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주의' 결정(종합)
야당 추천 위원, 이중잣대 지적…고성 오가 정회되기도
- 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원로신부를 인터뷰한 CBS 표준FM '김현정의 뉴스쇼'가 중징계를 받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객관성과 공정성 위반을 이유로 CBS 표준FM '김현정의 뉴스쇼'의 지난해 11월25일 방송분에 중징계인 '주의' 제재를 의결했다.
이 같은 제재가 결정되는 동안 전체회의는 야당 측 박경신 위원과 정부 여당 측 엄광석 위원 사이에 고성이 오가 약 15분간 정회됐다 속개됐다.
해당 제재는 방통심의위원 9명 가운데 과반수 이상인 총 5명(엄광석·구종상·박성희·최찬묵·박만)이 '주의' 의견을 낸 것에 따른 것이다. 이들과 함께 정부 여당 측 추천위원인 권혁부 위원은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경고'를, 야당 측 추천위원 3명(김택곤·장낙인·박경신)은 '문제없음'을 제시했다.
'김현정의 뉴스쇼' 해당 방송분에서는 지난해 11월22일 시국미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과 북방한계선(NLL)을 연결시켜 언급한 박창신 신부와의 인터뷰가 이뤄졌다.
권혁부 위원은 "시국미사 발언으로 여론이 박창신 신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시기에 당사자를 시사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시켰다"며 "일방적인 허위 주장을 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출연시켜 해당 발언을 여과 없이 할 수 있게 한 것은 명백한 공정성 위반"이라고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경고' 입장을 보였다.
최찬묵 위원 역시 "해당 인터뷰에는 국정원 댓글, NLL과 관련해 객관적으로 틀린 내용이 있다"면서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이에 관한 근거를 묻거나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없었다. 오히려 그 주장이 다시 한번 방송되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라고 공정성과 객관성 위반을 이유로 '주의'를 내렸다.
박성희 위원은 "방송 진행자가 화제 인물을 만날 때는 진위와 진의를 파악해 건전한 여론 조성을 유도하도록 인터뷰해야 한다. 김현정 앵커는 진의를 묻는 것까지만 하고 논점을 찾아내 부각시키는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주의와 경고 사이에서 고민을 했다. 지금 다수 의원이 '주의' 의견을 내는 것 같아서 '주의'로 하겠다"고 말했다.
구종상 위원은 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간략히 '주의' 의견만 말했다.
야당 측 위원들은 방통심의위의 이중적 잣대를 문제삼았다. 지난해 12월4일 여당 추천위원들은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가 나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김성환 노원구청장을 '종북'이라고 가리킨 TV조선 '뉴스쇼 판'에 '문제없음'과 행정제재인 '의견제시'를 내리는 데 그쳐 심의 기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야당 측 박경신 위원은 "정미홍 전 아나운서 건을 포함해서 종편 채널에 수많은 '문제없음'과 '의견제시'를 하고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법정 제재를 하는 것이 어떤 일관성이 있는지 누가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방통심의위가 계속 밖에서 비난과 조롱을 당하는데 하나의 저질 방송 같다. 왜 이성적으로 설명을 못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엄광석 위원은 "정미홍 전 아나운서 건은 발언 중 일부는 틀리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봤을 때 이번 건과 같지 않다. 이건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일이기에 법적 제재까지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신 위원은 "군사 작전에 국민이 의견도 못 갖나. 양측이 (NLL을) 합의한 게 아니라는 것이 왜 국기 문란인가"라고 반박했다. 이 와중에 박경신 위원과 엄광석 위원 등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 회의가 잠시 중단됐다가 15분 후 재개됐다.
박경신 위원은 최근 CBS 표준FM 시사프로그램 '김미화의 여러분'에 내린 방통심의위의 주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서울고법의 판결을 들며 "또 한번 법원에서 책 잡힐 일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택곤 의원은 "그동안 심의한 종편 채널 시사프로그램 5개 모두에 의견 제시 혹은 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들 모두 공교롭게도 정부 정책에 부합하고 야당을 공격하는 내용이었다"며 "김현정 앵커는 취재원으로부터 청취자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최대한 뽑아내려 노력했고 그것에 주관적 판단이 개입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교했다.
또 "방통심의위에서 심의한 것 중 5건이 손해배상 등의 판결을 받았고 '김미화의 여러분' 역시 1, 2심에서 모두 객관성과 공정성에 전혀 문제없다고 했다"며 "심의 결과와 재판부 판결이 다르다면 누가 접어야 되겠는가. 이렇게 되면 심의위의 존재 가치가 없는 게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장낙인 위원은 정미홍 전 아나운서 건을 언급하며 "박원순 시장의 경우 사실에 안 맞는 이야기들이 상당 부분 있었고 이재명 성남시장,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소송에서 손해배상을 받아냈다. '종북' 발언이 잘못이라는 게 드러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방통심의위에서는 사실 관계가 틀려도 객관성 위반이 아니고 상대방 이야기를 듣지 않은 점도 공정성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창신 신부의 주장이 사실 관계가 다르다면 그것은 그가 책임질 일"이라며 "제재를 해도 같은 잣대를 갖고 '김현정의 뉴스쇼'처럼 다른 방송 역시 같이 제재를 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gir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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