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연구선 '이사부호' 필리핀 EEZ서 태풍 '사우델' 현장 관측

태풍 예측 정확도 높이려면 해양 관측 필수…안전 최우선 후 태풍 영향권 직접 관측
무인 관측장비 태풍 경로 배치…태풍 지속 관측할 수 있는 무인 관측체계 기초자료 확보

태풍 사우델 태풍 예상 진로 및 관측 항로(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서울=뉴스1) 백승철 기자 =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 이희승)은 연구선 '이사부호'가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동쪽 공해상에서 제18호 태풍 '사우델(SAUDEL)'의 현장 관측에 나섰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현장 관측은 태풍 통과 전후의 해양과 대기의 변화를 규명하기 위해 추진됐다. 예정된 항해를 수행하던 이사부호의 연구진은 사우델의 발생을 확인하고, 사우델의 예상 경로에 맞춰 항로와 관측 계획을 조정했다.

이사부호는 총 톤수 5894톤 규모로 최대 60명을 태우고 보급 없이 55일 동안 지구 반 바퀴 거리를 연속 항해할 수 있도록 개발된 대형 연구선이다. 특히 거친 파도 속에서도 선체 위치를 1m 이내로 유지하는 '초정밀 위치 제어 시스템(DP2)'과 수심 8000m까지 탐사 가능한 40여 종의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태풍 사우델은 8월 19일 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해 고수온 해역을 지나며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했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열도 부근을 지나고 있으며 중국 남동부 방향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KIOST는 사우델이 접근하기 전 해양 상층부의 열용량 분포를 파악하고, 태풍의 발생과 발달에 해양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다. 열용량은 바닷물에 축적된 열에너지의 양으로, 태풍의 세기를 결정짓는 요인이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는 해양의 열용량과 수온·염분 구조가 어떻게 변하는지, 변화된 해양이 본래 상태로 어떻게 회복되는지를 분석할 계획이다.

김성훈 해양기후예측센터장은 "태풍의 강도를 정확히 예측하려면 태풍 자체뿐만 아니라 태풍에 에너지와 수증기를 공급하는 해양의 상태를 함께 관측해야 한다"며 "이번 관측은 태풍이 지나가기 전부터 통과 이후까지 대기와 해양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태풍이 통과하는 해역은 높은 파도와 강풍으로 선박을 이용한 직접 관측이 어려워 관측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KIOST는 무인 장비를 활용해 고위험 해역에 대한 연구진의 접근을 최소화하면서, 태풍의 발생부터 소멸 이후까지 연속적으로 관측한다.

태풍 영향권에 배치된 무인 관측장비는 서로 다른 수심과 역할을 맡아 입체적으로 바다를 조사한다. ‘표류형 자동 관측부이’는 바다 위를 떠다니며 해수면 상태와 수온 변화를 측정한다. '아르고 플로트(Argo float)'는 수심 약 2000m까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수온과 염분의 수심별 분포를 관측한다. 원격 조종이 가능한 '파랑 글라이더'는 해양 표층과 해상 대기 상태를 직접 측정한다.

아르고 플로트 1기가 사우델이 가장 강하게 발달한 23일 오전 3시부터 24일 오전 9시(한국시간 기준) 사이 태풍의 눈 인근에서 수심별 수온과 염분을 관측했다. 태풍이 최성기에 이른 시점에 확보한 이 자료는 강한 바람에 해양 상층부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파악하고, 태풍에 대한 해양의 반응을 규명하는 데 사용된다.

이희승 원장은 "무인 관측장비를 함께 투입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해역까지 빠짐없이 관측할 수 있게 됐다"며 "무인 관측 기술과 오랜 현장 연구 경험이 함께 쌓인 결과"라고 말했다.

KIOST는 이번 현장 관측으로 확보한 자료를 태풍과 해양 간 상호작용 연구와 예측모델 고도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bsc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