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재정 지속가능성보다 적극적 역할 필요"…'양극화 축소' 최우선
"잠재성장률 반등·격차 해소에 총력…AI 전환은 도약 기회"
"금투세는 시장안정 후 검토, 상속세는 깊이 있는 논의 필요"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대외 불확실성과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축소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면서 재정건전성과 성장 지원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13일 재정경제부가 오는 15일 예정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재정 운용 방향과 관련해 "대외 불확실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응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정건전성 관리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이 후보자는 "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며 "국가채무·의무지출의 과도한 증가는 재정여력을 제약하고 잠재성장률과 미래세대 부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재정건전성만을 앞세워 재정의 역할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세계 각국도 코로나 이후 재정준칙 적용을 유예·완화하는 중인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적극적 재정 역할과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는 성과 중심 재정운용 등을 통해 조화롭게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급능력 확충 등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재정을 집중 투입해 성장을 끌어올리고, 이를 다시 재정여력 확대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의 재정 운용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현 정부 재정정책이 "성과를 내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와 내년 예산 역시 "잠재성장률 확충·양극화 완화 등 구조적 문제 대응에 초점을 두고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총리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는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축소를 꼽았다.
이 후보자는 "부총리로 취임하게 된다면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축소를 최우선 과제로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해 정책의 속도와 추진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양극화에 대해서는 여러 경제·사회적 요인이 누적·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하면서 "경제·산업 및 사회 전반의 구조개혁을 동시에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전환은 한국 경제에 도전인 동시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해서는 "성장·고용·생산성 및 재정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제 개편에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금융투자소득세를 비롯한 자본이득세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시장 여건이 충분히 안정된 이후 검토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금융시장·산업 변화에 대응해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공평하고 효율적인 금융 과세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상속·증여세 개편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는 "높은 상속세율을 고려해 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자산 불평등·과세 형평성을 고려하면 감세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며 "다양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재정여건·수혜대상 등을 감안한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미래 성장동력·첨단산업 육성, 지방주도 성장 등을 위한 성장 친화적 세제 지원을 이어가는 동시에 "안정적 세입기반 확충을 위해 경제·산업 여건 변화를 반영해 효과성이 낮은 비과세·감면을 정비하겠다"고 예고했다.
내년 1월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구체적인 과세기준은 연내 국세청 고시로 공표할 예정이며 납세자 신고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소득의 포괄적 과세, 납세협력비용 완화, 기본공제·단일세율 등 납세자에게 유리한 세제 적용을 위해서는 기타소득 분류가 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주식의 경우에도 현재 양도세(대주주·해외·비상장)·거래세를 과세 중인 점을 감안하면 가상자산도 과세하는 것이 형평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코로나19 확산 당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차관보로 민생·경기 대응 업무를 수행한 경험도 언급했다. 당시 재정·금융 지원이 가계소득과 소상공인 경영을 뒷받침하고 소비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으로 부채가 빠르게 증가한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공적연금에 대한 국고 지원은 제도의 안정적 운영과 가입자 부담 완화, 취약계층 보호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적자국채 발행 등을 통한 재정 투입은 국가채무를 늘릴 수 있는 만큼 재정여건과 지출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석유 최고가격제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경감시키고 급격한 물류비 상승을 방어하는 안전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동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국제유가와 국내 석유류 가격이 안정되는 즉시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대해서는 "계엄 이후 어려웠던 우리 경제의 회복과 정상화와 함께 AI 대전환 등을 통한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극복 등 대도약을 위한 기반 마련에 힘쓰셨다"고 평가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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