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국고채 5조 축소·주택시장 면밀 점검"…'F4+α 회의' 첫 가동

기존 F4에 국토장관 합류…"거시경제·금융·외환·부동산 종합해 살필 것"
국고채 3년물 4% 상회에 10월 발행 5조 축소…필요시 추가 감축 검토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지선 국토교통부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2026.10.2 ⓒ 뉴스1 이종수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정부가 최근 글로벌 금리 상승과 주택시장 불안에 대응해 국고채 발행 물량을 줄이고 시장 안정에 나선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5주 연속 둔화했지만 강남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도 면밀히 점검한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일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처음 주재하고 "거시경제와 금융·외환·부동산시장을 하나의 그림 안에서 종합적으로 살피는 회의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0월 국고채 발행 물량을 5조원 축소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감축과 긴급 바이백 등 시장안정조치를 검토한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공급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실제 입주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공급대책 이행 상황을 지속 점검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자금이 금융·부동산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시장 간 상호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데 공감하고 금융시장과 주택시장, 가계의 자금 흐름과 부채 등 잠재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시장상황회의는 그동안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4명이 주요 거시경제·금융 현안을 논의해 'F4회의'로 불려 왔다. 이 부총리는 앞으로 회의를 보다 확장된 형태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달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중동 정세 재격화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 속에서 나타난 글로벌 금리 상승세를 집중 점검했다.

이 부총리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기대 변화 등에 따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최근 5.2%까지 상승하면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 금융시장도 대내외 요인이 맞물리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0%를 상회하는 등 시중 금리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국고채 시장 안정을 위해 10월 국고채 발행 물량을 5조원 축소하기로 했다. 향후 시장 동향에 따라 발행 물량을 추가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긴급 바이백 등 시장안정조치도 병행한다.

이 부총리는 "국고채 이외에도 채권시장 금리가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신용스프레드도 올해 들어 확대된 상황"이라며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될 경우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차환 부담이 커질 우려도 있는 만큼 관계기관이 함께 채권시장의 금리 및 발행 여건을 지속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5주 연속 완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강남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부총리는 "그간 공급 확대에 정책역량을 집중해 온 결과 1~8월 서울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하는 등 공급 선행지표 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측면에서도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있어 주택 공급 증가 효과를 국민께서 체감하시기까지는 지속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주택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며 긴밀한 대응을 이어나가고, 기 발표한 공급대책도 차질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현장에서부터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외환시장 안정과 체질 강화를 위한 외환규제 개편도 추진한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원화국제화 로드맵'의 후속 조치로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과 외환거래 규제 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해외원화업무취급기관(RFI-K) 규율 등을 위한 법령 개정을 완료한 데 이어 일부 자본거래를 사전신고에서 사후보고로 전환하고 신고 기준금액을 상향하는 내용의 외환거래 규제 완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한다. 연내 '외국환거래규정' 개정도 완료할 계획이다.

아울러 외환규제 개편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는 한편 건전성 규제와 모니터링 고도화 방안 연구 등 관계기관 간 정책 공조도 강화한다.

이 부총리는 "현재 우리 금융·외환시장은 대외 통상환경 변화와 중동 전쟁,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등 여러 난제들이 가득하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시장의 작은 이상신호를 조기에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잠재위험이 어디서 시작해 어디로 확산될 수 있는지 미리 살피면서 관계기관의 대응수단과 역할까지 사전에 협의하는 회의체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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