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예쁜 누나' 정해인 "손예진과 멜로…진심으로 푹 빠져 연기"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 / 연출 안판석 / 이하 예쁜 누나)의 가장 큰 수확은 정해인이라는 배우의 발견이다. 본격적인 첫 주연작 '예쁜 누나'에서 주인공 서준희 그 자체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되면서 대세 반열에 올라섰다. 서준희는 친누나 서경선(장소연 분)의 친구 윤진아(손예진 분)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펼치는 게임 회사 아트 디렉터로, 연하의 남자친구이지만 성숙하고 속 깊은 어른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은 캐릭터이기도 했다. 정해인 역시도 "제가 봐도 진짜 멋지다"고 이야기 할 만큼 근사한 남자 주인공이었지만, 정해인이 아닌 서준희는 좀처럼 상상이 어려울 정도로 드라마 방송 내내 그는 서준희와 동일시돼 왔다.
결국 정해인이 '예쁜 누나'로 더 돋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던 셈이다. '예쁜 누나'에서 선배 손예진의 상대 배우가 된다는 것이 스스로도 두려웠을 만큼 큰 부담감을 안고 있었지만, 로맨스부터 서준희라는 남자의 성장을 그려내기까지 정해인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안판석 PD 특유의 긴 호흡의 롱테이크신에서 손예진과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연애를 실감나게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 정해인이 하는 말과 행동을 돌이켜봤다"는 게 지난 번과는 다른 연기 접근 방식이었고 그래서 '예쁜 누나' 서준희와, 그리고 윤진아와의 로맨스에 푹 빠질 수 있었다. 4개월간 서준희로 보냈던 시간, 정해인과 함께 돌이켜봤다.
정해인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예쁜 누나' 종영 인터뷰에서 종영 소감에 대해 "사실 드라마 마지막 촬영일이 다가오지 않길 바랐던 건 이번 작품이 처음이었다. 예전에는 '이틀만 더 하면 돼'라고 하거나 작품이 끝나면 후련하곤 했었는데 이렇게 아쉬운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너무나도 좋은 선배님들, 스태프들, 그리고 훌륭하신 감독님과 함께 한 것이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촬영에 대해 "안판석 감독님과 예진 누나는 현장을 이끄는 아우라, 에너지가 있으시다"며 "중반부 지나고부터는 감정신이 많이 웃음이 적어진 건 사실이지만 정말 하하 호호 웃으면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돌이켰다.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연애가 그려진 '예쁜 누나'에서 서준희는 비교적 판타지에 속한 이상적인 남자 주인공이기도 했다. 윤진아가 사랑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될 수 있었던 만큼, 서준희는 성숙한 어른이기도 했다. 정해인은 "서준희는 제가 봐도 진짜 멋지다. 사랑에 있어 지고지순하고 게다가 로맨티시스트이고 진지함과 진솔함, 그리고 판타지가 있는 남자 주인공 같다"고 애정을 보였다. 서준희와의 공통점에 대해서는 "서준희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도 다른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누나와 버티고 살아오며 조숙해진 인물이다. 저도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어릴 때부터 할머니, 알아버지와 시간을 많이 보내서 애늙은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또 비슷한 점은 둘 다 재미 없다는 점"이라며 "그런데 서준희가 조금 더 위트는 있는 것 같다. 유학생활을 해서 그런지 자유로움이 더 있는 것 같더라. 또 둘 다 감정 표현에 있어 솔직한 점이 공통점"이라고 덧붙였다. '예쁜 누나'에서 서준희의 성숙한 사랑을 통해 자신 역시도 사랑이란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서준희는 저와 동갑내기이지만 배울 점이 많은 어른이었다. 그런 그를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짚어볼 수 있었다"며 "사랑을 할 때 갈등에 있어 서로 솔직해야 하고 표현하고 대화를 많이 해야겠다는 걸 알게 됐다"는 말도 전한 것.
자신 역시도 사랑에 용기내지 못한 적이 있었다는 솔직한 고백도 전했다. 정해인은 "또 결정적인 순간에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초반에는 윤진아가 테이블 밑으로 서준희의 손을 잡는 장면이 있는데 그땐 윤진아가 용기를 낸 것"이라며 "서준희가 마지막회에서 윤진아를 찾아 제주도를 찾아가 용기를 낸 장면이 있다. 남자 입장에선 정말 엄청난 용기를 가져야 하는 부분이다. 나를 받아주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내서 찾아가지 않았나"라면서 "저 역시도 용기가 없어서 사랑을 잃은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사랑에 있어 용기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는 걸 더욱 느꼈다"고 드라마 장면을 회상했다.
'예쁜 누나'가 많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서준희와 윤진아의 사랑을 그 누구보다 실감나게 연기해준 배우들의 케미스트리 덕분이기도 했다. 정해인은 '예쁜 누나'를 통해 본격적으로 주연 배우로 발돋움 했지만, 무엇보다 멜로 연기를 하는 상대 배우가 또래 혹은 비슷한 경력의 배우가 아닌 손예진이라는 대선배였다는 점에서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 정해인은 "첫 주연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는데 상대 배우가 손예진 선배라니 어마어마하게 많은 부담이 됐다"며 "제가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그동안 손예진 선배가 쌓아온 연기 커리어에 누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감이 됐고 공포심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손예진과 분석과 깊은 대화 끝에 온전히 서준희와 윤진아로 호흡할 수 있었다. 정해인은 "물론 솔직히 어려웠고 무서웠다. 처음엔 (멜로도) 어색했다"며 "그런데 선배가 초반에 촬영이 어색하면 어색한대로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해줬는데 그게 어마어마하게 큰 힘이 됐다. 저를 동료, 연기자 후배, 상대 배우이기 전에 한 명의 사람으로서 존중해준다는 걸 느꼈고 서로 편안해주면서 더 좋은 호흡이 나왔던 것 같다"면서 "감독님께서 롱테이크로 촬영하셔서 삐끗하면 처음부터 촬영을 다시 해야 한다. 라이브한 것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촬영 때 리허설을 많이 안 하고 촬영에서 느끼는대로 연기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많은 준비와 분석, 노력이 필요했고 대본을 엄청 많이 읽었다. 서로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왔고 대본에 없는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많이 나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예쁜 누나'에 푹 빠져 있었던 만큼, 드라마에서 펼쳐진 '진짜 연애'의 여운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는 그다. 정해인은 "남녀가 사랑하게 되면 같이 있고 싶고 스킨십도 하고 싶고 그런 게 연애의 과정인데 그게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졌기에 '예쁜 누나'는 판타지적인 연애가 아닌 '진짜 현실적인 연애'를 보여준 드라마 같다"면서 "방송을 보고 저도 제가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그런 행동을 했었는지 의외의 모습에 놀랐다. 진심으로 푹 빠져 연기를 했던 것 같다. 시청자 분들께서 '둘이 진짜로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정말 큰 칭찬이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이제껏 '열일' 해왔듯,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가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는 "예정돼 있는 팬미팅이 있어 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려 한다. 그걸 잘 마무리 하는 게 목표"라면서 "또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 안 쉴 것"이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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