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첫 '800조+α' 시대…AI·청년·지방에 집중 투자
정부 안팎선 총지출 820조 원대 관측…'100조+α' 미래대응기금 공개
반도체 세수 호조 속 50조 원대 구조조정…재정지표 개선 전망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정부가 '800조 원+α' 규모로 예고한 내년도 예산안의 구체적인 총지출 규모와 사업별 지원 내용을 막판 조율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3대 메가프로젝트 등 미래 성장동력과 청년·지방 등에 재정을 집중 투자하고, 50조 원을 웃도는 역대 최대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한다.
정부 안팎에서는 내년도 총지출이 820조 원대에 달해 올해 본예산 727조9000억 원보다 90조 원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세수입도 500조 원+α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규모 지출 확대에도 국가채무비율과 국채 순발행 규모 등 주요 재정지표는 개선될 전망이다.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대응기금의 조성·운용 규모도 예산안과 함께 공개될 전망이다. 올해와 내년 추가 세수 등에 따른 기금 조성 가능 재원은 200조 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내년 예산에는 기금을 통한 약 40조 원의 지출을 반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주 '2027년도 예산안'과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이재명 정부가 편성 전 과정을 온전히 주도한 첫 예산안이다. 인공지능(AI)·첨단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과 청년·지방에 재정을 집중하는 적극재정 기조가 담길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도 총지출을 올해 본예산 727조 9000억 원보다 10% 이상 늘어난 '800조 원+α' 규모로 편성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총지출이 820조 원대에 달해 올해보다 90조 원 이상 늘고, 증가율도 12%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올해 본예산이 처음 700조 원을 넘어선 지 1년 만에 앞자리가 다시 바뀌는 셈이다.
다만 구체적인 총지출 규모와 개별 사업 지원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기획예산처는 지난 24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2027년도 예산안은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이라며 "총지출 규모 등은 확정된 바 없으며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입 증가로 재정지표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 국세수입이 지난해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전망치인 412조 1000억 원을 크게 웃도는 '500조 원+α'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명목 국내총생산(GDP)도 3000조 원에 육박하면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51.6%에서 내년 48%대로 낮아지고, 국채 순발행 규모도 기존 중기계획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늘어난 세수를 담아둘 미래대응기금의 구체적인 윤곽도 예산안에서 드러난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필요한 패키지 법안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 예산안에는 미래대응기금을 통한 지출 약 40조 원을 반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올해와 내년 추가 세수에 초과세수, 세계잉여금 잔여 재원 등을 더하면 기금 조성 가능 재원이 200조 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금은 세수 호황기에 늘어난 재원을 한꺼번에 소진하지 않고 별도로 적립해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 투자하는 '재정 저수지' 역할을 한다. 세입 부진이나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지출 보강과 국채 상환에도 활용한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내년 세수에 대해 "당초 중기재정계획상 전망치보다 100조 원 이상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과세수에 대해서는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한 25조 원에 더해 추가적으로 조금 더 발생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향후 10~20년 뒤 우리 경제를 이끌 성장동력과 청년·지방, 출산·양육, 교육 분야에 재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반도체·피지컬AI·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우선 지원한다. 소형모듈원자로(SMR)·핵융합·재생에너지·양자·우주항공·첨단바이오·첨단공급망 등 7대 신성장동력(SEED)에도 기술개발부터 인재 양성, 실증·사업화까지 전 주기에 재정을 투입한다.
단순 보조금 지급은 줄이고 정부가 투자 성과를 공유하는 지분형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민생 분야는 청년과 지방에 방점을 찍는다. 인구감소지역에 취업한 청년에게 지급하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을 두 배 이상 확대하고, 취업교육 참여 인원과 국민취업지원제도 구직촉진수당을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청년미래적금은 정부 기여금 지원 대상의 소득 상한을 없애고,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지원 연령을 만 34세까지 넓혀 매년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출산·양육 분야에서는 첫만남이용권·부모급여·아동수당을 통합하고 지원액과 지급 연령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가 출생아 명의 펀드에 일정 금액을 적립해 성년기에 목돈을 지급하는 '우리아이자립펀드' 도입도 검토 중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계정을 활용해 지방 거점 국립대 9곳 신입생에게 등록금 전액을 국가장학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향후 지원 대상을 지방 국립대 30곳으로 확대하는 구상이다.
정부는 지출 확대와 함께 50조 원을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구조조정을 병행한다. 올해 구조조정 규모인 27조 원의 약 두 배다.
재량지출 15%, 의무지출 10% 수준을 절감하고 전체 재정사업의 10%를 폐지·통폐합하는 것이 목표다. 교육교부금과 기초연금 등 의무지출 제도도 개편 대상에 올랐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을 유지하면 내년 100조 원 안팎에 달하지만,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한 새 산식을 적용하면 78조 9000억 원으로 약 20조 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기초연금은 선정기준액을 기준 중위소득과 연동하고, 기존 수급액을 유지하면서 향후 인상분을 저소득 노인에게 더 배분하는 '하후상박' 구조로 개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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