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통위, 기준금리 '2회 연속' 올릴까…성장·물가냐, 속도조절이냐
GDP·근원물가·가계대출은 인상 압박…환율·소비심리는 숨고를 여지
인상·동결 '박빙' 표결 예상…올해 성장·물가 전망·점도표에도 관심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7일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올리는 '백투백(back to back·연속)'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와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근원물가가 추가 인상론에 힘을 싣는 가운데, 지난달 첫 인상의 파급 효과와 최근 환율·소비심리 등을 지켜보며 한 차례 쉬어갈 가능성도 맞선다.
이번 결정은 긴축 속도와 금리 경로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금통위가 수정 경제전망과 점도표를 통해 향후 금리 경로를 어떻게 제시할지, 동결하더라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얼마나 열어둘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2.75%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달 3년 6개월 만의 통화 긴축 전환에 이어 이번에도 0.25%포인트(p) 인상하는 경우 기준금리는 1년 6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다. 지난 2022년 4월~2023년 1월 사상 첫 7회 연속 인상 이후 3년 7개월 만의 백투백 인상이기도 하다.
시장 전망은 사실상 반으로 갈렸다. 뉴스1이 국내 증권사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명은 인상을, 4명은 동결을 예상했다. 인상론자는 동결 소수의견이, 동결론자는 인상 소수의견이 각각 1~2명 나올 것으로 내다봐 이날 금통위 표결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인상론의 핵심 근거는 예상보다 강한 성장과 쉽게 가라앉지 않는 기조적 물가 압력이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성장해 한은의 5월 전망치 0.2%의 3배에 달했다. 1분기 1.8% 깜짝 성장에 이어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투자가 호조를 이어간 결과다.
기업·가계 등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국내총소득(GDI)도 2분기 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15.6% 급증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지난달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할 핵심 지표로 2분기 GDI와 7월 근원물가를 지목한 만큼 인상론에 힘을 싣는 결과로 해석된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6%로 오름폭을 키웠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2023년 12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금융 불균형 우려도 여전하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5조 4000억 원 늘며 석 달 연속 5조 원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최근 3개월간 증가액은 19조 9000억 원에 달했다.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9.6으로 한 달 전보다 1.1p 상승해 2022년 9월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제조업을 넘어 서비스업으로 경기 회복세가 확산할 가능성을 보여준 지표로 평가된다.
동결론은 추가 긴축의 속도에 초점을 맞췄다. 기준금리를 더 올릴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난달 인상의 효과도 확인하지 않고 한 달 만에 재차 인상할 만큼 시급하지는 않다는 논리다.
대표적으로 외환시장 부담이 크게 완화돼 환율 대응을 위해 추가 인상을 서두를 필요성이 약해졌다. 달러·원 환율은 7월 금통위 당일 종가 기준 1480.4원에서 전날 1384.8원으로 95.6원 하락했다.
증시 조정과 누적된 물가 부담에 소비 심리도 꺾였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5로 전월보다 2.3p 내려 4개월 만에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도 127에서 125로 떨어져 집값 상승 기대가 다소 누그러진 양상이 나타났다.
대출 규제의 효과도 일부 확인됐다. 2분기 차주당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액은 평균 2억 829만 원으로 전 분기보다 2110만 원 줄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3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었다.
다만 7월 은행 가계대출은 여전히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금융 불균형 신호는 어느 한쪽으로 뚜렷하게 기울지 않았다는 지적도 맞선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추가 인상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시기와 속도를 놓고는 온도 차를 드러냈다. 추가 인상 의지를 비교적 선명하게 밝힌 위원이 있는 반면, 일부는 지표를 더 확인한 뒤 인상 시점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월 연속 인상을 직접 요구한 의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금리 결정과 함께 발표될 수정 경제전망과 금통위 점도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대 초중반으로 대폭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1 조사에서 전문가 예상 범위는 3.1~3.5%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종전 전망인 2.7% 안팎을 유지하되 근원물가 예상은 기존 2.4%에서 2.5~2.6%로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통위원 7명이 기본 전망과 상·하방 위험을 반영해 3개씩 찍는 점도표에는 내년 2월까지의 조건부 기준금리 경로가 담길 예정이다. 지난 5월 점도표는 전체 21개 점 가운데 10개가 3.00%, 7개가 2.75%, 각각 2개가 3.25%와 2.50%에 찍혔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점도표가 추가 인상 쪽으로 이동하고 신 총재가 10월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열어둘 경우 시장은 이를 '매파적 동결'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백투백 인상을 단행한다면 이번 긴축기의 종착 지점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최종금리 전망은 현재 3.25~3.50%에 집중돼 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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