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진심·용기 대단해" '슬의' 김준한이 본 안치홍 ♥방식(종합)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저라면 치홍이처럼 용기를 내지 못 했을 거예요. '슬의'로 만난 치홍이에게 많이 배웠죠."
배우 김준한은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극본 이우정/연출 신원호)에서 안치홍 역할을 맡아, 의사로서의 성장과 함께 채송화(전미도 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극에서 가장 뜨거운 러브라인의 한 축을 담당했다.
안치홍은 육사 출신으로 뒤늦게 의전원에 입학, 의사의 꿈을 이뤘다. 늦깎이 레지던트로 누구보다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휴먼메디컬 드라마의 성격을 대변했다. 더불어 여성 시청자들의 '설렘'을 유발하는 남자였다. 채송화에게 전하는 무한한 존경심과, 선을 넘지 않는 친절과, 그럼에도 어느날 갑자기 '훅' 들어와 긴장하게 만드는 박력이 있었다. 중반부로 넘어가 채송화의 첫사랑 이익준(조정석 분)과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더욱 긴장감 넘치는 러브라인을 이어갔다.
김준한은 밴드 izi의 멤버로 영화 '박열' '허스토리' '변산' 드라마 '신의 퀴즈' '봄밤'을 거쳐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제대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준한은 자신보다 훨씬 더 '어른'이며 멋진 안치홍을 만나 많은 걸 배웠다며,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시즌1은 '열린 결말'로 끝나 더욱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가득한 가운데, 그 역시 시즌2 내용이 궁금하다면서 아직 안치홍의 다양한 매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하 김준한과의 일문일답.
-시즌1이 종영했다. 많이 아쉬울 것 같은데.
▶촬영장에 못 가는 게 너무 아쉽다. 다들 사이도 좋고 스태프들도 사람도 좋고 너무 친해져서 다들 그 이야기했다. 촬영장 못 나가는 게 아쉽다. 시즌2가 있으니까 그날을 기다리면서 여운을 즐기고 있을 것 같다.
-마지막 방송은 어떻게 봤나.
▶매회 대본을 보고 놀랐다. 12부에 뭔가 있겠지 싶었다. 익준이가 속초에서 고백하는 것도 그렇고 겨울 정원의 연결도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12부 다운 버라이어티한 시즌의 마무리였던 것 같다.
-열린 결말로 러브라인이 끝났는데.
▶여운이 있고 보는 분들이 상상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야기를 하나 하나 다 설명해서 전달하는 방식도 있지만, 이야기들을 다 보여주지 않는 것들이 보는 사람이 채우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될지를 알 수가 없으니 조심스럽다. 내 개인적인 의견을 이야기하는게 전혀 반영이 안 될 거니까, 답은 작가님만 안다. (시즌1도) 대략적인 흐름에 대해서만 알고 시작한 거고 디테일한 부분은 전혀 몰랐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협업이 이번 작품 캐스팅으로 이어진 건가. 경험해본 팀이어서 더욱 적응이 빨랐나.
▶그렇다. 감독님 작가님이 이 역할에 염두에 두신 것 같다. 리딩을 해보자고 해서 했는데, 이미 그 역할을 생각하셨던 것 같다. 이 역할을 하는 거고 고민해보고 해달라고 했다. 일단 이 팀에 대한 믿음이 있고 이미 친해져있는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어서 편했다.
-안치홍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묵묵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심이 많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되게 처지거나 어두운 기운의 사람은 아니라고 봤다. 묵묵히 자기 위치에서 자기 몫을 해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람으로서 태도를 잃지 않으려고 했다.
-실제와 비교했을 때는 안치홍과 어떤 점이 다른가.
▶나는 치홍이처럼 그렇게...(웃음) 내가 치홍이에게 배워야 할 것 같다. 치홍이는 훨씬 더 듬직하고 멋있는 사람인 것 같다. 나는 조금 요란스럽기도 하다. 훨씬 실수도 많은 사람이고 모자란 사람인 것 같다. 치홍이는 저에 비해 어른스러운 남자였다.
-채송화가 "너 나 좋아하니?"라고 물었을 때, 치홍이의 반응이 정말 성숙했다는 생각이든다.
▶굉장히 치홍이스러운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치홍이가 그런 사람인 거다.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가 없는 사람이 바로 치홍이고 그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치홍이를 대변할 수 있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송화가 "너 나 좋아하니?"라고 묻는 건 자신은 전혀 마음이 없었으니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렇게 승산없는 짝사랑을 해본 적이 있나.
▶어릴 때는 그게 가능했던 것 같다. 내가 끌리는 그 마음이 훨씬 중요했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런 식으로 내가 좀 다칠 것 같은 상황에 나를 몰고가지는 않는 것 같다. 좋게 이야기하면 나를 지키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고,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때가 묻었다고 해야 하나. (웃음)
-현실이면 실제로 어떻게 할 건가.
▶그래서 치홍이가 대단한 거다. 나는 그렇지는 않다. 나는 일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물론 일과 사랑, 사랑과 일 둘 다 포기할 수 없다. 치홍이가 속초로 가는 건 커리어를 많이 내려놓는 설정인 것 같고 사랑에 치우쳐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볼때 그건 너무 대단한 것 같다. 나는 그럴 용기가 없는 사람이다.
-송화에게 반말을 하는 장면에 대해 스태프들이나 주변의 반응은.
▶어떻게 보면 그간의 치홍이와 다른 모습이어서 기대를 하셨던 것 같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치홍이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기까지 어떤 마음에서 그렇게 한 걸까 생각해봤다. 치홍이가 자기 리듬을 잃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익준이라는 막강한 상대가 등장한 것 아닌가. 익준이는 여러 면에 있어서 치홍이가 흔들리고 자기 성격을 잃어버릴 정도로 동요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이 든다. 워낙 매력이 있고 완벽한 사람이어서이기도 하지만 치홍이를 더 흔들어놨던 건 익준이를 대하는 송화의 태도때문이었던 것 같다. 오랜 시간이 만든 편안함, 둘만이 만든 공기, 그런 것들이 치홍이에게 굉장한 불안감을 준 요소가 아닌가 싶다. 엘레베이터에서의 모습, 내가 이방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거다. 그게 치홍이를 슬프게 만들었을 거다.
-시청자들의 호오가 엇갈렸는데.
▶좋다는 분들이나 안 좋다는 분들이나 느낀 것은 보는 분들의 자유이니까 존중하고 일리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럴 정도로 치홍이가 자기 리듬을 잃은 거다. 치홍이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히려 치홍이를 연기한 입장에서 짠하기도 하다.
-의사 연기는 처음이었는데.
▶오히려 의학드라마를 참고하지는 않았고 의학 다큐멘터리, 인터뷰들을 봤다. 왜냐하면 감독님이 워낙 현실적으로 연출하는 분이기도 하고 대본도 그러했고 나도 현실적으로 그리는 걸 좋아하는 편이어서다. 그래서 의학용어라든지 너무 정확하게 시청자분들에게 전달하려고 하지 않았다. 정말로 의사들이 의사소통하는, 대화하는 수단으로서 하려고 했다. 보는 분들도 충분히 맥락적으로 이해하시면서 봐주신 것 같다.
-'슬의'의 인기요인은.
▶사람들의 마음을 그렸다는 것? 사건을 다루는 드라마들이 있는데 ('슬의'는) 사람을 다루는 드라마인 것 같다. 그 사람의 숨은 이야기들, 사연, 그 사람들이 어떤 마음을 갖고서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그린다. 또 우리가 쉽게 상상해보지 못했던, 의사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일을 대하고 있고 그들도 하나의 사람이고 우리처럼 똑같이 아파하고 고민한다는 것들이 공감을 많이 살 수 있는 요인이었던 것 같다. 사실 병원이라는 공간은 삶과 죽음이 있는 곳이고 드라마를 통해서 간접체험하면서 함께 아파하고 다들 많이 공감하시지 않았을까 싶다.
-작품도 잘 되고 캐릭터 인기도 높다. 인기는 실감하나.
▶많이들 좋아해주시는 게 느껴질 정도다. 일단 주변 친구들이 너무 좋아한다. 캐릭터가 좋다고 해주는 분도 많고 어머니도 너무 좋아해주신다. 어머니는 착한 역할을 좋아한다. 꿍꿍이 있는 역할을 안 좋아하신다. (웃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데도 인사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그런 거 보면 작품을 많이 보시는 것 같다. 주변에 안 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서 뿌듯하고 감사드린다.
-작품할 때마다 '응급실'을 부른 밴드 izi의 멤버라는 사실이 화제가 된다. 어떻게 보고 있나.
▶아직 대중에게 각인이 더 돼야 할 것 같다. 조금 더 얼굴을 많이 알리고 그러다보면 많이 아시지 않을까. 그 당시에는 힘든 기억이 많다. 일도 잘 안 풀리고 멤버들끼리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웃음) 고통스럽게 지낸 시기인데 힘들었던 만큼 추억이 된 것 같다. 화제거리라고 해야 되나. 그때 시절이 커뮤니티에 올라온다고도 하고 재미있는 반응이 나오는 것 같아서 좋다.
-밴드 출신인데, 99즈에는 함께 할 수 없는 게 아쉽지 않던가.
▶아쉬울 새도 없이 안치홍이라는 캐릭터를 너무 매력적으로 그려주셔서 푹 빠져서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99즈 합주하는 거 보면 재미있어 보이긴 한다. 옛날 생각 난다. 음악이 진짜 재미있는데 싶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나는 실제로 해봤던 사람이지 않나. (웃음) 실제는 못 이긴다. 예전에는 살빠지는 줄도 모르고 연습하던 시절도 있다. 음악은 정말 마성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드라마에 '응급실'이 특별출연했다. 나는 웃겼다. 제작진이 신경 써주신 것 같기도 하다.
-드러머 출신인데, 유연석의 드럼 연주 어떻게 봤나.
▶너무 잘 치더라. 준비 시간이 길지 않다. 그런데 너무 잘 쳐서 나도 방송을 보면서 박수 치면서 봤다.
-배우로서 꿈을 이루고 이제 자리를 잘 잡는 시기인 것 같은데, 어떤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을 하고 사랑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채워지는 느낌이고 배우들에게는 되게 큰힘이 되는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 때로는 결과가 기대했던 것보다 못 미칠 때도 있지만 그런 모든 과정이 쌓이고 쌓여서 저라는 사람의 역사가 되는 거 아니겠나. 사실 안 된 작품들도 많이 떠오른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고 내가 출연했던 모든 작품을 사랑한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되게 다양한 장르의 것들을 도전해보고 싶고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꼭 어떤 것을 집어서 이야기하기보다 어떤 역할이 찾아올지 설레는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 인터뷰를 하면서 내가 되게 멜로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꼭 흔히 떠올리는 멜로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야기가 있지 않나.
-'슬의' 시즌2에서 러브라인이 이뤄지면 가장 먼저 하게 될 멜로일 수도 있겠다.
▶(웃음) 그런가. 그것도 사랑의 하나일 수도 있겠다. 치홍이는 이미 사랑을 하고 있기도 하고.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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