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0.6% '깜짝 성장'…한은 "하반기 -0.1%만 돼도 연 3% 진입"
1분기 1.8% 이어 강한 성장세…"수출·설비투자 5월 전망 웃돌아"
내수·순수출 각각 0.3%p 기여…중동전쟁 충격도 예상보다 제한적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올해 2분기 우리 경제가 0.6% 성장하면서 한국은행의 전망을 0.4%포인트(p) 웃도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1분기 1.8% '깜짝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강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이 3%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한은이 23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분기 전망치(0.2%)를 0.4%p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 예상인 0.2%보다도 0.4%p나 높았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2분기 성장률은 0.62%였다.
한은은 1분기 1.8%의 높은 성장률에 이어 2분기에도 0.6% 성장한 점을 들어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통상 직전 분기 성장률이 큰 폭으로 높아지면 다음 분기에는 기저효과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지거나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24년 1분기 1.0% 성장 이후 2분기 0.1% 역성장했고, 지난해 3분기 1.4% 성장한 뒤 4분기에는 0.1% 역성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1분기 1.8%의 고성장 이후에도 2분기 성장이 한은의 전망을 크게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1분기 3.8%에 이어 2분기 3.7%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하반기 3·4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평균적으로 마이너스(-) 0.1%만 나오더라도 올해 연간 성장률은 3%를 기록할 수 있다"면서 "상반기 성장세가 예상보다 워낙 강했던 영향"이라고 말했다.
연간 성장률이 3%를 넘으면 2021년 4.7% 이후 5년 만의 일이 된다. 한은은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기존 2.6%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다만 한은은 중동 전쟁의 종전 합의가 예상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다 지난해 성장 흐름이 '상저하고'였던 만큼 하반기는 기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분기 성장률이 5월 전망을 크게 웃돈 배경에는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 경기와 이에 따른 수출·설비투자 증가가 있었다.
한은은 민간소비는 기존 전망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수출과 설비투자가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가 예상보다 강해지면서 수출이 늘었고, 반도체 제조용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도 확대됐다는 것이다.
지출 항목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내수와 순수출은 각각 0.3%p씩 기여했다. 당초 수출 중심의 성장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내수와 순수출이 고르게 힘을 보탠 셈이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1.4% 증가했다. 수입은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0.8% 늘었다.
민간소비는 가전제품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어 전기 대비 0.4% 증가했다.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0.2%p였다.
한은은 정부의 지원책과 양호한 소비심리 등이 민간소비를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재화 소비는 내구재를 중심으로 늘었다. 대규모 상품권 환급 행사 등의 영향으로 가전 소비가 증가했고, 2분기까지 높은 주가 수준이 이어지면서 소비심리 개선 영향으로 의류·가방 등 백화점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민간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6%, 설비투자는 5.4% 증가했다. 2024년과 2025년 두 항목의 증가율이 각각 1%대 중반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확대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류를 중심으로 전기 대비 0.2% 증가했다.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 투자가 늘면서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3.3% 급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부진 등의 영향으로 0.2% 감소했다. 한은은 건설투자의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다고 평가했다.
중동 전쟁은 일부 산업의 공급과 생산,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전체 성장률에 미친 충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한은은 나프타 수급 안정과 비축유 방출 등 정부 지원책, 원유 수입선 다변화가 부정적 영향을 줄였다고 밝혔다.
한은은 중동 정세가 더 악화된다면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지만, 원유 도입이 사실상 중단되는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하반기 경제가 역성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반도체 수출액이 에너지 수입액을 크게 웃돌아, 과거 오일쇼크 당시보다 경제의 충격 흡수력이 높아졌다는 판단도 덧붙였다.
이현영 한은 지출국민소득팀장은 "홍해를 통한 수송까지 차질이 빚어지는 국면으로 악화될 경우 영향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금의 긴장 정도면 어느 정도 감내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실질 GDI 증가율은 실질 GDP 성장률(3.7%)을 11.9%p 웃돌았다.
1분기 GDP와 GDI 증가율 격차인 9.4%p보다 2.5%p 더 확대되며 196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격차를 2분기 연속 경신했다.
중동 전쟁으로 원유 등 수입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품 가격이 더 크게 오르며 교역조건이 개선된 영향이다.
이 국장은 이에 따라 최근 교역조건 개선과 GDI 증가로 인한 소비·투자 여력이 기업 투자 확대, 고용과 가계소득, 소비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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