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가구는 2.6만 줄었는데…혼자 사는 장애인 7000명 늘었다

3인 이상 장애인가구 3.1만 감소…장애인만 사는 가구는 66만 가구
장애인 1인가구 10곳 중 3곳 중증…면 지역 장애인가구 비율 15.9%

지난 5월 대구 달서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구직업능력개발원에서 열린 '2026 대구시 장애인 취업박람회'를 찾은 장애인이 참여업체 구인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2026.5.13 ⓒ 뉴스1 공정식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국내 장애인가구가 1년 새 2만 6000가구 줄었지만 혼자 사는 장애인 가구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장애인가구의 숫자는 감소했지만 비장애인 가족과 함께 살지 않는 가구 형태는 확대된 셈이다.

장애인가구 감소는 주로 3인 이상 가구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장애인 1인가구와 장애인만으로 구성된 가구는 증가하면서 장애인가구도 가족 동거형에서 1·2인가구 중심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장애인 1인가구에 대한 돌봄 대책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가족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고령·중증 장애인 1인가구를 중심으로 의료·복지서비스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3인 이상 3.1만 가구 감소…장애인 1인가구는 7000가구 늘어

31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등록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가구는 226만 1000가구로 전년보다 2만 6000가구(-1.1%) 감소했다.

반면 장애인만 사는 가구는 66만 가구로 5000가구(0.8%) 증가했다. 장애인 1인가구도 59만 2000가구로 전년보다 7000가구(1.2%) 늘었다.

전체 장애인가구가 줄어든 것은 가족 구성원이 많은 가구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3인 가구는 전년보다 8000가구(-1.8%), 4인 가구는 1만 2000가구(-4.5%), 5인 이상 가구는 1만 1000가구(-9.7%) 줄었다.

3인 이상 장애인가구에서만 총 3만 1000가구가 감소한 셈이다. 다인가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동안 1인가구는 증가하면서 장애인가구가 외형적으로는 줄어든 모습이다.

장애인만 사는 가구 가운데 대부분도 1인가구였다. 장애인만 사는 66만 가구 중 59만 2000가구가 1인가구로, 장애가 있는 가족끼리 함께 사는 경우보다 장애인이 홀로 거주하는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모두예술공간에서 열린 ‘2026 모두공감기획전 관계의 기술 : 기꺼이 기어이 기대어’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를 체험하고 있다. (모두미술공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20 ⓒ 뉴스1
혼자 사는 장애인 59만 가구…31.1%는 중증

장애인 1인가구는 전체 장애인가구의 26.2%를 차지했다. 특히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1인가구는 18만 4000가구로 전체 장애인 1인가구의 31.1%에 해당했다. 혼자 사는 장애인 10명 중 3명 이상이 중증 장애인인 셈이다.

장애인 인구와 장애인가구 비중은 농촌 지역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면 지역 인구에서 장애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9.5%로 동 지역의 4.7%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장애인가구 비율도 면 지역이 15.9%로 동 지역 9.2%보다 6.7%포인트 높았다. 면 지역에서는 일반가구 6가구 중 1가구가량이 장애인가구인 셈이다.

농촌에 거주하는 고령 장애인은 의료기관까지 이동하는 데도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농촌 취약집단인 65세 이상 장애인이 집부터 병원·의원이나 보건소까지 걸어서 30분 이상 걸린다고 답할 확률이 38.2%였다. 도시 취약집단의 6.7%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연구는 도보 30분 이상을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경우로 분류했다.

버스·전철 이용이나 교통수단 부족, 불편한 도로 상태 등으로 이동에 어려움을 겪을 확률도 농촌 취약집단이 93.4%로 도시 취약집단의 80.1%보다 높았다. 같은 취약집단 안에서도 농촌 거주자의 의료기관 접근과 이동 여건이 더 좋지 않았다는 의미다.

고령화 영향 크지만…"분산된 서비스 모아 집까지 전달해야"

데이터처 관계자는 장애인 1인가구 증가가 장애인가구에서만 나타난 특수한 현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1인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 장애인가구의 1인가구 비율은 전체 일반가구의 1인가구 비율보다 낮다는 것이다.

면 지역에서 장애인 인구와 가구 비율이 높은 것도 농촌의 고령인구 비중과 관련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80세 이상 인구 가운데 등록장애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2%로, 고령인구가 많은 면 지역일수록 장애인 비율도 함께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청각장애 등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애도 등록장애인 통계에 포함되는 만큼 농촌의 높은 장애인 비율을 곧바로 장애인 가구의 고립이나 돌봄 공백 증가로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다만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가 배경이라고 해도 돌봄이 필요한 1인가구가 늘어나는 흐름에는 별도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인가구로 가는 흐름을 막기는 어렵고, 이 과정에서 돌봄을 받아야 하는 1인가구와 장애를 가진 1인가구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농촌은 거주지가 넓게 분산돼 있는 데다 의료·복지 인프라와 서비스 제공 인력이 부족해 개별 기관이 서비스를 각각 제공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정 교수는 "농촌은 인구가 줄고 거주지가 떨어져 있어 서비스 인프라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분산된 서비스를 한곳에서 연계하고 이를 다시 이용자의 집까지 전달하는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AI), 돌봄로봇, 원격 건강관리 등의 기술을 활용할 수밖에 없지만 이를 이용하기 어려운 고령층이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와 함께 혼자 사는 사람들이 일정한 공간에 모여 생활할 수 있는 주거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