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알래스카 LNG 투자 확정' 발표에…김정관 항의, 러트닉 "이해한다"

"러트닉, 韓측 우려 이해한다 말해…프로젝트 성공에 최선 언급도"
"알래스카 LNG, 상업적 합리성 없으면 추진 안해" 재차 강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대미투자 사전보고를 하기 전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6.9.22 ⓒ 뉴스1 황기선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김승준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를 사실상 확정된 투자처럼 발표한 것과 관련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에게 직접 항의했다. 양국이 합의한 내용보다 미국 측 발표가 지나치게 나갔다는 이유에서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 측 우려를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또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는 전제하에서만 추진한다는 게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합의한 내용"이라며 재차 상업적 합리성을 강조했다.

"알래스카, 상업적 합리성 없으면 추진 안 한다"

김 장관은 1일 미국의 한미 전략적 투자계획 발표 직후 정부세종종합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은 세 문장으로, (발표 내용도) 그 세 문장 내에 있어야 하는데 숫자가 나온다든지 단정 짓는 표현이 나왔다"며 "합의한 것보다 많이 나갔다는 부분에 대해 오늘 아침 강력하게 이의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러트닉 장관은 '한국 측 우려를 이해한다'는 입장과 함께 '한국과 함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알래스카 LNG 사업이 아직 확정된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는 전제하에서만 추진한다는 게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합의한 내용"이라며 "그게 안 되면 추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540억 달러, 러트닉 장관이 500억 달러를 언급하는 등 미국 측 투자 규모가 계속 달라지는 데 대해서도 "처음에 670억 달러였다가 540억 달러, 500억 달러가 되고 있는데 얼마를 보낼지는 (아직 확정이 안됐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사업 자료를 받은 뒤 현지 실사 등을 거쳐 사업성을 판단할 예정이다.

특히 기존 민간사업자 중심에서 미국 연방정부가 직접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가 바뀌는 만큼 인허가와 인력 수급 문제가 개선될 수 있는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김 장관은 "연방정부가 인허가 이슈를 조속히 해결하고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사업성은 그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한미 팩트시트에는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 법적 절차를 전제로 추진 △미국의 한국 기업 참여 촉진 △한국에 우호적인 LNG 가격·수급 조건 제공 등이 담겼다.

원전 8기…APR1400 먼저, 웨스팅하우스와 SA 개정

원전 사업은 APR1400 2기와 AP1000 6기 등 총 8기 건설이라는 큰 틀에서 추진된다. 김 장관은 특히 "병행이라고 하지만 순서상으로는 APR1400이 먼저"라며 건설 순서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APR1400 미국 건설을 위해 웨스팅하우스와의 전략적협력협정(SA)도 개정한다. 기술사용료와 역무, 핵연료 등 세 가지 분야가 협상 대상이다.

AP1000 6기에는 한국 기업 참여를 우선한다는 원칙이 담겼지만, 구체적인 발주 물량이 법적으로 보장된 것은 아니다.

한미 전략적 투자 추진계획(조인트 팩트시트)에 따르면 양국 간 원전 협력은 '프로젝트 파워'로 명명한 프레임워크로 진행된다. APR1400 2기와 AP1000 6기 건설을 추진하며 최대 1200억 달러가 투입된다.

다만 개별 원전의 부지와 상업적 조건 등이 후속 절차에서 결정되는 만큼 '8기 건설이라는 큰 틀'과 개별 사업의 최종 확정은 별개다.

엔시날 첫 투자금 송금…후속 사업은 '냉각기'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한미 전략적 대미투자의 1호 사업으로 확정돼 첫 투자금 24억달러 송금이 시작됐다.

김 장관은 올해 전체 송금 규모에 대해서는 "프로젝트가 어떤 성격으로 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지 않았다. 원전 선발주 비용으로 약 100억 달러가 거론된 데 대해서도 "할 만한 프로젝트라는 전제조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후속 사업 논의에 대해서는 "후속 논의들이 뜨겁게 올라왔기 때문에 당장 뭘 하기는 부담스럽고 서로 냉각기는 필요하다"며 당분간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연간 200억달러 한도…리스크 풀링으로 원리금 보호"

김 장관은 공동 팩트시트와 별도로 한미 양국이 투자 운영방식을 담은 '오퍼레이팅 어그리먼트'도 체결했다고 했다. 민간사업 관련 내용이 포함돼 공개하지는 않지만, 연간 200억 달러 한도와 투자 안전장치 등이 담겼다는 설명이다.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프로젝트를 묶어 위험을 관리하는 '리스크 풀링' 구조도 마련됐다.

김 장관은 "전체가 원리금을 회수하기 전까지는 특정 프로젝트 하나가 원리금을 다 회수하더라도 1 대 9로 넘어가지 않는 구조"라며 원리금 회수 안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두 단어로 "국익"과 "역사"를 꼽았다. 김 장관은 "프로젝트가 당대에 끝나는 게 아니라 10년, 원자력은 100년"이라며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은 남아 있다"고 국익 중심의 신중한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