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은 버틴다지만…11월부터 원유 수급난 우려 커져
9~10월 원유 확보량,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90% 수준
정유사 통상 2개월 전 원유 구매…현재 공급 차질 11월부터 영향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중동 전쟁이 격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대체 원유 수송로까지 잇따라 차질을 빚자 국내 에너지 업계에서 오는 11월 원유 수급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전쟁 발발 당시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주요 변수였지만,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 핵심 송유관과 홍해 등 우회 수송로까지 공격받으면서 원유 도입 여건이 더 악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9~10월 원유 확보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의 약 90% 수준으로 당장 수급에 큰 차질은 없지만, 국내 정유사들이 통상 원유를 도입하기 2개월 전에 구매·선적 절차를 진행하는 만큼 현재의 공급 차질 여파가 11월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7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15일 두바이유는 배럴당 127.7달러, 브렌트유는 108.75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5.83달러에 거래됐다.
석유제품도 휘발유는 배럴당 141.15달러, 경유는 194.22달러를 기록했다.
원유와 정제유 모두 중동 전쟁이 한창이던 3~4월 평균 가격과 유사하거나 그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격 급등은 호르무즈 통항이 재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체 수송 경로의 정세도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이달 10일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유전 지역에서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핵심 송유관이 피격되면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또 홍해 역시 친이란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이 예멘의 홍해 연안 일부를 장악하는 등 사실상 봉쇄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 수송 경로가 공격받는 등) 3월보다 어려운 상황으로 도입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다만 정유 공장 가동을 중단할 때의 (정제유 수출 등) 기회비용도 있다 보니 가동 중단을 막기 위해 정유사들이 대체 경로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오는 9~10월 원유 확보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의 약 90% 수준이다.
문제는 11월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국내에 원유가 들어오기 2개월 전에 구매·선적 절차를 진행하기에 현재의 고유가와 공급 감소 영향은 11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사우디 송유관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사우디 정부가 피해 규모나 재가동 시점을 공개하지 않아 정상 가동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는 얀부항에 이미 수송된 재고·비축유를 중심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니브 샤 리스타드에너지 원유시장 분석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가격 반응은 시장이 사우디 비축유가 단기적으로 수출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하지만 5~7일의 비축유 완충 기간을 넘어 중단이 지속되면 상황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산 원유 프리미엄은 배럴당 최대 24달러로 지난달 약 13달러의 두 배 수준이지만, 가동 중단 장기화에 따른 원유 공급 감소가 본격화되면 추가 가격 상승도 가능한 것이다.
또 북반구가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여서, 수확 철 농업용 디젤(경유), 초겨울 난방유 수요 증가가 나타나며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수요 증가도 가격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도입 부담 경감을 위한 정책적인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원유 도입선 다변화 지원책을 축소한 것을 다시 확대하는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 이런 부분이 원활하게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사우디 송유관 피격 직후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해 추가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대응 강화에 나선 상태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원유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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