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①] '병원선' 퇴보한 의드? 하지원도 넘기 힘든 클리셰

MBC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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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병원선'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배우 하지원의 첫 메디컬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병원이 아닌 병원선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펼쳐질 의학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장르적 매력보다 인물의 사연에 집중한 전개 방식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반감시켰다. 게다가 예측이 가능한 클리셰가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하지원의 하드캐리한 연기력이 진부하고 뻔한 연출과 서사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30일 밤 10시 처음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병원선'(극본 윤선주 / 연출 박재범) 1회에서는 냉정하고 카리스마 가득한 외과의사로 등장한 송은재(하지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이날 송은재는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환자를 병원으로 옮긴 후 수술을 집도했다. 송은재가 구한 환자는 재벌 2세 장성호(조현재 분). 장성호는 깨어난 후 송은재에게 호감을 표하기도 했다.

송은재는 병원에서 자신을 찾아온 환자 때문에 곤혹스러워 했다. 송은재의 어머니(차화연 분)가 보낸 환자였던 것. 송은재는 어머니에게 "벌써 다섯 번째다. 나 죽는 거 보고싶냐. 또 환자 보내면 두 번 다시 연락 안 한다"라고 화를 냈다. 이로 인해 송은재는 정작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 찾아와 전화를 건 어머니에게 화를 냈다. 앞서 어머니는 소화 불량을 호소했고, 공보의 곽현(강민혁 분)의 권유로 정밀진단을 받기로 결심했다.

송은재는 어머니가 또 전화를 걸자 잔뜩 화를 냈다. 그는 "엄마가 섬나라 대통령이냐. 저번에도 교수 눈치 보느라 죽는 줄 알았다"고 제 할말만 전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에 오혜정은 검사를 받지 않고 그냥 돌아갔고 결국 쓰러졌다. 송은재는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헬기를 타고 고향으로 이동했지만 어머니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결국 어머니를 살리지 못한 송은재는 직접 어머니의 사망선고를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송은재가 출세가 보장된 병원을 떠나 병원선으로 향하게 된 이유가 그려졌다. 최연소 외과 과장이 꿈이었고 자신의 야망만을 위해 달려왔지만 어머니의 죽음을 경험한 후 병원선에 올랐다. 송은재는 "조금만 더 들었으면, 엄마의 말을 한마디만 더 들었어도.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았을지 몰랐다. 그러나 내가 의사로서 엄마에게 해준 건 죽음을 선고한 일이었다"고 회상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대부분의 의학드라마는 메디컬 장르라는 특성을 1회부터 보여주며 긴박한 전개를 이어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곤 했다. '병원선'은 송은재가 병원선으로 향하게 되는 계기부터 보여주는 전개를 택했다. 주인공이 능력있는 의사였지만 결정적으로 어머니를 살리지 못하면서 병원선에 타게 된다는 내용부터 그린 것. 개인적인 사연에 먼저 집중했기 때문에 메디컬 장르의 매력이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송은재가 '병원선'에 오르게 되면서 2회가 돼서야 메디컬 장르의 특성이나 매력이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병원선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메디컬 장르의 특성이 어떻게 돋보일지 한편으로는 궁금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다만 '병원선'은 클리셰에 대한 비난을 면하진 못했다. 의사들의 성장 이야기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그 내용이 시청자들의 예상에서 크게 비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다. 차갑고 냉정한 송은재가 병원선에 탄 이후 변화돼 가는 과정이나, 병원선의 공보의들이 성숙한 의사로 성장해 간다는 내용도 그다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난 엄마의 죽음 앞에서 울지 못했다. 울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송은재의 내레이션도, 유능한 의사가 병원선을 타게 되는 동기도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각 인물들에 대한 사연을 2회부터 점차 풀어가면서, '병원선'에서의 의사들의 이야기도 흥미를 더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aluemc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