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일가 대부업체에 2983억 저리 대여한 명륜당…과징금 148억

2.3~4.6%로 조달해 점주엔 12~18%…공정위 "금리 자체는 위법 아냐"
대부업체 특수관계 숨기고 정보공개서엔 "해당사항 없음"…명륜당·회장 고발

이순미 공정위 상임위원이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명륜당 사건에 대한 제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6.9.28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명륜진사갈비' 운영사 명륜당이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대부업체 14곳에 약 3000억 원의 자금을 저리로 빌려준 사실이 적발돼 148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명륜당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04억 7200만 원을 부과하고 명륜당과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가맹희망자에게 신용 제공·알선 내역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고 대부업체와의 특수관계를 알리지 않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위반 행위에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44억 원을 부과했다.

문제가 된 대부업체 14곳은 이 회장과 친족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계열회사로, 명륜당 가맹희망자와 가맹점주 등을 상대로 대부업을 했다.

회장일가 대부업체에 2983억 원 저리 대여…217억 원 지원

공정위에 따르면 명륜당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4년 3개월간 이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14개 대부업체에 총 2983억 원을 정상적인 자금조달 금리보다 낮은 연 2.3% 또는 4.6%의 금리로 빌려줬다.

이순미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대부업체들이 독립적으로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했다면 적용됐을 금리는 8.73~13% 수준"이라며 "명륜당의 도움을 받아 훨씬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대부사업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산정한 대부업체의 독자적인 자금조달 금리는 8.73~13% 수준이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대부업체들이 지급했어야 할 이자는 약 316억 원이지만 실제로 낸 이자는 약 99억 원이었다.

공정위는 차액인 약 217억 원만큼 대부업체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 경제상 이익이 제공됐다고 판단했다.

2983억 원은 특정 시점의 대출잔액이 아니라 대부업체가 한도 안에서 돈을 인출하고 상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액을 행위 기간 동안 누적한 금액이다. 업체별 약정한도는 100억~150억 원이었다.

명륜당은 당초 2018년부터 2021년 말까지 가맹점주에게 무이자로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엔젤투자약정'을 운영했다. 이후 가맹점주에게 이자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기로 하면서 약 3년에 걸쳐 대부업체 14곳을 차례로 설립해 자금지원 구조에 편입했다.

대부업체들은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가맹점주에게 연 12~18% 수준으로 빌려줬다.

다만 공정위는 가맹점주에게 적용한 금리 수준 자체를 법 위반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캐피탈 등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금리가 적용될 수 있어 12~18%가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높은 금리였는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 뉴스1 김기남 기자
자금·대손위험 지원받은 대부업체 14곳…대부채권 잔액 전체 27위

대부업체 14곳은 모두 이 회장 주도로 설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명륜당의 대부업체 자금 대여와 관련한 주요 사항을 직접 결정하고 업체 운영의 세부 사항에도 관여했다.

명륜당은 가맹점주가 대부업체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대신 상환하도록 약정해 대부업체가 부담할 대손위험도 낮춰줬다.

실제 영업도 명륜당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 공정위 조사 결과 가맹점주가 대부업체 사무실을 방문해 대출받는 방식이 아니라 명륜당 직원이 가맹상담과 대출상담을 함께 하고 대출계약도 본부 사무실 등에서 체결했다.

공정위는 이들 대부업체가 명륜당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면 시장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이들 업체의 지난해 말 대부채권 잔액 합산액은 국내 전체 8203개 대부업체 가운데 27위에 해당하는 규모까지 늘었다.

14개 대부업체가 해당 기간 올린 이자수익은 약 195억 원, 영업이익은 약 56억 원으로 파악됐다.

현재 이들 업체는 명륜당에서 빌린 자금을 모두 상환하고 신규 대출은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 말부터 가맹점주에게 적용하던 금리도 4.6%로 낮췄다.

공정위는 이 회장이 금리 결정과 사업모델 설계 등에 직접 관여한 점 등을 고려해 명륜당과 이 회장을 고발하기로 했다.

대부업체 관계 숨기고 정보공개서엔 "해당사항 없음"

명륜당은 가맹희망자에게 대부업체와의 관계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명륜당은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가맹희망자 등에게 특수관계에 있는 대부업체의 대출을 알선하면서 정보공개서의 신용 제공 관련 사항을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했다.

대부업체와 명륜당의 관계, 구체적인 대출 조건, 가맹계약과 대부계약의 연계성, 대출금 상환 방식 등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가맹희망자가 명륜당과 대부업체의 특수관계와 자금조달 구조 등을 알았다면 대출금리가 적정한지, 가맹계약과 대부계약을 맺을지를 판단하는 데 활용할 수 있었다고 봤다.

가맹사업법 위반 과징금은 44억 원으로 산정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보공개서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한 상태에서 신용 제공·알선 행위가 이뤄진 기간과 관련 가맹점 범위를 특정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이에 따라 정액 과징금이 아니라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정률 과징금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