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화 KAI 지분 15.89% 취득 승인…"지배력 확보 수준 아냐"
지배관계 미형성으로 간이심사…시장 획정·수직결합 경쟁제한성 분석 안 해
10일 장내매수·11일 신고…수은 제치고 최다출자자 되면 다시 기업결합 심사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측 3개사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15.89% 취득을 승인했다.
다만 한화가 현재 지분만으로는 KAI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준의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지배관계 미형성에 따른 간이심사 대상으로 분류돼 시장 획정이나 경쟁제한성 분석 없이 심사가 이뤄졌다.
31일 공정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 2개사의 KAI 주식취득 건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를 마치고 이날 승인 통지했다고 밝혔다.
한화 측은 지난 10일 장내매수를 통해 KAI 지분 15.89%를 확보했으며 다음 날인 11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공정거래법상 상장사 주식을 15% 이상 취득하면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된다. 증권시장에서 경쟁매매 방식으로 취득한 경우에는 주식 취득 이후 사후 신고가 가능하다.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일반심사는 독립된 기업들이 하나의 지배관계 아래 통합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주식을 취득하더라도 지배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경우에는 경쟁제한성이 없는 것으로 추정해 간이심사 대상으로 처리할 수 있다.
간이심사는 일반심사와 달리 관련 시장을 획정해 시장점유율이나 수평·수직결합에 따른 경쟁제한성을 살펴보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번 심사에서는 한화와 KAI 사이 방산 분야 수직관계가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별도로 심사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간이심사는 특정 요건에 해당하면 시장을 살펴보지 않고, 시장 획정 없이 결정하는 절차"라며 "이번 건은 한화 측이 15%가 넘는 지분을 보유했지만 KAI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워 간이심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KAI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이며 국민연금공단도 8.75%를 갖고 있다. 두 기관의 지분을 합치면 35.16%다. 공정위는 이들 지분을 고려할 때 한화 측이 15.89%만으로 KAI에 독자적으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봤다.
관계자는 "한화가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로 지배력을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 측과 다른 주요 주주 사이에 별도의 주주 간 협약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한화가 앞으로 KAI 지분을 추가 취득해 수출입은행을 제치고 최다출자자가 되면 새로운 기업결합 신고 의무가 발생한다. 현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의 지분율 26.41%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한화의 지분율이 높아지는 것만으로는 원칙적으로 새 신고 의무가 생기지 않는다.
이와 함께 한화 측이 KAI 임원의 3분의 1 이상을 겸임하거나 KAI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경우에도 다시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한다. 이 경우 공정위는 지배관계 형성 여부 등을 토대로 새로운 기업결합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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