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도체 중심 경기 개선세 확대"…수출·설비투자 두 자릿수 증가

7월 수출 62.8%↑·6월 설비투자 21.7%↑…생산·소비도 개선
물가·고용 부담에 관세·중동 불안까지…"대내외 불확실성 상존"

지난 30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홍콩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탑재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스1 김성진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늘고 생산과 소비도 개선되면서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수출은 인공지능(AI) 관련 수요에 힘입어 지난달 62.8% 증가했고, 6월 설비투자도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21.7% 늘었다.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가 폭도 확대됐다. 다만 고용 증가세가 둔화하고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미국의 관세 조치와 중동 정세 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발표한 '2026년 8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소비도 내구재를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며 "서비스업의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고 제조업도 반등하면서 전산업생산이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AI 특수 타고 반도체·설비투자 호조…생산·소비도 일제히 반등

6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해 전월(1.9%)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조업일수가 전년보다 1.5일 늘어난 가운데 서비스업과 제조업 생산이 모두 개선된 영향이다.

광공업생산은 전월 1.1% 감소에서 5.8% 증가로 전환했다. 반도체 생산 증가율은 기저효과로 1.5%에서 2.2%로 소폭 높아지는 데 그쳤지만, 자동차 생산이 5.3% 감소에서 12.6% 증가로 반등했다. 기계장비(14.4%)와 전기장비(8.8%) 생산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재고율은 102.4%에서 94.2%로 하락했고 평균가동률은 70.9%에서 74.9%로 상승했다.

서비스업생산은 금융·보험업(9.2%)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13.7%)을 중심으로 5.3% 증가했다. 도소매업 생산은 4.1% 늘어 증가 폭이 확대됐고 숙박·음식점업도 1.0% 증가했다.

소비도 내구재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6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해 전월(1.5%)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내구재 판매는 전월 3.6% 감소에서 10.9% 증가로 전환했다. 부품 수급 차질이 완화된 가운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수요가 선반영되면서 승용차 판매가 12.2% 증가했다. 주요 업체의 상품권 환급 행사 영향으로 가전제품 판매도 13.1% 늘었다.

준내구재와 비내구재 판매는 각각 2.2%, 1.7% 증가했다. 운수·창고업(4.7%)과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3.7%) 등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 생산도 증가 폭이 확대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비반도체 부문도 반등했다. 6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21.7%, 전월 대비 5.8% 증가했다.

기계류 투자는 반도체제조용장비가 58.5% 늘며 높은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일반산업용기계와 전기·전자기기도 각각 9.3%, 19.2% 증가했다. 운송장비 투자는 자동차가 29.8% 급증하면서 20.5% 늘었다.

선행지표인 지난달 기계류 수입액도 반도체제조용장비(60.1%)를 중심으로 18.8% 증가했다. 다만 KDI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반도체 이외 부문의 설비투자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 부진·고용 둔화 발목…통상 압박 등 대내외 불확실성 상존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부진이 이어졌다. 6월 건설기성은 전년 동월 대비 4.0% 감소했지만, 비주거용 건축 개선에 힘입어 전월보다는 4.1% 증가했다.

경상금액 기준으로 주거용 건축과 토목은 각각 8.7%, 1.4% 감소한 반면 비주거용은건축은 22.9% 증가했다. 주택 인허가는 1만 8000호로 최근 5년 평균의 49%에 그쳤고 착공도 2만 4000호로 최근 5년 평균의 86% 수준에 머물렀다.

KDI는 비주거용 건축의 개선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주택 부문의 부진과 건설비용 상승으로 건설투자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은 인공지능(AI) 관련 수요에 힘입어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2.8% 증가했고, 조업일수 영향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은 69.6% 늘었다.

일평균 금액 기준으로 정보통신기술(ICT) 품목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178.2% 급증했다. 선박과 석유제품 수출도 각각 53.0%, 39.6% 증가했다.

수입은 원유 도입단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26.5% 증가했다. 주요 에너지원 수입이 39.3% 늘었고 이를 제외한 품목도 반도체장비를 중심으로 23.0% 증가했다. 수출 증가 폭이 수입보다 커지면서 무역수지는 303억 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고용은 여전히 둔화한 흐름을 보였다. 6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6만 3000명 증가해 전월 4만 명 감소보다는 개선됐지만, 1분기 월평균 증가 폭인 18만 3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29만 3000명 늘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에서는 각각 9만 7000명, 6만 7000명 감소했다. 계절조정 고용률은 62.6%, 경제활동참가율은 64.4%로 전월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연초보다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지난 6월 3.2%에서 지난달 2.8%로 낮아졌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24.7%에서 15.5%로 둔화했고 농축수산물 상승률도 3.2%에서 0.9%로 축소됐다.

반면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5%에서 2.6%로 높아졌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반도체 가격 상승분의 전자제품 가격 반영으로 내구재 물가 상승률이 3.1%에서 3.9%로 확대됐다.

금융시장에서는 높은 변동성이 이어졌다. 코스피는 6월 말 8476.5에서 지난달 말 6595.5로 크게 하락했고, 지난달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84.6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달러 약세 등의 영향으로 6월 말 1549.4원에서 지난달 말 1424.0원으로 하락했다.

KDI는 "미국의 관세 조치와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아직 높은 수준을 보이고 고용 여건도 둔화하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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