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미투자 '우산형 SPV' 지켰다…원금 회수할 때까지 수익 5대5
원리금 이자율은 美국채 20년물+가산금리로 산정
투자한도 연 200억불·총 2000억불 운영계약에 못박아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정부가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의 수익을 사업별로 따로 정산하자는 미국 측 요구를 최종 협상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여러 프로젝트의 손익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우산형' 투자구조를 지켜냈다. 한국이 전체 투자 원리금을 회수할 때까지는 모든 프로젝트의 한미 간 수익배분 비율을 5대 5로 유지해, 일부 사업의 손실이나 낮은 수익률이 한국의 원금 회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1일 텍사스 가스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Project Star),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Project Power),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Project North) 등 3건의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추진계획과 투자구조,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를 보면 모든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는 하나의 우산형 투자목적회사(I-SPV)와 복수의 프로젝트별 특수목적법인(P-SPV)을 통해 추진된다. I-SPV가 전체 프로젝트의 펀딩과 수익배분을 통합 관리하고, 개별 프로젝트는 I-SPV가 100% 출자한 P-SPV가 관리·수행하는 구조다.
이 안전장치는 협상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사안이다. 앞서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하나의 특수목적법인(SPV)으로 여러 프로젝트의 손익을 합산하는 방식 대신, 개별 프로젝트별로 손익을 따로 정산하는 방식으로 바꾸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개별 정산 방식이 적용되면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서 난 이익을 수익률이 낮은 다른 사업의 손실을 메우는 데 쓸 수 없어, 한국의 원금 회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이 같은 우산형 구조를 바탕으로 리스크 풀링 장치도 마련했다. 한국이 전체 프로젝트 투자금에 대한 총원리금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는 모든 개별 프로젝트의 한미 간 배분비율이 5대 5로 유지되며, 이후 예정됐던 1대 9 배분 구조로의 전환은 보류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사전브리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원리금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는 리스크 풀링"이라며 "MOU 체결 당시엔 두루뭉술하게 담겼던 내용을 이번에 구체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프로젝트가 5대 5로 원리금을 회수하더라도 전체 투자금 회수가 끝날 때까지는 1대 9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프로젝트의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다른 프로젝트의 5대 5 배분 기간이 그만큼 연장돼, 한국의 원리금 회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한국 측 투자 원리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간주이자율은 미국채 20년물 금리에 프로젝트별로 한미가 합의해 정하는 가산금리를 더한 값을 적용하기로 했다.
투자 한도도 법적 구속력이 있는 운영계약에 명시했다. 양해각서(MOU)에서 정한 연간 200억 달러, 총 2000억 달러의 투자한도를 운영계약에 담아 투자 규모가 임의로 확대되지 않도록 했다.
프로젝트의 사업성(viability)이 훼손됐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정부 간 회의를 통해 사업계획과 사업예산, 한미 간 배분비율 조정 등을 협의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김 장관은 "사업성이 훼손되면 사업에서 나와야 한다"며 "이번에 확보한 장치는 사업성이 훼손될 경우 수익 배분 비율 조정을 협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중단이나 회수는 MOU와 무관하게 언제든 가능하지만, 원리금이 전부 회수될 때까지는 분배 구조 자체를 바꾸지 않는다는 게 이번 안전장치의 취지"라고 덧붙였다.
세금 관련 안전장치도 담겼다. 한국이 미국에 납부하는 소득 관련 세금은 한국의 배분금에 가산해, 세후 기준으로도 한미 간 배분비율이 보장되도록 했다.
이와 함께 한국이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 등에 대한 정기·수시 보고, 자금 사용처 등 주요 자료 제공 노력을 운영계약에 명시해 정보권을 보장했다.
사업범위의 중대한 변경이나 한국 측에 불리한 조직문서 변경, 지분의 발행·양도 등 투자 이해관계와 관련된 중요 사항에 대해서는 동의권도 확보했다.
김 장관은 "국민의 소중한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국익을 최우선으로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사업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켜 나가는 한편, 한미 전략투자가 우리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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