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삼전닉스에 '전기요금 선납' 제안…25조원 규모는 미확정
반도체·AI 전력 수요 급증에 전력망 투자재원 확보…새 조달 수단 검토
기업은 선납금 이자 수익에 전력망 적기 구축 기대…세부조건 협의 중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김승준 기자 = 한국전력공사(015760)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규모 전력 수요기업에 향후 전기요금을 미리 내는 '대규모 전기요금 선납제'를 제안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전력망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다만 구체적인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3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규모 수요기업에 전기요금 선납제 도입을 제안하고 참여 여부와 이자율, 선납 규모, 선납 기간 등을 협의하고 있다.
한전은 "대규모 수요기업에 제도를 제안한 상태"라며 "참여 여부와 이자율, 선납 규모·기간 등 세부사항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전은 2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선납제는 한전에는 새로운 재원 조달 수단이 되고, 기업은 대규모 공장 건설에 필요한 전력망 구축 지연을 막을 수 있다며 선납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공개된 내용은 확정안이 아니라 제도 도입 방향과 설계 원칙을 제시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에 따르면 이 제도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망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조정이나 한전채 발행 외에 새로운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검토됐다.
대규모 전력 수요기업이 앞으로 낼 전기요금의 상당액을 미리 납부하면 한전이 이를 첨단 산업단지 전력망 건설에 사용하는 구조다. 사실상 미래에 들어올 전기요금을 앞당겨 받아 송·변전망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한전은 선납제가 시행될 경우 사채 발행 이외의 수단으로 대규모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참여 기업 입장에서는 선납금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동시에 신규 공장에 필요한 전력망을 적기에 구축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전은 국가적으로도 한전채 발행을 줄이면 시중자금이 민간부문으로 이동할 여지가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전채가 흡수하던 자금이 줄어들면서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제도 참여 기업과 선납 금액, 이자율, 납부 기간 등이 모두 협의 대상이다. 한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제도를 제안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특정 기업별 선납액이나 총 25조원 규모가 확정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세부사항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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