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차관 "내년 예산 12.8% 늘려 역대 최대…적극재정으로 위기 돌파"
3대 메가프로젝트·7대 핵심기술 투자 확대…성장·재정 선순환 구축
"올해 한국 1인당 GNI 4만 달러 넘어설 것"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은 2일 "한국 정부는 2027년 예산안을 전년 대비 12.8%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며 "이번 예산안은 당면한 위기를 과감한 적극재정으로 돌파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라고 밝혔다.
조 차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열린 '제14회 한-OECD 국제재정포럼'에 참석해 "재정은 국가 경제와 민생을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Last Resort)'이자 '미래를 여는 열쇠'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경제·재정 분야에서 한국이 걸어온 길은 각 회원국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이정표"라며 "올해 한국의 1인당 GNI는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국가채무비율은 40%대 후반(내년 48.3%)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예산처와 한국개발연구원(KDI), OECD가 공동 개최한 이번 포럼은 OECD 가입 30주년을 맞아 '위기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재정'을 주제로 열렸다.
포럼에는 조 차관을 비롯해 백태웅 주OECD 대한민국 대사, 김세직 KDI 원장, 야스시 마사키 OECD 사무차장, 배리 앤더슨 OECD 고위급 예산위원회 명예의장, 욘 블론달 OECD 공공예산관리부장 등이 참석했다.
조 차관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 교란과 인공지능(AI) 대전환에 따른 경제·사회적 충격, 기후변화와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는 내년도 예산에서 반도체·피지컬AI·AI데이터센터(AIDC) 등 경제 향방을 좌우할 3대 메가프로젝트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연구개발(R&D) 예산도 늘렸다.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핵심광물·첨단소재·부품 등 7대 핵심기술(SEED)에도 전략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성장 과정에서 소외되기 쉬운 취약계층과 청년에게 성장의 과실이 확산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도 확충한다.
조 차관은 "반도체 특수로 확보한 약 190조 원의 추가세수를 단년도 지출에 모두 사용하지 않고 미래대응을 위해 약 100조원 규모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금은 호황기에는 재원을 적립하고, 불황기에는 적립금을 사용함으로써 일종의 재정 안정화 장치로서 기능할 것'이라며 "재량지출의 15%인 약 40조 원을 지출 구조조정하고 절감한 재원을 핵심 분야 사업에 재투자하는 재정운용 혁신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조 차관은 "과감한 산업 전환 및 양극화 완화를 위한 '대투자'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 운용의 혁신'이 오늘 우리가 당면한 구조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제시하는 새로운 해법"이라며 "과감한 재정투자로 새로운 성장을 이끌고 성장이 다시 재정의 기반을 강화하는 '성장과 재정의 선순환' 모델 안착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 첫 번째 세션에서는 '성장과 전환을 위한 재정'을 주제로 캐나다가 자본투자 확대를 위한 예산체계를, 호주·뉴질랜드·스웨덴이 장기적인 성장과 위기 대응을 위한 재정여력 확보와 재정준칙 준수의 중요성을 각각 소개했다.
OECD는 R&D·인적자본·인프라 투자와 규제·인허가 개선 등을 통해 민간투자를 유도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재정운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령화 등에 따른 장기적인 지출 압력에 대비해 중기 재정 프레임워크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그리스·핀란드·포르투갈 등의 재정위기와 코로나19 극복 경험을 공유하고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재정지원과 예산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KDI는 올해 정부가 편성한 26조 2000억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중동발 에너지 가격 급등 등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사례로 소개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저출산·고령화와 공급망 교란 등으로 재정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성장과 재정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OECD는 노동시장 참여 확대 등 구조개혁과 데이터·AI를 활용한 거버넌스 효율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조 차관은 스테파노 스카르페타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별도 양자면담도 갖고 2027년도 예산안과 미래대응기금 등 한국의 재정운용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조 차관은 내년도 예산안이 경제·사회가 당면한 구조적 과제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향후 세입 변동에 대비한 재정적 완충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스카르페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현명한 정책 선택(a wise policy choice)"이라고 평가했다. 기금이 재정수입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 투자를 추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
OECD 측은 아일랜드와 노르웨이 등도 재정수입 일부를 장기적인 재정수요와 미래세대를 위해 적립·활용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며 미래대응기금의 유사 사례로 소개했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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