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 "8년 공백기, 우울함에 대인기피증도 생겼지만…"(인터뷰)

(서울=뉴스1스포츠) 권수빈 기자 = 배우 한민은 무려 8년 만에 새 작품에 출연했다. 스타 등용문이었던 '학교' 시리즈를 좋아했던 시청자라면 4번째 시즌인 '학교4' 출신인 그의 얼굴을 알 수도 있을 것. 오랜만에, 어렵게 활동을 재개한 만큼 한민이 연기에 임하는 각오는 남달랐다.

얼마 전 종영한 tvN 드라마 '삼총사'를 통해 오랜만에 촬영 현장을 경험한 한민은 "아직 실감이 안 나고 겁도 많이 난다. 너무 오래 쉬었다 보니 기대보다는 걱정을 많이 했다"며 "모니터를 해보니 왜 1년에 한 편씩은 꼭 해야한다는 말을 하는지 공감을 많이 했다. 현장에서 내가 느끼는 만족도와 TV 모니터를 할 때 만족도가 너무 달라서 충격을 먹었다"고 말했다.

배우 한민이 최근 뉴스1스포츠와 인터뷰에서 8년 만에 연기를 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 News1스포츠 권현진 기자

'삼총사'에서 정명공주 역할을 맡기 전 한민의 마지막 작품은 2006년 출연한 드라마 '서울 1944'였다. 8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자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사무실 문제가 있었다. 다시 사무실을 알아보려던 중 몸이 안 좋아서 병원을 다니다가 1년이 갔다. 다시 사무실을 알아봤지만 나와 맞지 않아서 1년 만에 나오게 됐다. 그러고 나니 이제는 정말 답이 없구나 싶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때는 우울해서 집에만 있었어요. 그렇게 계속 사니까 사람이 이러다가는 미치겠다 싶은 거예요. 지금은 힘들었다고 웃으면서 말하는데 인고의 시간이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그 7년간의 기억이 없어요. 경제 사정도 안 좋으니까 집에만 있었어요. 벌어놨던 것도 자연스럽게 없어지면서 사람을 만나 밥 한 끼, 차 한 끼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죠."

"그러면서 대인기피증이 생긴 것 같아요. 일을 못한지 3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사람 만나는 게 싫었어요. 저에게 물어볼 질문의 내용이 뻔하잖아요. 제가 힘든 얘기를 잘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속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었고요. 바닥을 치다 보면 성격이 확 바뀌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일을 할 때는 날 쉽게 보는 게 싫어서 일부러 차갑게 보이려 하기도 했는데 나이가 들고 힘든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우울한 걸 사람들이 알아채지 않았으면 싶었죠. 마음을 바꿨더니 인상이 바뀌었다는 말도 들었어요."

긴 시간을 힘들게 보낸 만큼 연기를 포기할 생각은 없었냐고 묻자 그는 "내가 다른 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란 걸 잘 안다"고 답했다. 한민은 "올해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일을 해보고 결정하자 싶어서 소속사를 찾는 데 주력했다. 올해 일이 잘 풀리려고 했는지 마침 만나게 됐다"고 했다.

배우 한민이 최근 뉴스1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공백기에 대해 털어놨다. ⓒ News1스포츠 권현진 기자

"제가 유일하게 빠져서 열심히 한 게 연기였어요. 그렇게 살아왔는데 그걸 접고 다른 걸 하라고 하면 잘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는 거예요. 내가 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연기를 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거든요. 7년간 쌓은 한을 묻고 '어떻게 다른 일을 어떻게 해' 싶은 거예요. 절대 포기 못하죠. 버틴 게 아까워서라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학교4' 출신인 임수정과 이유리는 지금 모든 사람들이 알아주는 배우가 된다. 같은 시즌 출신으로서 속상한 마음이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한민은 "그런 마음이 한 번 들면 헤아릴 수도 없다"며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먼저 잘 되는 사람이 있고 나중에 잘 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우울한 생각을 해봤자 나만 손해라는 걸 7년의 시간동안 깨달았어요. 정말 신기한 게 (이)유리 같은 경우 서로 연락이 끊길 때도 있었는데 결국에는 연락이 닿더라고요. 지난해에는 그 친구가 절 수소문했어요. 제가 사무실도 없어서 진짜 찾기 힘들었을텐데 찾아냈더라고요. (김)보경 언니와도 계속 연락하면서 지냈어요."

배우 한민이 최근 뉴스1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활동을 재개하면서 가진 각오에 대해 말했다. ⓒ News1스포츠 권현진 기자

정말 오랜만에 다시 갖게 된 기회인 만큼 한민에게 연기는 그만큼 간절하고 소중하다. 한민은 "아예 날 못 알아봐주면 그게 더 고맙다. 그런데도 풋풋했던 그 때 모습을 알아봐주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한민? 다시 연기하는 거야?'라는 말이라도 들을 수 있게 자주 하고 싶어요. 배역이 어떤 것이든 상관 없어요. 지금은 그게 저에게 가장 큰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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