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가려면 20분"…농촌 들녘에 이동식 화장실 80개 생긴다

'농지 내 화장실 설치 규제 완화' 농지법 시행령 개정 맞춤 지원

농림축산식품부 전경(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작업 현장에서 화장실을 이용하기 어려운 농업인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농촌지역 80곳에 이동식 화장실 설치를 지원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사업은 여성농업인들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올해 처음 전국 단위로 추진하게 됐다.

농업인들은 장시간 농작업을 하면서도 농지 인근에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없어 주거지나 마을회관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특히 여성농업인과 고령 농업인의 경우 화장실 이용을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거나 아예 물 섭취를 줄이고 급한 용변을 참는 등 어려움이 컸다.

실제 한 여성농업인은 "밭에서 일하다 화장실이 급하면 마을회관까지 걸어가기는 멀고 차를 타고 가도 20분은 걸린다"며 "농번기에는 정말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농업인의 복지 증진과 영농환경 개선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전국 단위 '들녘화장실 설치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사업비는 NH투자증권이 출연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2억5000만 원을 활용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 8월 28일 농지 내 화장실을 농지 전용 절차 없이 가설건축물 축조신고만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농지법 관련 규제가 완화된 데 따른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농식품부는 규제 개선 효과를 농업인들이 현장에서 신속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이동식 화장실 설치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농식품부는 한국농어촌희망재단을 수행기관으로 지정하고 지난 6월부터 전국 지방정부를 통해 설치 희망 수요를 접수했다. 이후 농업경영체 등록 여부 등 기본 자격요건을 갖춘 농가를 대상으로 △화장실 설치 예정지와 주거지 간 거리 △공동 이용 여성농업인 수 △설치 예정지의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전국 22개 시·군, 80개소를 최종 선정했다.

선정 농가에는 자동개폐식 양변기와 절수형 세면대를 갖춘 이동식 화장실 설치가 지원된다. 설치는 오는 10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여성농업인뿐 아니라 인근 농업인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남녀 표지판을 변경해 부착할 수 있도록 하고, 주변 농가의 공동 이용도 허용한다.

농식품부는 또 각 화장실마다 관리자를 지정해 정기적인 소독과 정화활동, 분뇨 수거 등 사후관리도 실시할 계획이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들녘화장실은 단순한 편의시설을 넘어 농업인의 인권과 건강권 보장을 위한 기본적인 농작업 환경"이라며 "앞으로도 농업 현장의 작은 불편 하나까지 세심하게 살피고, 여성농업인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농작업 환경 조성과 농촌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