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그아웃①]'달콤살벌' 유효기간 지난 조폭 코미디의 몰락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달콤살벌 패밀리'가 쓸쓸한 종영을 맞이했다. 당초 인기리에 종영된 전작 '그녀는 예뻤다'의 힘을 받아 수목극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으나 평균 시청률 4%대로 하락한 뒤 시청률 반등에 실패했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준호와 정웅인, 문정희와 유선 등 배우들의 열연은 빛났지만 식상한 소재에 익숙한 코미디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끝끝내 사로잡지 못했다.

지난 14일 밤 10시 마지막회를 방송한 MBC 수목드라마 '달콤살벌 패밀리'는 집 밖에선 폼 나는 조직 보스지만, 집 안에서는 아내의 잔소리와 두 아이들 무시에 찬밥 신세인 대한민국 고달픈 가장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사투를 그리는 휴먼 코미디 장르의 작품이다. 영화 '가문의 영광5', '엄마가 뭐길래' 등을 집필한 손근주 작가와 '가문의 영광', '아이리스' 시리즈를 제작한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의기투합했다.

'달콤살벌 패밀리'가 쓸쓸한 종영을 맞이했다. ⓒ News1star / MBC '달콤살벌 패밀리' 포스터

드라마는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 흥행을 기대하듯 기존의 조폭 세계를 다루는 동시에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스토리라인을 선보였다. 부모 없는 흙수저 가장 윤태수(정준호 분)이 평생을 충심건설에 충성했지만 회장 백만보(김응수 분)와 그의 아들이자 절친한 친구 백기범(정웅인 분)의 배신으로 충심건설에서 쫓겨나게 된 후 새 삶을 시작하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달콤살벌 패밀리'는 요즘 세대의 설움을 대변하듯 부모도 없고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성실한 흙수저 캐릭터를 내세웠지만 크게 공감을 얻지 못했다. '조폭'이라는 설정 자체가 안방극장의 몰입을 얻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과거 2000년대 초반 '조폭 마누라'로 인기를 누렸던 조폭 트렌드는 그 당시엔 신선했지만 지금은 사골 우려먹기라는 지적이 잇따를 만큼 시대착오적인 설정이었다.

윤태수가 백만보, 백기범 부자의 실체를 몰랐더라면 새 삶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가정 때문에 윤태수라는 인물에 괴리감도 느끼게 된다. 그간 조폭으로 누려왔던 안위를 배신당하고 나서야 과거를 반성하는 자세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못했다. 충심 건설에서 쫓겨난 이후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하는 윤태수, 김은옥(문정희 분) 부부의 모습은 현실적이라기 보다 궁상맞아 보이기까지 했다.

드라마가 강조하려고 했던 '가족애' 역시 시청자들에게 소구되지 못했다. 가족애를 보여주기 위해 윤성민(민혁 분)의 출생의 비밀 코드를 넣기도 하고 윤성민의 장래에 대한 고민 등이 곁들여졌지만 몰입도를 높이는데 실패했다. 극 초반 전개된 영화 제작 이야기는 공중에서 분해되고 윤태수의 과거 청산을 위한 정의로운 이야기가 갑작스레 전개되면서 드라마는 방향을 완전하게 잃고 말았다.

물론 코미디로서의 기능은 충실히 했다. 정준호, 정웅인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과 문정희, 유선의 망가짐도 불사한 코믹 연기는 강렬했다. 이 같은 배우들의 개인기 만으로 코미디 장르의 기능에 충실하려 했다는 발상이 다소 안일했다. 이미 지날 대로 지난, 조폭 코미디의 야심찬 부활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보다 참신한 드라마 기획에 대한 발상이 요구된다.

aluem_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