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일우 "최종 목표, 스타 아니라 배우"
"자격 있는 배우 되고파"
- 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제 최종 목표는 스타가 아니라 배우에요."
매주 주말 밤 9시55분 방영되는 MBC 40부작 드라마 '황금무지개'에 출연 중인 배우 정일우(27)를 최근 경기 고양시 MBC드림센터에서 만났다. 그는 밤을 새가며 이틀 동안 이어진 촬영으로 피곤해 보였지만 배우로서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할 때는 눈을 반짝였다.
그는 "스타는 한번 반짝일 수 있지만 그게 오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정한 배우가 돼야 오랫동안 연기하고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다"며 "이제는 스타를 꿈꾸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이하 '하이킥')때부터 인기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불안하기도 했죠. 최근 수현이(배우 김수현)도 인터뷰에서 굉장히 불안하다고 했더라구요. 데뷔하기 전에는 누구나 스타를 꿈꾸잖아요. 이제는 제 색깔을 만들어나가고 제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스타가 되는 건 운도 따라야 하고 노력도 있어야 하죠. 다 때가 있는 게 아닐까요."
영화 '조용한 세상'으로 2006년 데뷔한 정일우는 같은 해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일약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이듬해 영화 '내 사랑'을 거쳐 2009년 SBS 사극 '돌아온 일지매'와 KBS 2TV 트렌디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에 연이어 출연했으나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0년 연극 '뷰티풀 선데이'에서 게이 역으로 내공을 다진 정일우는 2011년 SBS 드라마 '49일'에서는 영혼들을 사후 세계로 인도하는 독특한 캐릭터 '스케줄러'를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같은 해 케이블채널 tvN '꽃미남 라면가게'에서 밝은 성격의 차지수 역으로 분했다가 직후 MBC '해를 품은 달'에서 한없이 베풀기만 하는 슬픈 인물 양명 역을 맡으며 쉼없이 변신을 시도했다.
정일우는 "'하이킥'이 끝나고 슬럼프가 왔었다"며 "그 다음 작품으로 무엇을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순재 선생님께서 '배우는 항상 새로운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으로 한 작품이 끝나면 모든 걸 비워내고 또 다시 그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면서 "그래서 새로운 장르, 나와 다른 캐릭터에 (계속해서) 도전했다"고 말했다.
'황금무지개'도 이러한 선택의 연장선상이다. 정일우는 '황금무지개'에서 검사 서도영 역으로 열연 중이다. 서도영은 극 초반에는 매사 껄렁하고 냉소적인 밝은 성격의 검사였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아버지와 사랑하는 여인 중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며 '나쁜 남자'로 변신해 자신을 희생하게 되는 인물이다. 정일우는 인물 성격이 변함에 따라 머리도 검은색으로 염색하고 목소리도 중저음으로 바꿨다.
"연기 폭이 넓어져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나쁜 남자를 연기해 본 적이 없었어요. 하지 않았던 캐릭터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거죠. 나쁜 남자 연기가 매력이 있더라구요. 평상시 제가 조금 조용조용한 편이라 저랑도 잘 맞아서 연기하기 더 쉽기도 하구요."
한 작품 안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한 정일우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정일우는 "많은 분들이 연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씀해주시지만 연기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서도 "도영이를 매력적으로 봐주셨다는 건 내가 그렇게 연기했다는 거니 기분 좋게 들리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배우 인생에서 긴 작품을 하나 하고 나면 연기적으로도 굉장히 성장할 것 같아 '황금무지개'를 선택했어요. 이 작품을 통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렇게 된 듯해요. 저한테는 도전이긴 했지만 잘한 선택이었죠.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어요."
'황금무지개'에서 정일우는 유이와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슬픈 사랑을 펼치고 있다. 극 중 도영의 아버지 진기(조민기 분)가 백원(유이 분)의 양아버지와 친아버지까지 살해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 정일우는 상대배우 유이와의 호흡을 두고 "친하다. 편하게 잘 촬영하고 있다"면서도 "너무 친해지면 연기할 때 방해가 돼서 드라마 촬영할 때는 사실 그렇게 친해지진 않는다. 그래도 처음으로 어린 친구와 연기하게 돼 나도 도우려고 하고 함께 많이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연애를 할 것"이라는 정일우는 '황금무지개'가 끝나고 나서도 연애할 틈도 없이 달릴 예정이다. 오는 5월3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리는 국내 팬미팅을 시작으로 중국,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팬미팅을 열 계획이기 때문이다. 정일우는 "완전히 색다른 걸 준비하고 있는데 아직 공개할 순 없다. 팬 분들이 깜짝 놀라실 것이다. 그 날을 기다리고 있고 설렌다"며 신나는 표정을 지었다.
"2012년에 친구랑 태국에 몰래 여행갔다가 공항에 팬 몇 천명이 몰렸었어요. 오토바이를 타고 따라다니시고 호텔 로비에서도 몇 백명이 모여 계시더라구요. '황금무지개' 촬영장에도 해외 팬 분들께서 매번 찾아오세요. 해외 팬 분들이 제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 공부를 했다고 말씀하시면 뿌듯해요. 한국어 강좌와 드라마가 함께 진행되는 일본 NHK 프로그램도 찍었어요. 4월 중에 방송될 거에요."
정일우는 내년 군에 입대할 계획을 세운 만큼 해외 팬미팅을 비롯해 작품들로 쉼없는 행보를 보일 예정이다. 그는 "군대에 가기 전에 팬 분들을 뵙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충전하려 한다. 작품할 때가 행복해서 공백은 오래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작품은 영화가 될 것 같다고도 귀띔했다.
"'이 작품, 이 캐릭터는 정일우가 잘 소화할 수 있구나. 저 배우가 하는 작품은 믿고 볼 수 있구나'라는 얘기를 들었으면 합니다. 자격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gir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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