런 부분이 부각되지 않았나 한다.
-극이 불륜, 이혼, 자살, 사기로 시작해 각종 권모술수가 가득하다 보니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혜승이 언제 어떻게 복수할까', '사이다는 언제 터질까' 기다리다가 지치는 부분이 많았다. 혜승의 모습에서 공감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는지.
▶혜승이가 진유희에게 한 방 먹일 기회는 많았다. 분노를 표출할 수 있었지만 서혜승의 방식으로 아픔을 느끼게 하는, 진유희가 행복할 때 끌어내리는 게 맞지 않았을까. 한다. 혜승이의 행동을 '고구마'라고 하는데, 고구마가 있어야 사이다도 잘 발휘되지 않나. 물론 내 성격이라면 보자마자 머리채를 휘어잡았을 거 같다. 내 딸에게 그런 행동을 하면 참지 못한다. 혜승이는 때를 기다린 듯하다. 또 아이가 있어 선뜻 마음대로 못한 부분도 있을 듯하고.
-극 중 서혜승과 이형주의 감정선, 멜로 서사가 충분히 그려지지 않아 아쉽다는 말도 있다.
▶형주와 혜승이의 초반 감정만 보여준 것 같긴 하지만, 모든 감정을 다 보여주지 않았어도 이들이 속마음으로 진정 원했던 사람이 서로구나 싶다. 형주와 유희는 하룻밤에 역사가 이뤄졌지만, 혜승과 형주의 사랑은 다르게 표현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진정으로 호감이 있으면 굳이 진한 멜로가 없어도 마음이 통한다는 걸 일부러 보여주신 게 아닐까 한다.
-결혼식에서 신랑이 바뀌는 결말이 파격적이었는데 대본 봤을 때 어땠나.
▶내가 봐도 정말 파격이었다. 형주와 석진이가 턱시도를 맞춰 입고 나오는데 '서로 사인을 주고받았나, 어떻게 타이밍 맞게 들어오지?' 싶더라. 원래 형주가 석진이에게 나름 호감이 있지 않았나. 그래서 '내가 나가야 하나?', '이 장르인가' 싶었다.(웃음) 리허설 때는 내가 나가면서 우리나라 많이 발전했다고 농담도 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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