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박광현 "배우이기 전에 아빠…리즈시절 내려놨다"

2017.9.15. 삼청동 카페. 드라마 '언니가 살아있다' 배우 박광현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2017.9.15. 삼청동 카페. 드라마 '언니가 살아있다' 배우 박광현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박광현이 20년간의 연예계 활동을 돌이켰다.

박광현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뉴스1과 SBS 토요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극본 김순옥 / 연출 최영훈)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박광현은 40대에 접어들면서 변화된 배우로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저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제 첫 번째 직업은 아빠이기도 하다. 아빠는 우선 돈을 벌어야 하고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 예전엔 저와 제 이미지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젠 추태수 보다 더 심한 역할도 할 수 있다. 캐릭터를 따지고 고르는 것 없이 이런 저런 캐릭터를 다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광현은 이어 "40대가 되면서 계획을 세웠다. 닥치는 대로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을 다 해보겠다는 계획"이라면서 "꼭 배우 쪽 일이 아니더라도 마음 속에 갖고 있었던, 해보고 싶던 일들을 10년 동안 다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가구도 만들어보고 골프 레슨도 시작했다. 40대에는 저를 가만히 두지 않고 10분 단위로 쪼개 살고 싶다. 50대가 될 때까지 달릴 것"이라고 계획에 대해 밝혔다.

2017.09.15. 삼청동 카페, 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 박광현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그리고 그는 "제 아내가 제게 '오빠는 너무 책임감이 강하다'고 한다. 1부터 10까지 다 해야 하는 성격이라고 하더라"며 "나는 똑같은데 주변 상황에 따라 삶의 가치가 자꾸 변화되더라. 자꾸 그것만 좇아다니면 될일도 안 되는 것 같다. 이젠 겸허하게 역할도 주어지는 역할이 있으면 하려고 한다. 이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찾아서 했지만 일단은 다 내려놓으면 어떤 역할이든 다 할 수 있는 것 같더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연극 '인간'으로 관객들과 만나기도 했다. 이에 해대 "작년 말부터 연극을 하면서 굉장히 많은 걸 느꼈다, 가장으로서 돈을 벌어야 하지만 이젠 돈 보다는 내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역할들을 해봤다. 앞으로는 해보고 싶은 역할들 위주로 기회가 되면 무조건 하려고 하고 있다"며 "연극도 진짜 힘들더라. 아내가 연극배우 출신이다 보니까 그런 쪽으로 많이 응원해줬다. 아내가 그 작품을 초연했던 배우였다. 그래서 잘 맞춰줬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박광현은 지난 20년간의 연예계 생활에 대해 "잘 버텼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30대 때는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까지 한 해도 놀지 않고 작품을 했다는 게 스스로도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지만 버텨야 한다고도 생각했다"면서 "사람들은 배우가 다른 일을 하면 이상하게 본다. 그런 시선으로 볼 때 힘들었다. '분홍립스틱'이라는 작품을 한 적이 있는데 크게 마음 먹고 했던 작품이었다. 20대 리즈시절만 생각하고 있다가 아침드라마 제의가 들어왔는데 '해야 돼? 말아야 돼?'라는 고민의 기로에서부터 (미니시리즈 주연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드라마가 잘 됐다. 그때부터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박광현은 데뷔 20년 만에 악역에 도전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언니는 살아있다'에 작지만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고 많이 욕해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이젠 전에 없던 아이들 팬까지 생겼다. 아는 분이 아이에게 저를 만났다고 했더니 '아, 김은향 남편?'이라고 하더라. 초등학생들이 저를 알길이 없었는데 팬 스펙트럼이 넓어져서 감사하다. 악역이 매력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깐족 악역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시청자 분들께 '항상 해피한 배우'로도 기억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aluemc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