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① '백일의 낭군님' 김선호 "도경수·남지현, 인성 훌륭… 많이 배워"
-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달 30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연출 이종재)에는 여심을 사로잡는 두 캐릭터가 등장한다. 한 명은 '운명'인 여인을 향한 흔들림 없는 연심을 보여주는 율(원득/도경수 분), 또 하나는 호감을 가진 여인에게 '직진' 애정을 보여주는 정제윤(김선호 분)이다. 두 사람 모두 로맨틱한 순애보로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했으나, 사랑을 이루지 못한 정제윤에게 시청자들은 더욱 애틋함을 느꼈다.
누구보다 정제윤이라는 인물이 빛날 수 있었던 건 이를 연기하는 배우의 소화력이 훌륭했던 덕이다. 배우 김선호는 서자 출신이라는 아픔을 가졌으나, 밝고 건강한 기운을 가진 정제윤의 서사를 잘 그려냈다. 홍심(이서/남지현 분)을 향한 짝사랑과 율에 대한 충심 사이에서 고민하는 정제윤의 복잡한 심리는 김선호에 의해 자연스럽게 표현됐다. 김선호 역시 조금씩 캐릭터를 빚어 가는 과정이 즐거웠다며 웃었다.
'백일의 낭군님'은 김선호에게도 특별하다. 첫 사극인 데다 자신의 생각을 가뒀던 '벽'을 허물어준 덕분. 게다가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더욱 즐거웠다는 그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연기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는 김선호, 더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는 그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 '백일의 낭군님'이 인기리에 종영했다. 오랜 기간 작업한 작품인 만큼 소감이 남다르겠다.
▶ 사전 제작으로 촬영을 해서 방송을 할 때 우리끼리 모여 놀았다. 같이 본방 사수를 하며 '그땐 그랬지' 이렇게 추억팔이도 하고. 그런데 드라마를 마치니까 진짜 이 팀과 이별하는 것 같아 슬펐다. '이제 진짜 못 보겠네' 싶어서 서운해했더니 애들이 '우리 또 모이는 거잖아요'라고 하더라.(웃음) 12월에 포상 휴가를 가고 싶은데 스케줄상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 사실 '백일의 낭군님'은 기대작이 아니었다. 방송을 거듭할수록 호응을 얻어 더 뿌듯했겠다.
▶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시청률을 기대하지 않았다. 좋은 작품이고 우리끼리 재미있었으니까 그걸로 만족하자고 했다. 그런데 엑소 콘서트에 가니 전국의 중고생들이 다 모여있더라. 커피숍에서 자리를 잡으려고 했는데 반경 2~3km 안에 있는 곳은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친구들에게 '우리 드라마가 망하진 않을 것 같다'라고 했다.(웃음) 이후 첫 방송이 5%가 넘고, 평이 좋은 걸 보고 '내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구나' 싶었다. 시청률이 계속 오르니까 욕심이 커지더라. 10%를 넘기는 건 생각도 못했는데 너무 기뻤다.
- 시청률이 금세 10%를 넘어 엑소 '으르렁' 댄스 공약을 이행했는데.
▶ 앞으로 어디 가도 입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그게 내가 제작발표회 때 공약을 건 거다. 근데 친구들도 안 말렸다. 이렇게 시청률이 잘 나올 줄 몰랐으니까. '시청률 10%가 넘으면 기쁘니까 춤 당연히 춰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추려니 너무 떨렸다. 애들이 내가 댄스 꼴등이라고 말했는데 오해가 있다. 내가 원래 춤을 못 추기도 하지만 키가 커서 더 그렇게 보이는 거다. 연습 때는 분명히 잘했는데 영상은 왜 그렇게 찍혔는지 모르겠다. 설욕전은 못할 것 같다. 아직도 내가 왜 춤을 추자고 했는지 믿기지 않는다. 어쨌든 저한테는 너무 소중하고 앞으로도 없을 경험이다.
- 드라마가 잘된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나.
▶경수, 지현이를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다음 장면을 위해 노력하고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 덕이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아름다워도 나머지 사람들이 뒷받침해주지 않거나, 장면이 원활하게 넘어가지 않는다면 이 드라마가 풍성해지지 못했을 거다. 각자 제 역할을 잘 수행해서가 아닐까.
- 도경수, 남지현과 호흡은 어땠는지.
▶ 워낙 인성적으로 훌륭한 친구들이라… 지현이는 새벽 3시든, 5시든 촬영을 할 때 한 번도 인상을 쓴 적이 없다. 감독님도 이제까지 본 배우들 중 인성적, 체력적으로 훌륭한 배우라고 칭찬하시더라. 나중에는 배우들이 지현이가 먹는 비타민을 먹고 운동도 따라 했는데 우린 안 되더라.(웃음) 경수는 살갑게 먼저 다가와서 이야기를 해줘서 편했다. 지금은 정말 친한 동생이자 친구다. (촬영을 할 때) 날씨가 워낙 더운 데다 두 친구는 분량이 훨씬 더 많아서 힘들었을 텐데, 오히려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줘서 고마웠다. 많이 배웠다.
- '김과장'에 함께 출연한 조현식과도 재회해 반가웠겠다.
▶ 현식이 형을 만났는데 너무 설레고 반가웠다. 우리가 '김과장' 이후로 처음 만난 건데, 각자 자리에서 잘하고 있었으니 만나게 된 거 아닌가. 오랜만에 만난 형이 너무 잘됐다고 해 줘서 기분이 좋았다. 근데 극 중 양내관이 다쳐서 대사를 많이 못 주고받은 게 좀 아쉬웠다.
- 결말에는 만족하나.
▶ 연애를 못한 건 아쉽다. 애월이에게도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했어야 하는데.(웃음) 하지만 '백일의 낭군님'의 중심은 율과 이서의 사랑 이야기라 도와주는 것으로 내 역할을 했다면 만족한다. 처음부터 정제윤이 어마어마한 뭔가를 할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작품에 참여한 게 아니다. 감독님을 비롯해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고, 같이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을 듯하고, 사람 냄새 날 것 같아서 시작한 거다. 이 정도 결말이면 충분하지 않나 한다.
- 극에서 사랑과 우정 사이 고민을 하지 않았나. 실제 본인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 드라마에선 우정을 택했으니 실제로는 사랑을 택하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쫄보'라서 실제로도 사랑을 택하진 못할 것 같다. 친구를 위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그래서 드라마에서라도 고민해보려고 했던 건데.(웃음)
- 연애를 못한 거 말곤 아쉬운 부분이 없나.
▶ 사실 아쉬운 부분은 많다. 역할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내가 이 역할이랑 잘 맞았나' 이런 생각을 한 거다. 어떤 장면에서 내가 더 냉철하게 혹은 위트 있게 연기했다면 다음에 연기하는 배우들이 편했겠다 싶은 부분도 있었다. 사전제작이라 모니터링을 할 수 없어 그런 부분이 아쉽더라. 역할은 좋았다.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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