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손질해 2.2조원 더 거둔다…서민·중산층은 1.2조 감세
[2026 세제개편] 전체 세수효과 3.4조원…세수 증가분 3분의 2가 종부세
고소득자·고가주택 증세해 민생·성장 지원…비과세 정비로 2.5조원 확보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정부가 올해 세제개편에 따른 세수 증가 효과를 3조 4430억 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발표한 이재명 정부의 첫 세제 개편안과 비교하면 증세 규모가 약 58% 축소됐다.
정부는 세입 확대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근로장려금(EITC)과 월세 세액공제, 지방·첨단산업 지원 등을 늘려 증세 규모를 작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였다.
전체 세수 증가분의 3분의 2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서 나올 예정이다.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은 1조 2000억 원가량 줄어든다.
재정경제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개편에 따른 세수 효과를 3조 4430억 원으로 추산했다. 연도별 세수 효과는 2027년 7812억 원, 2028년 1조 8893억 원, 2029년 4882억 원, 2030년 642억 원, 2031년 이후 2201억 원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민생과 지방, 첨단·전략산업 지원에 세금을 투입하는 대신 30억 원 이상 고가 주택과 다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늘리고 실효성 떨어진 비과세·감면 제도를 손봐 추가 세수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세목별로는 종부세가 2조 1815억원으로, 전체 세수 효과의 63.4%를 차지했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을 보호하되 비거주 주택과 다주택자, 일정 가액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주택 수에 따라 달랐던 종부세율을 주택 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하고 공정시장가액 비율과 일부 세율·세액공제 한도 등을 조정하기로 했다.
종부세수는 이에 따라 2027년 8227억원, 2028년 1조 966억원, 2029년 2622억원 등 순차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부가가치세는 6007억 원의 세수 효과가 예상됐다. 자영업자 신용카드 매출에 대한 우대 공제율을 1.3%에서 1.2%로 낮추는 안을 반영한 결과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신용카드 이용 장려라는 목적을 상당 부분 달성한 만큼 우대 공제율을 낮추되 자영업자의 힘든 상황을 고려해 소폭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종료도 세수 증대로 이어졌다. 정부는 이번 개편에서 조세지출(비과세·감면 등 세제 혜택)을 정비하면서 하이브리드차 개소세 감면을 종료하기로 했다.
개소세를 포함한 기타 세목에서는 1조 3823억 원의 세수 효과가 예상됐다.
반면 소득세와 법인세는 각각 5579억원, 1636억원 순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근로장려금 소득요건 완화와 최대 지급액 인상, 연구개발(R&D)·통합투자 세액공제에 대한 지방우대계수 적용 등의 영향이 컸다.
정부가 추정한 세 부담 귀착을 보면 총급여 8900만원 이하 서민·중산층의 부담은 1조 2258억 원 줄어든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부담할 세수도 각각 791억 원, 578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고소득자의 세 부담은 1226억 원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자 부담은 사실상 이보다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계층·부문별 귀착액 중 최대인 4조 6831억 원이 '기타'로 나타났는데, 여기에는 외국인·비거주자뿐 아니라 종부세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종부세가 전체 세수 효과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만큼, 실제 세 부담은 고가·비거주·다주택을 보유한 고소득층에 더욱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세제개편은 큰 틀에서 부동산 보유세 조정과 비과세·감면 정비로 확보한 세입에 기초해 민생·지방·첨단산업 지원을 강화하면서 전체 세수까지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강조해 온 세입 확충, 재분배, 잠재성장률 향상 기조를 모두 반영했다.
정부는 2023~2024년 각각 56조 4000억 원, 30조 8000억 원의 대규모 세수 결손을 겪은 뒤 본격적인 세입 기반 확충에 나섰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 첫 세제개편안에서는 법인세율을 전 구간에서 1%포인트씩 올리고 증권거래세율을 2023년 수준으로 되돌리는 등의 조치로 총 8조 1672억 원의 세수 효과를 예상했다. 동시에 세 부담 능력에 따라 과세하는 응능부담 원칙을 강조했다.
올해 정부는 이런 방향성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법인세의 경우는 감세 기조로 선회했다. 특히 작년 순증세 기조와 달리 첨단·전략산업 생산과 지방 투자에 대한 공제를 확대하는 선별적인 감세로 전환했다.
대신 한국의 보유세 부담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 중산층 주택에는 혜택을 부여하는 한편 고가 주택의 종부세 부담은 적정화하는 '공평 과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전체 조세지출의 절반 정도인 115개를 종료·재정 전환·재설계해 약 2조 5000억 원의 세수를 확보하기도 했다.
전체 근로자 평균 임금의 200% 이하인 서민·중산층 세 부담을 1조 원 이상 줄인 점도 특징적이다. 지난해 세제개편은 법인세율 환원 등 세입 복원에 무게를 두면서 서민·중산층 감세가 1000억 원 수준에 그쳤다. 소득세 전반은 작년의 감세 기조를 유지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올해 세제개편은 잠재성장률 반등 지원과 서민·중산층, 청년, 지방 등 민생 안정 지원 방안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세 공정과 합리성을 회복하기 위한 부동산 세제 개편, 비과세·감면 정비 등 그간 추진하기 어려웠던 과제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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