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물가 동시에 뜨겁다…한은 "금리 인상 기조 이어갈 필요"

강한 성장세에 수요 압력 점차 확대…고물가 지속
반도체 호황 이어질 전망이나 낙수효과 제한 여지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계란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2026.6.26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도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충격에 더해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인한 수요 측 물가 압력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서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는 물가 상승 압력의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다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성장세가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인 2%를 웃돌고 금융안정 측면의 위험도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한은은 앞으로의 물가 흐름에서 유가뿐 아니라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측 압력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월 2%대로 물가안정목표 수준에서 안정됐으나, 중동 사태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6월에는 3.2%까지 높아졌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6월 2.5%로 올랐으며, 국민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하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같은 달 3.4%에 달했다.

한은은 "향후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등 중동 상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 비용 충격 전이 등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물가 경로에는 유가와 환율, 여름철 기상 여건,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 등이 상·하방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측면에서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이 국내 경제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고, 소비도 중동 사태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재화 수출은 1분기 전기 대비 6.0%, 2분기 1.0% 증가했고, 민간소비도 각각 0.6%, 0.4% 늘었다.

이에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1분기 전기 대비 1.8% 성장한 데 이어 2분기에도 0.6% 증가했다.

한은은 앞으로도 반도체 경기 확장세가 이어지면서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월(2.6%)보다 큰 폭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한은은 반도체 호황의 수혜가 일부 산업과 계층에 집중돼,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는 효과는 일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지표상 성장세는 강하지만 반도체와 직접 연관성이 낮은 업종이나 가계가 체감하는 경기 회복 속도에는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1400원대로 낮아진 환율의 경우, 한은은 대외 차입 여건과 국내 외화 유동성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중동 사태, 미국 통화정책 경로에 따라 외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