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코인시장 기업·외국인에 열리면…달러 수요 환율로 번진다

한은 분석…환율 1400원이면 테더는 1423원, 국내서 1.67% 더 비싸
글로벌 시장조성자 진입 땐 외환시장 달러 수요 번져…원화 약세 압력

가상자산 테더(USDT)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국내에서 테더(USDT) 등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사려는 수요가 늘면 현재는 주로 코인 가격이 오르는 데 그치지만, 향후 법인·외국인과 글로벌 시장조성자의 국내 시장 참여가 확대되면 그 충격이 외환시장으로 번져 원화 가치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소속 김지현·조상흠 과장은 3일 공개한 BOK 이슈노트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외환시장 간 연계성: 글로벌 거래소의 역할을 중심으로'에서 이같이 밝혔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USDT·USDC처럼 1개당 가격이 1달러에 연동되는 가상자산을 가리킨다. 이를 원화로 사는 건 사실상 원화를 주고 달러 표시 자산을 사는 것과 같다.

테더 '김치 프리미엄' 우크라·남아공 수준…1.67% 비싸

예컨대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이라면 USDT 1개의 적정 가격도 1400원이다. 그러나 국내 거래소에서 1423원에 거래된다면 환율보다 1.67% 비싼 값이며, 이 차이를 프리미엄이라고 부른다.

현재 국내에서는 기업·외국인 코인 거래가 제한돼 있다. 국내 투자자 A가 가진 테더를 다른 국내 투자자 B가 원화로 사는 구조여서 사려는 사람에 비해 팔려는 사람이 부족하면 테더 가격은 오르지만, 거래가 곧바로 외환시장 달러 매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분석 결과 2022년 이후 원화 표시 USDT의 프리미엄 중간값은 1.67%로, 비교 대상 30개 통화의 중간값(약 0.8%)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테더가 환율보다 1.67% 비싸게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으로, 자본통제가 강한 우크라이나(1.86%), 남아프리카공화국(1.80%)과 비슷했다.

브라질 사례 비교하니…한국은 테더값, 브라질은 환율 충격

연구진은 한국 시장과 브라질 사례를 비교했다. 한국은 바이낸스에서 원화로 USDT를 직접 살 수 없고 브라질은 헤알화로 USDT를 바로 살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바이낸스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주요 중앙화 거래소가 보유한 USDT·USDC의 69%가 몰려 있다. 바이낸스 자체는 거래가 이뤄지는 '장터' 격이며, 이곳에서 코인을 공급하는 전문 시장조성자들이 보고서에서 집중한 '글로벌 중개자'에 해당한다.

분석 결과 한국에서는 가상자산 수요가 늘면 주로 테더 가격이 올랐다. 구글 비트코인 검색량이 평소 변동 폭(1 표준편차)만큼 증가하자, 국내 테더 프리미엄은 0.85%p 확대됐고 달러·원 환율은 뚜렷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브라질은 양상이 달랐다. 프리미엄은 0.11%p 확대에 그쳤으나, 환율은 0.12% 상승(헤알화 가치 하락)했다.

한국에서는 코인 수요가 주로 테더값에 반영됐지만, 브라질에서는 외환시장으로도 영향이 번진 것이다.

시장 조성자 진입, 프리미엄 0.33~0.38%p 완화 효과

이런 차이는 거래소(바이낸스)와 글로벌 시장조성자가 수행한 역할에서 비롯됐다.

브라질 투자자가 헤알화를 내고 USDT를 사면, 글로벌 시장조성자는 USDT를 건네고 헤알화를 받는다. 시장조성자는 헤알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을 피하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로 환전한다. 코인시장의 '테더 사자' 수요가 외환시장의 '달러 사자' 수요로 연결되는 셈이다.

동시에 시장조성자는 세계 시장에서 확보한 USDT를 계속 공급한다. 코인 물량이 늘어나 테더값이 환율보다 비싸지는 현상은 완화된다.

연구진이 2019~2025년 바이낸스 거래지원 전후를 비교한 결과, 해당 국가의 스테이브코인 프리미엄은 0.33~0.38%p 낮아졌다.

연구진은 "향후 제도 변화로 법인과 외국인의 시장 참여가 확대될 경우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발생한 수요 충격이 환율에 더욱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상자산 시장 개방 때 원화 국제화와 유동성 확충을 병행해 달러 수요 충격을 흡수할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