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그아웃]‘마마’ 송윤아, 모성애의 울림이 이렇게 컸었나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스포츠) 장아름 기자 = 배우 송윤아가 6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식을 화려하게 마쳤다.
송윤아는 지난 19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마마’(극본 유윤경 / 연출 김상협)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미혼모 한승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한승희는 직선적이고 거침없는 성격을 가진 민화 작가로, 캐나다에서 13년 간 아들과 단 둘이 살다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는 인물이다. 아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와 옛 남자의 집을 찾아가고, 그 남자의 아내와 우정을 나누게 된다.
드라마는 시작부터 끝까지 보편적인 엄마의 보편적인 모성애를 그렸다.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는 엄마라면, 그리고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홀로 남겨질 아이가 눈에 밟히는 엄마라면 아이를 위해 어떤 선택을 내릴지 혹은 어떤 마음으로 삶의 끝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해 드라마는 묻는다. 드라마는 이외에도 연하남과의 사랑, 혼외자식 문제, 전 연인의 아내와의 우정 등 많은 갈등 장치를 떠안고 있지만 모성애라는 보편적 공감대로 시청자가 필요로 하는 설득력을 갖췄다.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 만큼이나 보편적인 감정을 끌어내는 연기도 만만찮게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작품이 가진 소구력을 극대화하려면 안정적인 연기력이 요구된다. 송윤아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환자로서의 고민을 바탕으로 아들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애틋한 감정으로 표현해냈고, 극의 드라마틱한 순간마다 슬픈 감정의 진폭을 극대화시켰다. 그간 미혼모로서 외롭게 살아오며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 능했던 한승희가 죽음, 그리고 홀로 남겨질 아들 앞에서 억눌렸던 내면을 폭발시키는 모습은 시청자들 뇌리에 깊이 남았다.
송윤아는 지난 2008년 SBS 드라마 ‘온에어’ 이후 좀처럼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영화 ‘시크릿’과 ‘웨딩드레스’, 예능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 등에 출연했지만 드라마에 출연하는 일은 없었다. 대중은 그간 작품에서 도회적이고 이지적인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송윤아의 복귀에 기대를 걸었지만, 침묵의 시간은 길어졌다. 그런 그가 복귀작으로 선택한 것은 ‘마마’. 송윤아는 그의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극한 상황의 캐릭터로 안방극장에 복귀했고 여전히 건재한 연기력을 과시했다.
송윤아의 연기력은 지난달 13일 방송된 ‘마마’ 13회에서 더욱 빛났다. 전 연인 문태주(정준호 분)가 서지은(문정희 분)이 둘째를 임신하자 한승희의 아들 한그루(임찬영 분)를 맡아 기르지 못하겠다고 했던 장면이었다. 이를 들은 한승희는 구지섭(홍종현 분)에게 “죽기 싫다. 살고 싶다. 나 살아야 할 것 같다”고 울부짖으며 마지막 바람마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절망했고, 급기야 한그루를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실감했다.
두 장면은 아들과의 이별을 앞둔 한 엄마의 절절한 모성애를 실감케 했던 장면이었다. 한승희의 대사처럼 세상 누구에게나 이별은 있지만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익숙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이별이다. 비극적인 현실이 담담한 톤의 연기로 구현될 때 울림이 더 큰 법. 그런 한승희라는 인물로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송윤아의 연기력은 ‘마마’가 동 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도록 견인해왔던 원동력이었다. 지난 2개월 반은 ‘마마’로 배우로서 건재한 모습, 그리고 가슴 따뜻한 엄마 송윤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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