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의사 협의 없이 개별 동물병원 진료비 공개…철회하라"
대한수의사회·한국동물병원협회 강력 반발
9월 15일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 의견 제출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한송아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가 개별 동물병원의 진료비 전체 공개를 입법 예고한 데 대해 수의사회가 "사전 협의 없이 진행했다"며 강력 반발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6일 홈페이지를 통해 '수의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령안에는 개별 동물병원의 진료비 전체 공개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수의사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그동안 수의사회는 현장에 부담을 수반하는 정책에도 동물의료의 발전과 수의사의 사회적 책임, 동물보호자의 입장 등을 고려해 정부와 협력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진료비 조사·공개 제도 역시 협력과 대화에 임해 왔다"며 "그러나 농식품부는 단 한마디의 사전 협의도 없이 개별 동물병원 진료비 전체 공개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의사회에 따르면 동물의료는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공적 재정 지원 없이 민간의 투자와 전문인력으로 운영되는 영역이다. 이들은 "정부는 공적 지원책은 내놓지 않은 채 사람의료의 규제수단을 단순 모방해 민간의 가격 형성에 개입하는 반시장적 행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더욱이 조사되는 진료비는 동물의 체중 등 일부 조건을 전제로 한 가격일 뿐 실제 진료비와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이를 단순 비교하도록 하는 것은 동물보호자의 알권리를 높이기보다 오히려 혼란을 키우고 수의사와 보호자의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진정으로 동물의료의 질과 동물보호자의 권익, 동물복지를 증진하고자 한다면 진료비 공개와 같은 민원 대응성 정책보다 기반 조성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수의사법 유권해석 사례집 발간으로 법적 안전성 확보 △수의과대학 평가인증 의무화를 통한 수의학교육의 질 관리 △특별사법경찰제도 도입 등 무자격자의 동물병원 개설과 불법진료에 대한 실효적 단속 △폭언·폭행으로부터 수의사와 동물병원 진료인력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마련 △비도덕적 수의사에 대한 처벌 근거 마련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수의사회는 "그러나 일부 과제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도 입법 과정에서 협조하지 않는 등 농식품부는 정작 동물의료의 질과 안전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수의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개별 동물병원 진료비 공개를 일방적으로 강행할 것이 아니라 동물의료계와 다시 협의해 동물보호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고 현장에서 제안해 온 동물의료 발전과제도 함께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동물병원협회도 "반려동물 보호자의 알 권리와 합리적인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 "그러나 충분한 제도적 기반과 객관적 비교 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채 개별 병원의 진료비만 공개하는 것은 보호자는 물론 동물의료체계 전체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준비되지 않은 개별 동물병원 진료비 공개 추진 중단 △현행 동물진료비 공시제의 정확성과 실효성 문제 개선 △가격 중심의 단순 비교가 아닌 의료의 질과 전문성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동물의료 정책 마련 등을 제안했다.
이어 "보호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보장하는 길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의료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는 보여주기식 가격 공개 정책을 서두르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동물의료의 본질을 지키는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개정안은 농식품부 홈페이지 '국민소통–법령정보–입법·행정예고'에서 볼 수 있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오는 9월 15일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의견을 제출하거나 의견서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과로 문의하면 된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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