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연 3% 성장' 눈앞…깜짝 GDP에 8월 '연속 금리인상' 힘받나
반도체 미라클 지속…하반기 GDP 역성장해도 연 3% 성장권
GDP·GDI 격차 또 최대…7월 물가·환율이 백투백 인상 결정
- 김혜지 기자, 이강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이강 기자 = 올해 상반기 한국 경제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연 3% 성장 달성이 가시화했다. 반도체 수출 호황이 투자·소비 등 내수에까지 훈풍을 불어 넣으면서다.
한국은행은 특히 국내총생산(GDP)뿐 아니라 국내총소득(GDI)의 급증에 눈길을 쏟고 있다. 교역조건이 개선되며 늘어난 소득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2분기 호성장이 한은의 추가 긴축 명분을 한층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실제 7~8월 연속(백투백) 금리 인상 여부는 7월 물가와 환율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로 집계됐다. 지난 5월 한은이 제시했던 전망치(0.2%)를 세 배나 웃도는 수치다.
올해 연간 성장률은 3%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1분기 성장률이 1.8%에 달한 영향으로, 하반기 평균 마이너스(-) 0.1% 성장에 그쳐도 연간 3%를 달성할 수 있어서다.
하반기 경제 성장이 한은의 5월 전망 경로를 따른다는 전제 아래, 올해 연간 성장률은 3.2%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반기 평균 0% 성장 땐 연 3.1%, 평균 0.2% 땐 연 3.2%, 평균 0.3% 땐 연 3.3% 수준이 예상된다.
한국 경제가 한 해 3% 넘게 성장한 것은 2021년(4.7%)이 마지막이었다. 올해 3%를 넘으면 5년 만의 일이 된다.
시장에서는 한국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지금처럼 강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올해 성장률로 3.6%를 제시했다.
이런 고성장은 '반도체 미라클' 영향이 컸다. 반도체 경기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개선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의 급격한 개선으로 GDI가 GDP보다 더욱 증가했고, 이는 설비투자와 민간소비를 부양하는 양상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2분기 경제 성장률 0.6% 가운데 내수·순수출은 각각 0.3%포인트(p)를 기여했다. 내수도 수출 못지않은 힘을 보태면서 성장이 한층 균형을 이룬 모습이다.
박 연구원은 "2분기 경제 성장의 내용도 긍정적"이라며 "수출과 내수 부문의 성장이 균형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특히 GDI 급증에 주목하고 있다. GDI는 생산된 부가가치(GDP)가 실제 얼마만큼의 소득(구매력)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출 가격이 수입 가격보다 오르는 등 교역조건이 개선되면, 같은 양을 생산해도 국민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소득은 더욱 늘어난다.
2분기 실질 GDI는 전년 동기 대비 15.6% 급증, 같은 기간 GDP 증가율(3.7%)을 큰 폭으로 제쳤다. 두 지표 간 격차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1분기 9.4%p → 2분기 11.9%p)를 연속으로 경신했다.
통화정책은 이 같은 구매력 증대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실제 소비 확대로 이어지면 물가를 자극하는 수요 측 압력이 거세지기 때문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GDP-GDI 성장률 격차가 수요 측 물가 압력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고물가를 막으려면 추가 통화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 이달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년 6개월 만에 인상(2.5 → 2.75%)하며,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성장 지표가 8월 백투백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다 키웠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기 대비 성장률 0.3~0.4% 이상이면 8월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특히 1분기 고성장의 기저효과에도 0.6% 성장은 한국의 성장세가 상당히 강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물가, 수출, GDP, 추경 등을 고려하면 8월 인상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설령 8월이 아니라도 연내 기준금리를 3%까지 한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원유 가격과 환율이 오른 데 따른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에 부의 효과 등이 가세하며 앞으로 물가가 많이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GDP만으로 8월 연속 인상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성장은 앞서 수출 지표 등을 통해 예견된 결과"라면서 실제 백투백 가능성을 높일 핵심 지표는 7월 근원물가와 환율이라고 지목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통화정책 대응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지난 금리 인상 사이클 당시 물가(6.3%)와 기준금리(3.5%) 등을 지금과 비교하면 백투백 단행 명분이 강하지 않고, 환율도 1500원 밑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구매력 향상이 실제 총수요를 늘려 내수를 견인할지,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을 더할지는 하반기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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