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킹’ 이다해, 이쯤 되면 재회전문 여배우 아닌가요

(서울=뉴스1스포츠) 장아름 = 이쯤 되면 ‘재회전문 여배우’라고 불릴 만하다. 배우 이다해와 이동욱의 재회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SBS 드라마 ‘마이 걸’에서의 케미가 9년 후에도 여전히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다해와 이동욱은 비련의 남녀 주인공으로 분해 멜로 케미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다해는 드라마 ‘불한당’과 ‘추노’, ‘아이리스2’에서 장혁과 세 번의 호흡을 맞춘 데 이어 이동욱과 ‘호텔킹’에서 재회하면서 연기에서는 물론, 상대 배우와의 화학 작용에서도 일가견이 있는 여배우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극본 조은정 / 연출 애쉬번 장준호)이 27일 32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호텔킹’은 국내 유일 7성급 호텔 씨엘을 두고 벌어지는 왕좌의 게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로, 화려한 오픈 파티에서 발생한 ‘호텔 회장의 자살 사건’에서 비롯된 이야기들을 다뤘다. 이다해와 이동욱을 비롯해 배우 왕지혜, 임슬옹, 김해숙, 이덕화, 진태현, 최상훈, 공현주, 알렉스, 지일주 등이 출연했다. 이번 작품에서 이다해와 이동욱은 티격태격 신부터 애틋한 감정을 나누는 신, 그리고 베드신까지 무리 없이 소화해내며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여줬다.

이다해가 ´호텔킹´ 시청률 견인에 큰 몫을 해냈다. ⓒ MBC ´호텔킹´ 방송 캡처

그런 아모네를 지켜준 것은 씨엘 총 지배인 차재완 역의 이동욱이었다. 차재완은 극 초반 냉혈한 총지배인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차재완은 아성원 회장에 대한 알 수 없는 묘한 감정과 아모네에 대한 연민을 동시에 품고 있는 캐릭터였다. 특히 그는 미국 뒷골목에서 소매치기로 삶을 연명하다 이중구(이덕화 분)에 의해 목숨을 부지했던 아픈 과거가 있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을 삐뚤어진 복수심에 불타게 만들었던 이중구가 사실은 자신의 친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자신의 가혹한 운명 앞에 끝없는 눈물을 흘려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자신과 아모네가 복수의 칼날을 갈았던 상대 백미녀(김해숙 분)가 실제로는 그의 친어머니라는 운명의 가혹한 장난에도 놀아나게 됐다. 그렇게 차재완은 불운의 남자이자 ‘호텔킹’ 비극의 아이콘이었다.

상처투성이 차재완을 감싸 안는 아모네의 멜로 진수는 지난 6일 방송된 ‘호텔킹’ 26회에서 톡톡히 드러났다. 아모네는 차재완이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상대 백미녀가 그의 친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모네는 그런 차재완을 안쓰럽게 생각하며 품에 안았다. 그는 차재완에게 “엄마로, 누이로, 애인으로 끝까지 옆에 있어주겠다”고 고백했다. 아모네의 고백을 들은 차재완은 “죽을 때까지 네 손을 놓지 않겠다”는 고백으로 멜로의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이어진 두 사람의 격렬한 키스신과 애틋한 베드신에서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

아모네와 차재완이 서로를 사랑하는 방법은 각자 지니고 있는 과거의 상처를 보듬고 품어주는 데 있었다. 이들은 아픈 과거에 묶인 트라우마를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들의 사랑은 ‘호텔킹’ 도처에 깔려있던 자극적인 막장 요소들을 멜로로 봉합하는 미덕을 보여줬다. 후반부로 갈수록 자극적인 전개와 복잡한 출생의 비밀 장치로 혹평이 이어졌으나 아모네와 차재완의 멜로가 급물살을 타면서 극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호텔킹’은 극 초반 호텔이라는 소재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으나 동시간대 경쟁작 SBS ‘엔젤아이즈’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굴욕을 맛 봤다. 하지만 이다해와 이동욱의 애틋한 사랑 연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동시간대 주말극 1위 자리를 재탈환하는 위력을 보여줬다. 결국 ‘호텔킹’은 이다해와 이동욱의 러브 라인에 의존해 시청률 1위 자리를 수성해야 했다. 재회 전문 여배우 이다해의 활약이 시청률 견인에 큰 몫을 한 셈이다. 이동욱의 “다시 만났을 때 더 설레게 해줘서 고맙다”는 종영 소감에서 재회 전문 여배우의 위용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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