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ENA 총장 "AI 전력수요, 재생E가 빠른 해법…원전 폐쇄론 아냐"
"전력망·인허가 '병목'…ESS·양수발전 함께 확대해야"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확대로 전력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규 전원을 신속하게 확보하려면 재생에너지의 가격과 건설기간 경쟁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기존 원전의 역할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프란체스코 라 카메라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사무총장은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개막식 뒤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AI·반도체 전력수요 대응에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가 더 적합하다는 견해에 대해 "재생에너지가 현재 활용할 수 있는 전원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빠르게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라 카메라 사무총장은 신규 원전은 건설에 7~9년가량이 필요하고 SMR 역시 공급 확대까지 시간이 걸리는 반면 태양광·풍력 등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설비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원전을 조기에 폐쇄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더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변국과 전력망이 연결되지 않은 '계통섬'인 한국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발전량 변동성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발전 등 유연성 자원, 전력망 확충을 함께 추진해 대응할 수 있으며 한국이 보유한 기술과 정책 추진 의지를 감안하면 에너지전환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오히려 현실적인 병목으로는 전력망과 인허가를 꼽았다. 재생에너지 사업이 늘어도 발전지역과 수요처를 연결할 계통이 제때 확보되지 않으면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허가 장기화 역시 한국만의 문제라기보다 이탈리아 등 유럽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으며 각국이 기간 단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전기요금 상승과 제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전력망과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단순히 비용 증가로 볼 수 없으며, 공급 확대와 경제성 개선을 통해 장기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효과도 가능하다고 봤다.
한국의 산업 기반도 강점으로 평가했다. 라 카메라 사무총장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반도체, 변압기, 케이블 등을 거론하며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필요한 제조업·전력기기 기술을 한국이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태양광 산업 경쟁력이 강한 상황에서도 관련 기술과 제조 기반을 활용하면 한국 기업이 경쟁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라 카메라 사무총장은 박람회 기조연설에서도 에너지전환의 다음 과제로 개별 태양광·풍력 설비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전력망과 산업, 도시를 연결하는 전기화 확대를 제시했다. 필요한 기술과 경제성은 이미 상당 부분 확보된 만큼 앞으로의 관건은 재생에너지와 전력 인프라를 실제 수요 증가 속도에 맞춰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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