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예금 첫 1400억달러 돌파…한달새 17조원 불어 '역대 최대'

8월 전월 대비 122.8억달러 증가…기업예금이 증가분 89% 차지
환율 55.4원 하락에 달러 매수…경상대금·증권사 예탁금도 유입

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2026.10.1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 8월 거주자 외화예금이 한 달 새 123억 달러 가까이 늘면서 14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대기업이 받은 수출 대금과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이 유입된 가운데, 환율 하락으로 달러를 미리 사두려는 수요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26년 8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8월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406억 2000만 달러로 전월 말보다 122억 8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가 규모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16조 8000억 원 상당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국내 은행에 맡긴 외화예금을 뜻한다.

달러 예금 1200억 달러 육박…수출 대금에 환전 수요 겹쳐

통화별로는 달러화 예금이 109억 9000만 달러 늘어난 1199억 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외화예금의 85.3%를 차지했으며, 한 달간 외화예금 증가분의 약 90%가 달러화 예금이었다.

한은은 "달러화 예금은 대기업의 경상대금 수취,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유입, 환율 하락에 따른 달러화 선취매 등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 초호황 등에 따른 기업 자금 유입이 우선적인 외화예금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7월 말 1424.0원에서 8월 말 1368.6원으로 한 달 만에 55.4원 추락했다. 달러 값이 급락하자 미리 달러를 확보하려는 수요도 이어지면서 전체 외화예금 증가에 기여했다.

유로화 예금은 경상대금 수취 등에 힘입어 11억 달러 늘어난 91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엔화 예금도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유입 등으로 3억 2000만 달러 증가한 89억 4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위안화 예금은 4000만 달러 줄어든 12억 4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 예금은 9000만 달러 감소한 13억 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기업예금 109.3억 달러 급증…개인도 13.5억 달러 증가

예금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109억 3000만 달러 늘어난 1234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외화예금 증가분의 약 89%를 기업이 차지한 것이다.

개인예금은 13억 5000만 달러 증가한 171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외화예금 잔액에서 기업과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7.8%, 12.2%로 나타났다.

달러화 예금만 보면 기업은 99억 6000만 달러 늘어난 1056억 4000만 달러, 개인은 10억 3000만 달러 증가한 142억 7000만 달러였다.

환율 하락으로 개인의 해외 증권투자 유인이 커지면서 증권사 예탁금 등이 유입된 상황으로 풀이된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