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값 떨어지면 평년가격 80%보장…마늘·양파부터 '가격안정제' 시행

대상품목 연차적 확대…가격 하락시 '평년 도매가 80%'까지 보장
동일품목 10a 이상 재배 농가 대상…수입안정보험과 중복지원 방지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린 15일 경북 청도군 각남면 한 양파밭에서 농민과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양파를 선별해 망에 담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26.6.15 ⓒ 뉴스1 공정식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농산물 가격이 기준가격 아래로 떨어질 경우 정부가 가격 하락분을 보전하는 '농산물가격안정제'가 본격 시행된다. 올해는 가격 변동성이 큰 마늘과 양파를 우선 대상 품목으로 선정하고, 향후 대상 품목을 연차적으로 확대한다. 지원 대상도 기존 채소가격안정제보다 대폭 넓혀 10a(1000㎡) 이상 재배하는 전체 농가를 대상으로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김종구 차관 주재로 '1차 농산물가격안정심의위원'를 열고 농산물가격안정제 대상 품목과 기준가격·평균 가격 산정방식 등 세부 운영방안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농산물가격안정제는 지난해 개정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올해 8월 27일부터 시행된 제도다. 정부의 선제적인 수급관리에도 불구하고 해당 연도 농산물 평균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낮아지면 정부가 그 차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늘·양파부터 시작…대상품목 연차적 확대

위원회는 대상 품목을 국민 식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선제적 수급관리체계 구축 정도, 객관적인 생산비 통계 확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하기로 했다.

올해 도입 품목으로는 마늘과 양파가 우선 선정됐다. 두 품목은 작황에 따라 생산량과 가격 변동성이 큰 데다 가격안정제 도입 필요성이 높은 품목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생산자단체 위원들을 중심으로 올해 대상 품목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 재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연내 위원회를 추가로 열기로 했다.

가격 떨어지면 '평년 도매가격 80%'까지 보장

가격안정제의 핵심인 기준가격은 경영비를 전액 포함하고, 여기에 자가노동비 전액 또는 일정 비율을 추가로 반영해 평년 도매가격의 80% 수준이 되도록 산정한다.

다만 상시적인 수급 불안으로 가격이 급등락했던 품목은 재배면적과 생산단수 관리 등 수급 안정 조치를 병행하면서 평년 도매가격의 80%를 순차적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기준가격은 해당 연도에 수확한 농산물의 생산비 통계가 발표된 이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매년 고시한다. 생산비 통계는 동계작물의 경우 10월, 하계작물은 이듬해 3월 발표될 예정이다.

평균 가격은 해당 작물의 수확기 가격을 기준으로 하되, 시장가치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상품뿐 아니라 중품과 하품 가격까지 모두 반영한다.

과거 시행된 채소가격안정제와 비교하면 보장 수준과 지원 대상이 크게 확대된다. 기존 채소가격안정제는 가격 하락분의 최대 20%를 보장하고 평년 도매가격의 60% 미만 하락분은 지원하지 않았지만, 가격안정제는 평년 도매가격의 80% 수준까지 보장하면서 별도의 하한도 두지 않는다.

지원 대상 역시 기존 주산지 가입 농가 중심에서 10a 이상 재배하는 전체 농업인·농업법인으로 확대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전경(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뉴스1
10a 이상 농가 대상…수입안정보험과 중복지원 방지

가격안정제 지원 대상은 동일 품목을 10a 이상 재배하면서 농업경영체 등록 또는 경작신고를 한 농업인과 농업법인이다.

현행 농업인 자격 기준인 경지면적 1000㎡ 이상을 준용해 가능한 많은 농업인이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수입안정보험에 가입해 보험금을 받은 농가에는 보험금 수령액만큼 가격안정제 지급액을 차감해 중복 지원을 막는다.

재배면적 신고 의무화…'수급관리' 못하면 지원도 차감

가격안정제 시행과 함께 선제적인 수급관리도 강화한다.

우선 재배면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가격안정제 지원을 받으려는 농가는 파종·정식기에 농업경영체 등록 및 변경을 통해 실제 재배면적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자조금단체의 경작신고도 인정한다.

자조금 납부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자조금을 미납한 농가는 가격안정제 지급액을 첫해 20% 차감하고, 이후 연차적으로 차감 비율을 높여갈 예정이다.

지방자치단체에도 책임을 묻는다. 재배면적 조정 등 법정 수급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지자체에는 올해부터 추진 중인 안정 생산·공급 지원사업을 차등 지원하고, 농산물가격안정제 예산 배정도 차감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위원회에서 심의한 대상 품목과 차액 지급비율 등을 향후 고시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또 제도 시행에 필요한 농업인의 의무와 준수사항, 사업 추진 절차 등을 안내하기 위해 연말까지 권역별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농산물가격안정제는 농업인이 가격 하락에 대한 불안을 덜고 안정적으로 영농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국정과제"라며 "가격안정제도가 농가 경영 안정뿐만 아니라 농가가 선제적 수급관리에 참여해 농산물 수급과 가격의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