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8% 급등의 역설…순대외금융자산 640억달러로 급감

1994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 폭 감소…자산 잔액은 약 12년 만에 최저
대외금융자산은 첫 3조달러 돌파·증가폭 최대…"대외 건전성 이상無"

100달러 지폐 ⓒ 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올해 2분기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이 640억 달러로 쪼그라들면서 2014년 3분기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피가 3개월 사이 약 68% 급등하면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액이 폭증한 결과였다.

실제 대외금융자산은 사상 처음 3조 달러를 돌파했지만, 대외금융부채가 이를 훨씬 큰 폭으로 불어나면서 순자산을 끌어내렸다.

순대외금융자산 '1천조 이상' 급감…2014년 3분기 이후 최저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640억 달러로 전분기 말(7536억 달러)보다 6895억 달러 감소했다.

순대외금융자산 감소 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4년 말 이후 가장 컸다. 2분기 평균 환율(1501.9원)을 적용하면 감소 규모만 1035조 6000억 원에 달한다.

잔액 기준으로는 순대외금융자산이 처음 플러스(+)로 돌아선 2014년 3분기 이후 가장 적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우리나라 거주자가 해외에 보유한 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이 국내에 보유한 대외금융부채를 뺀 값을 의미한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자산 감소 아닌 '주가 급등' 효과…대외금융자산은 첫 3조 달러

이번 급감은 자산 감소보다는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부채 평가액 급증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분기 말 대외금융자산은 3조 843억 달러로 전분기보다 2017억 달러 늘어 사상 처음 3조 달러를 넘겼다. 분기 증가 규모 역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다.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는 1조 3808억 달러로 1427억 달러 증가했다. 해외 주식 순매수가 이어진 데다 글로벌 증시 호조로 지분증권 평가액이 1462억 달러 불어난 영향이었다.

하지만 대외금융부채는 3조 202억 달러로 한 분기 새 8912억 달러 늘어 역시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음에도 코스피가 2분기 중 67.8% 급등하면서 외국인 보유 지분증권 평가액이 8481억 달러 불어난 것이었다. 이에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잔액은 8593억 달러 증가한 2조 3322억 달러로 집계됐다.

실제 매매 등 거래 요인만 놓고 보면 순대외금융자산은 오히려 984억 달러 늘었다. 반면 주가와 환율 등 비거래 요인이 7879억 달러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상윤 한은 경제통계1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대외금융자산이 해외 주식 투자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대외금융부채가 국내 주가 대폭 상승에 따라 이례적인 폭으로 증가한 결과"라며 "이번 감소는 우리나라 기업의 실적 개선에 따른 기업가치 및 국부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대외채권 3분기 만에 증가…한은 "대외지급능력 양호"

확정적인 지급 의무가 있는 자산·부채만 따진 순대외채권은 오히려 증가했다.

2분기 말 순대외채권은 3678억 달러로 전분기보다 23억 달러 늘어 3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외채권은 1조 1806억 달러로 407억 달러 증가했다. 수출 호조에 따라 수출대금을 받기 전 발생하는 무역신용이 161억 달러 늘고, 수출대금 수령 이후 금융기관 등에 맡긴 현금·예금도 증가한 영향이 컸다.

대외채무는 8128억 달러로 384억 달러 늘었다. 이 가운데 단기외채는 1985억 달러로 150억 달러, 장기외채는 6143억 달러로 235억 달러 각각 증가했다.

지난 6월 은행 딜링룸 2026.6.16 ⓒ 뉴스1 구윤성 기자

대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46.5%로 전분기보다 3.1%포인트(p) 상승했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24.4%로 0.7%p 올랐다.

다만 한은은 단기외채 증가가 외화 차입 확대보다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판 뒤 자금을 원화 예수금 등으로 국내에 남겨둔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단기 순대외채권도 4884억 달러로 전분기보다 190억 달러 늘었다.

문 팀장은 "단기외채 비중은 여전히 과거 대비 낮아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단기자금의 급격한 유출에 따른 외화 유동성 부족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