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집값 안 잡힐 것"…청년층 집값 기대, 文정부 이후 최고
출범 이듬해 1~7월 평균 118.3…박근혜 113.7·문재인 105.3·윤석열 91.7
전년 동월보다 18% 상승…정부 부동산정책 부정평가 20대 51%·30대 56%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부동산 세제 개편을 예고했지만, 20·30대가 주축인 40세 미만의 집값 상승 기대는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현 정부 2년차인 올해 1~7월 청년층의 집값 기대도 박근혜·문재인·윤석열 정부의 같은 기간보다 높았다. 정부의 시장 안정 메시지보다 서울·수도권의 실제 집값 상승세를 더 강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을 보면 지난달 40세 미만의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31로 전월(125)보다 6포인트(p, 4.8%) 상승했다. 이는 △40대(123) △50대(121) △60대(128)보다는 높고 70세 이상(134)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달 40세 미만 지수(131)는 전체 지수(127)를 4p 웃돌았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현재보다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내릴 것이라는 응답보다 많다는 의미다.
청년층의 집값 상승 기대는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9월(132) 이후 4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7월(111)과 비교해도 20p(18.0%) 상승했으며, 올해(1~7월) 평균은 118.3으로 2021년 같은 기간(131.6)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연령별 통계가 작성된 2013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40세 미만 지수는 올해 1월 125에서 2월 113, 3월 104로 하락했다가 4월 112, 5월 118, 6월 125, 7월 131로 넉 달 연속 상승했다.
3월 저점과 비교하면 무려 27p(26.0%) 뛰었다.
각 정부가 출범한 이듬해 1~7월을 비교해도 현 정부에서 청년층의 집값 상승 기대가 가장 강했다.
정부 출범 이듬해 1~7월 기준 40세 미만 주택가격전망CSI 평균은 박근혜 정부113.7, 문재인 정부 이듬해인 2018년 105.3, 윤석열 정부 이듬해인 2023년 91.7이었다.
현 정부 이듬해인 올해는 118.3으로 박근혜 정부 때보다 4.6p, 문재인 정부 때보다 13.0p, 윤석열 정부 때보다 26.6p 높았다.
7월 지수만 비교하면 격차가 더 컸다. 40세 미만 지수는 2014년 7월 110, 2018년 7월 100, 2023년 7월 103에서 올해 7월 131로 올라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정부별 흐름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이듬해에는 지수가 2014년 1월 114에서 2월 119로 올랐다가 7월 110으로 낮아졌다. 집값 상승 전망은 우세했지만 상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기대 강도는 약해졌다.
문재인 정부 이듬해에는 2018년 1월 111에서 3월 106, 5월 103, 7월 100으로 하락했다.
윤석열 정부 이듬해에는 2023년 1월 76에서 7월 103으로 6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5월까지는 지수가 100을 밑돌았다.
반면 올해는 1~7월 모든 달에 지수가 100을 웃돌았다.
3월 저점도 104로 상승 전망이 우세한 상태였고, 이후 이달 131까지 치솟았다. 이미 높았던 상승 기대가 더욱 가팔라졌다는 의미다.
전체 주택가격전망CSI도 7월 127로 전월보다 7p 올랐다. 이는 2021년 9월(12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3월(96)과 비교하면 넉 달 만에 31p 상승했다.
한은은 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계속 확대되면서 이런 부분들이 소비자들의 기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통화 긴축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과 시중은행의 대출 한도 축소 등이 주택가격 기대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시차를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집값 상승 기대는 정부 부동산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도 맞물렸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조사한 결과, 정부 부동산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20대 51%, 30대 56%로 각각 절반을 넘었다. 긍정평가는 20대 17%, 30대 15%에 그쳤다.
향후 1년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도 20대 68%, 30대 69%로 70%에 육박했다. 부동산정책 부정평가 이유로는 '집값 상승을 억제하지 못함'이 21%로 가장 많았다.
정부는 다음 주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실거주 1주택자의 부담은 낮추고 비거주·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의 부담은 강화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9일 "실거주하는 1주택에 대해서는 부담을 줄이고, 거주하지 않는 다주택에 대해서는 부담을 늘리는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세제 개편안이 청년층의 집값 상승 기대와 정책 불신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과거 정부의 흐름에서 나타나듯 주택가격 전망은 정책 신뢰뿐 아니라 실제 집값과 금리, 대출·공급 여건의 영향을 함께 받는 만큼 세제 개편만으로 기대심리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집값 기대가 높은 배경에는 풍부한 유동성과 교통 여건, 세제 구조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며 "세제 개편은 긍정적이지만 유동성과 교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서울 집값 상승 압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은 대출 규제와 집값 상승, 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고 느끼고 있다"며 "현금이 부족한 청년층일수록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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