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가액 기준 전환하고 초고가 조준…실거주는 유지·완화
실거주·일반주택 세 부담은 유지·경감…종부세 과표 구간 세분화 가능성
장특공제 보유기간 혜택 손질…30일 당정협의 거쳐 내달 초 발표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정부가 실거주 목적의 일반 주택은 세 부담을 유지하거나 낮추는 대신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는 높이고 양도차익을 억제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을 검토한다.
종합부동산세는 주택 수보다 보유가액을 중심으로 과세 체계를 손질하고, 양도소득세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과도한 혜택이 돌아가지 않도록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등을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당국은 주택 실수요자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투기 목적의 주택 보유를 억제할 수 있도록 종부세 부담을 높일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놓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세 차례 열린 부동산 정책 토론회와 온라인 의견 수렴 과정에서는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를 적정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시가 30억∼50억 원을 기준으로 삼아 종부세 부담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현재는 주택 수에 따라 세율을 달리하는 구조여서 주택 수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주택 수뿐 아니라 주택 가액을 중심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의견이 토론회에서 나왔고, 이를 주요 검토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1주택자는 공시가격이 12억 원 이하이면 종부세를 내지 않는다. 정부 안팎에서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을 고려해 기본공제 기준을 올려 종부세 대상자는 줄이는 대신 초고가 주택 소유자의 부담은 지금보다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장기간 실거주한 일반 주택의 세 부담은 늘리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초고가 주택부터 세금을 급격하게 올리기보다는 가격대에 따라 부담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재경부 관계자도 실거주자와 초고가가 아닌 일반 주택의 세 부담을 늘리지 않는다는 방향에 대해 "크게 어긋나는 방향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종부세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개인 주택분 종부세율은 '3억 원 이하'부터 '94억 원 초과'까지 7개 구간으로 나뉜다. 그러나 주택 가격 차이를 세밀하게 반영하기에는 구간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과표 50억 원 초과∼94억 원 이하 구간에는 1주택자를 기준으로 2%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를 아파트 시가로 환산하면 대략 138억∼244억 원에 달하는 주택이 같은 세율 구간에 포함되는 셈이다.
종부세 산출 과정에서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현재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지만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에는 95%까지 올랐다.
다만 현행 체계에서 이 비율만 높이면 광범위한 증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주택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초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세 부담이 늘어나도록 다른 과세 요소를 함께 조정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종부세 세액공제 제도도 개편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5년 이상 보유하면 보유기간에 따라 20∼50%를 공제받는다. 보유자가 만 60세 이상이면 연령에 따라 20∼40%를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으며, 두 공제의 합산 한도는 80%다.
정부 안팎에서는 장기보유 공제가 투기 억제라는 정책 목표와 맞지 않는 만큼 이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보유기간 대신 실제 거주기간을 기준으로 공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고정소득이 줄어든 은퇴 생활자의 부담을 고려해 연령에 따른 공제는 유지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는 고가 1주택의 기대수익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방식과 한도를 다시 설계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현재 1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한 뒤 매각하면 양도차익에 대해 보유기간에 따라 12∼40%를 공제받는다. 2년 이상 거주하면 거주기간에 따라 8∼40%가 별도로 적용된다. 두 공제를 합쳐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는 비조정대상지역 주택이라면 보유기간에 따라 6∼30%의 공제를 적용받는다.
정부는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가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축소·폐지하거나 거주기간 중심의 공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특공제액에 연간 합산 한도를 두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다주택자가 1년 동안 여러 채를 매각하면 각 주택에 적용되는 전체 공제 규모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거주기간 공제 한도를 10억 원 이상∼20억 원 미만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구체적인 공제 한도도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서 "거주용 1주택이라도 양도차익이 크게 발생한 초고가 주택은 장특공제 한도 설정 등을 통해 과도한 혜택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초고가 주택이 아니라면 거주용 1주택에 현행 수준의 장특공제를 유지하고, 장기간 실제 거주한 1주택자에게는 양도세를 추가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정부는 특정 세율이나 공제 하나만 조정하기보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손질해 시장에 미칠 부작용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초고가 주택은 과세형평 차원에서 보유세와 양도세 체계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여당은 30일 당정협의에서 부동산 세제를 포함한 세제 개편안을 논의한 뒤 다음 달 초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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