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농업·농촌 불합리 관행 손본다…39개 정상화 과제 중 7건 성과

농림축산식품부 전경(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5.03.26 ⓒ 뉴스1
농림축산식품부 전경(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025.03.26 ⓒ 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농촌 현장의 불합리한 관행과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를 바로잡기 위한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4월부터 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하고 실무 워크숍과 국민 제안 등을 통해 과제를 발굴한 결과, 6월 2일 1차로 30개 과제를 선정한 데 이어 7월 6일 9개 과제를 추가했다. 현재 총 39개 과제를 이행·관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7월 말 기준 7개 과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정상화 작업은 단순한 제도 정비를 넘어 농업·농촌 현장의 현실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고, 정책 수요자 중심으로 행정체계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법·제도의 사각지대를 활용한 편법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가 이뤄졌다. 농업생산기반시설인 구거(용·배수를 위해 만든 인공수로 등)는 한국농어촌공사와 지방자치단체가 나눠 관리하면서 임의 경작이나 물건 적치 등 불법 점·사용 문제가 반복돼 왔다.

농식품부는 지난 6월 통일된 구거 불법시설 정비기준을 마련해 지자체와 한국농어촌공사에 통보하고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등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농어촌공사 관리지역에서는 총 3477건의 불법사항을 적발했으며, 관계기관 합동 안전감찰을 거쳐 원상회복 등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455건은 원상회복을 완료했으며, 2949건은 계고장 부착, 원상회복 명령, 행정대집행·고발 등의 단계별 조치가 진행 중이다.

해외농업개발 기업의 국내 반입 제도도 손질했다. 농식품부는 해외진출기업이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 곡물을 국내로 들여올 수 있도록 세계무역기구(WTO) 저율관세할당(TRQ) 해외농업개발용 수입권공매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구매한 곡물을 직접 생산한 것처럼 허위로 신청하는 등 제도를 부적정하게 이용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7월 '해외농업자원 국내반입 지원업무 위탁에 관한 고시'를 제정해 현지에서 실제 생산한 곡물이 수입권공매를 통해 국내에 안정적으로 반입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콩의 경우 WTO 양허관세율은 487%지만 TRQ를 적용하면 5%의 저율관세로 수입할 수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법령·제도를 개선한 사례도 있다. 그동안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신청은 시장·군수만 할 수 있어 광역시 자치구에 농업 활동이 있더라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요를 반영하기 어려웠다.

농식품부는 법무부와 협의해 지난 7월 외국인 계절근로 프로그램 기본지침을 개정하고 신청 자격을 기존 시장·군수에서 시장·군수·구청장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광역시 자치구에서도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도입해 농번기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대한민국식품명인' 제도도 개선했다. 그동안 식품명인 전수자가 명인으로 지정되기까지 7개월 이상이 걸려 전수 과정에서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농식품부는 지난 7월 '식품명인 지정지침'을 개정해 전수자의 신속한 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전수자 신속 지정절차'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식품명인 지정에 걸리는 기간이 기존 약 7개월에서 2개월 수준으로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제도도 손질했다. 가축분뇨에서 유래한 액체비료인 액비는 농경지에 살포하기 위해 시비처방서를 발급받아야 하지만 영농 준비가 집중되는 2~3월에는 발급이 몰리면서 적기에 액비를 살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농식품부는 농촌진흥청과 협력해 지난 6월 관련 지침을 개정하고 시비처방 분석 주체를 기존 농업기술센터에서 민간업체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최근 3년 이내 토양 검정 결과와 리·동 단위 검정 결과의 평균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합리화해 시비처방이 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용 쌀 공급체계도 개편했다. 기존에는 일반 백미 중심으로 공급했지만, 지난 6월 '친환경 공공비축미곡 복지용 공급 계획'을 마련하면서 7월부터 경로당과 무료급식단체, 기초생활보장시설 등에서도 백미 이외에 친환경 인증 쌀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고령층과 만성질환자 등의 수요를 고려해 진행한 복지용 현미 공급 시범사업의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2027년부터 현미를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농업기계의 이중가격 판매 관행도 제동을 건다. 그동안 일부 업자가 정부 정책자금 지원 대상 구매자에게 농업기계를 일반 구매자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이중가격 판매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

농식품부는 지난 7월 '농업기계화 촉진법'을 개정해 이중가격으로 농업기계를 판매한 업자에 대해 정부 정책자금이 지원되는 농업기계를 일정 기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판매 제한 기간은 2년 범위에서 정할 수 있으며, 농식품부는 내년 초까지 시행규칙을 개정해 지원 제외 기준과 세부 절차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