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농식품부 국감…'농지 전수조사'·농협 개혁·CPTPP 쟁점
'27% 위반 의심' 농지 처분 기준·농지은행 역할 도마
농협 직선제·CPTPP 피해 보전 등 현안 놓고 여야 공방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의 최대 화두는 '농지 전수조사'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농지 투기를 차단하고 '경자유전'(耕者有田·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며 사상 첫 전수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농촌 현장에서는 고령화와 인력 부족 등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일률적 처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농협 개혁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따른 농업 피해 대책,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조성 등 굵직한 현안까지 맞물리면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7일 국회와 농식품부 등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농식품부를 시작으로 국정감사에 들어간다. 농지 전수조사 관련 참고인으로 이연원 덕산농협 조합장과 강마야 충남연구원 연구위원이 채택된 것이 눈길을 끈다. 이번 국감에서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현장 논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임을 보여준다.
농지 전수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 이후 지난 5월 시작됐다. 농식품부가 행정정보와 항공사진 등을 활용해 실시한 기본조사에서는 조사 대상 농지 가운데 약 27%가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불법 전용 등의 위반 의심 사례로 분류됐다. 다만 농식품부는 이 수치가 최종 위반 판정이 아니며 현재 현장 확인 중심의 심층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감에서는 결국 '27%'라는 숫자 자체보다 이들을 어떤 기준으로 걸러내고 실제 처분까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달 개정 농지법 시행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농사를 짓지 않거나 불법 임대한 농지에 대한 처분명령이 의무화하면서 현장의 긴장감이 커졌다. 처분 대상 농지는 원칙적으로 1년 이내 처분해야 한다.
정부는 명백한 투기와 단순한 관행적 위반을 구분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정은 지난달 21일 상속·고령농 등 불가피한 사례는 정상화·양성화하고, 연내 특별조치법을 마련해 처분 유예 등의 근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국감에서는 특별법의 적용 범위와 처분 유예 기준, 관행적 임대차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투기성 농지와 생계형·불가피한 농지 보유를 어떻게 구분할지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처분명령이 실제로 늘어날 경우 이를 받아낼 시장과 제도적 장치가 충분한지도 쟁점이다. 현장에서는 농지 매매가 위축되고 농지가격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농지은행의 매입·임대 기능을 확대해 처분 대상 농지가 방치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농식품부는 2027년 농지은행의 농지 매입·공급 규모를 올해 5230헥타르(㏊)에서 6800㏊로 확대하는 예산안을 편성했다. 농지은행 임대수탁 면적도 올해 임대차 특별 정비기간 동안 전년보다 84.9% 증가했다.
국감에서는 이에 따라 향후 처분 대상 농지가 얼마나 발생할 것으로 보는지, 농지은행의 매입 여력이 충분한지, 매입 가격과 예산은 적정한지 등이 검증 대상이 될 수 있다. 전수조사가 단순한 단속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농업인에게 농지가 돌아가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농협 개혁 역시 농식품부 국감의 주요 전선이다. 정부·여당은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와 농식품부 감독권 확대, 외부 독립형 감사기구 설치 등을 담은 농협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농협 측에서는 직선제와 감독권 확대, 감사기구 개편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돼 왔다. 실제 올해 4월 농협중앙회 조사에서는 응답 조합장 96.1%가 중앙회장 직선제에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국감에서는 농협 개혁의 필요성 자체보다 중앙회와 지역농협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정부의 감독과 농협의 자율성 사이에 어떤 선을 그을지가 핵심 논쟁이 될 전망이다.
통상 분야에서는 CPTPP 가입 추진에 따른 농업 피해와 대응책이 주요 현안이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잠정 영향분석 결과를 내놓고 CPTPP 가입 시 발효 후 15년간 농업 생산액이 연평균 7100억 원, 수산업 817억 원, 임업 606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제조업 생산은 연평균 6조3000억~6조7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농업계는 이미 75개 농림축수산 단체가 공동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국감에서는 가입에 따른 농업 피해 규모와 함께 피해 보전 대책, 재원 마련, 민감 품목 보호 방안 등이 검증될 가능성이 크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기업 출연 실적도 국회 검증대에 오른다. 한화와 포스코 관계자가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개방으로 인한 농업계 피해를 보완할 재원이 제대로 마련되고 있는지를 놓고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밖에 설탕 가격 담합 문제도 국감장에서 다뤄진다. CJ제일제당(097950)과 삼양사(145990), 롯데칠성음료(005300) 관계자가 증인으로 채택됐으며,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001790)의 설탕 가격 담합에 대해 40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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