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깔린 태블릿 20만대 '650억 입찰담합'…공정위, 4개사 제재 착수

2022년 9월~2025년 1월 경기·인천 등 교육청 입찰서 담합
낙찰예정자 정하고 들러리 세워…법인·전현직 임직원 고발 의견

한 수험생이 태블릿 PC를 이용해 강의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공정식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경기·인천 교육청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디지털교과서용 태블릿 컴퓨터 입찰에서 낙찰예정자를 미리 정하고 들러리를 세우는 방식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는 제조·판매업체 4곳에 대한 제재 절차가 시작됐다.

담합 행위로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는 약 650억 원으로, 해당 입찰을 통해 공급된 태블릿 컴퓨터는 20만 대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17일 △아이브리지닷컴 △에이텍컴퓨터 △유니와이드 △포유디지탈 등 4개 사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관해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법인 및 전·현직 임직원 고발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18일 4개 사에 송부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22년 9월부터 2025년 1월까지 경기·인천 등 시·도 교육청을 비롯한 공공기관 등이 발주한 디지털교과서용 태블릿 컴퓨터 입찰에서 낙찰예정자를 사전에 정하고 나머지 업체가 들러리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는 이 같은 담합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담합 대상 입찰을 통해 공급된 태블릿 컴퓨터는 20만 대를 웃돈다.

다만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관련매출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입찰담합은 낙찰금액뿐 아니라 들러리 입찰분도 관련매출액에 포함되는 만큼 담합의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인 650억 원과 실제 관련매출액은 달라질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들러리 입찰을 포함한 관련매출액은 심의를 통해 결정되는 부분이어서 현 단계에서 명시하지 않았다"며 "심의 절차 개시 단계부터 이를 확정해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디지털교과서용 태블릿 컴퓨터는 초·중·고등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를 열람하고 온라인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청 등을 통해 일선 학교에 공급되는 전자기기다.

일반 소비자가 개별 구매하는 태블릿과 달리 교육청이나 학교 등 공공기관이 필요한 물량을 일괄 구매해 학생들에게 대여하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한 건의 입찰을 통해 수천~수만 대가 공급되는 경우도 있다.

이들 업체가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 교육용 태블릿 가격은 모델과 사양에 따라 20만 원대부터 60만 원 이상으로 책정돼 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에 해당하는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 적용되는 과징금 부과기준율은 관련매출액의 10.5% 이상 15% 이하다.

공정위는 4개 사의 의견을 제출받은 뒤 전원회의를 열고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