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301조 관세 발표 임박…김정관 이어 여한구도 방미, 대미 총력전(종합)
강제노동 이어 공급과잉 발표 앞둬…한국 관세 부담 커질 가능성 촉각
김정관 장관·여한구 본부장 잇단 방미…美 의회·행정부 설득 총력
- 이정현 기자, 한상희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한상희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 이어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한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정부가 통상 수장을 연이어 투입하며 대미 통상 협상과 관세 조율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0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미국을 방문하는 한미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과 일부 일정을 함께하며 미국 의회와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주요 통상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방미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비공개 일정은 여러 건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통상 라인을 총동원하는 이유는 오는 24일 전후 발표가 예상되는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 2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둘러싼 법적 논란 이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글로벌 10% 보편관세를 도입했다. 이는 최장 150일간 적용되는 임시 조치로, 적용 시한이 끝나는 이달 24일을 전후해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반영한 국가별·산업별 관세 체계가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강제노동과 공급과잉을 이유로 301조 조사를 진행 중이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무역 관행에 대응해 미국 행정부가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중 '강제노동' 건과 관련, 지난달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60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10% 또는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한국은 강제노동 관련 수입금지 조치의 도입과 집행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중국, 일본, 영국, 호주, 베트남 등과 함께 12.5%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더해 이번 주중 예정된 발표는 '공급과잉' 관련 301조 조사 결과다. 한국이 공급과잉 문제로 2.5% 이상의 추가 관세를 적용받을 경우 최종 관세율은 앞서 양국이 합의한 15%의 상호관세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미국과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바 있다.
정부의 최우선 목표는 한국에 적용되는 최종 관세율을 15%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조선산업 협력과 대규모 대미 투자 등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미국과 관세 조율을 이어왔다. 통상당국 안팎에서는 지난해 투자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과 사실상 '15%' 수준을 상한선으로 관리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이번 301조 조사 결과에서도 이를 유지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301조 관세는 상호관세보다 철회나 조정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제도로 평가되는 만큼, 정부는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 국회의원단까지 총동원해 대미 설득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가를 대상으로 한 의원외교도 본격화했다. 한미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은 20~21일 출국해 6박 7일 일정으로 워싱턴DC 등을 방문한다. 이들은 미국 의회와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한미 관세 협의 후속 조치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 방안을 설명하고, 미국 내에서 제기된 한국 관련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한미의원연맹 소속 한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24일께 발표될 301조 조사 결과를 앞두고 여한구 본부장이 막판 조율을 위해 미국을 찾으면서 의원단과 함께 미국 측을 만나자는 요청을 했다"며 "이번 주 최대 현안인 301조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정부와 국회가 함께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오는 23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만나 조선산업 협력 확대와 함께 301조 관세 등 주요 통상 현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의원연맹 소속 의원들도 미국 의회와 행정부를 잇달아 만나 관세 협의 후속 조치와 대미 투자 확대 방안을 설명하고,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조선 협력 현황을 점검하는 등 정부와 국회가 함께 대미 통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합의한 대미 투자 프로젝트 이행도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투자 집행 속도와 사업성 등을 둘러싼 양국의 이견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이 연간 200억 달러 상한으로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는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포함한 조인트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합의했다.
그간 미국 측은 대미투자 집행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여러 채널을 통해 우리 정부를 압박해 왔다. 국회에서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와 한미전략투자공사(KUIC) 설립 절차로 인해 올해 상반기 들어서야 한미 협의가 본격화했지만, 투자 방식과 '상업적 합리성'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 조율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미국 측이 한국의 자국 기업 차별 문제를 제기하면서 새로운 통상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미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쿠팡에 대한 차별적 공격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최근 귀국해 대미 투자와 통상 현안에 대한 미국 측의 이런 분위기를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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