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특공제 80%는 과도" 양도세 손질·초고가 표적 과세 한목소리

1가구 고가 주택 장특공제 80%가 '똘똘한 한 채' 부추겼다는 지적
OECD "거래세 줄이고 보유세 높이라" 역진적 공제 줄이는 방향 제시

구윤철(왼쪽 다섯번째)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16 ⓒ 뉴스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심서현 기자 = 정부가 보유세 인상 기조를 굳힌 가운데,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를 어떻게 손봐 거래 정상화와 자산 재분배를 동시에 달성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초고가 주택 표적 과세, 고령·서민층 보호 장치, 다가구 중과 유지 여부가 양도세·취득세 개편의 네 축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보유세 인상 이후 양도·취득세에 맡겨진 숙제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양도세·취득세를 두고 “투기 억제와 거래 정상화, 소득 재분배라는 목표를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이어갔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실거주 주택과 비거주·투자 주택을 명확히 나눈 뒤 “실거주에는 세 부담을 낮추고 비거주에는 부담을 높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보유·양도 단계 모두에서 주택 수가 아닌 가액 기준으로 과세 체계를 일원화해야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장특공제 80%, 어디까지 줄일 것인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는 양도세 손질의 1순위 과제로 지목됐다.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 제도 아래 1가구 고가 주택이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받는 구조를 두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의 재분배 기능을 사실상 무력화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유 기간 중심 공제를 실거주 기간 중심으로 전환하고, 20년 이상 장기 거주에도 총 공제율을 60% 수준에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같은 양도차익이라도 다가구보다 1가구 고가 주택의 세부담이 크게 낮아 ‘똘똘한 한 채’ 전략을 부추겨 왔다는 분석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6.5.26 ⓒ 뉴스1 김민지 기자
다운사이징·실거주 이동, 보유세 인상 시대 세제 설계 관건

고령층, 지방 거주자, 서민·중산층의 주거 이동성을 어떻게 설계할지도 쟁점이었다.

패널들은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고령 은퇴자의 매각·다운사이징에 대한 양도세 부담을 덜어 세대 간 자산 이동과 거래 정상화를 유도하고, 서민·청년층이 실거주용 주택을 옮길 때 취득세·양도세를 정밀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거주·고령·서민층의 이동성을 높이는 쪽으로 양도세·취득세를 다듬는 동시에, 초고가·투자 목적 주택에는 더 무거운 세부담을 지우는 이중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똘똘한 한 채' 키운 1가구 우대, 초고가 선별 과세로 고쳐야

시민단체와 시장 전문가들은 '똘똘한 한 채' 현상을 키운 기존 세제를 비판하며 초고가 주택 중심 선별 과세를 강조했다.

조정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활동가는 "1가구만 갖고 오래 살면 혜택을 주겠다는 정책 기조가 강남·한강변 아파트로 돈을 몰리게 했다"며, 보편적 원칙에 기반한 양도세·취득세 재설계와 특정 지역 초고가 아파트 쏠림 완화를 주문했다.

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는 세금을 "시장을 교정하는 도구"로 규정하며, 시가 40억 원 이상 등 초고가 주택에 한해 실효세율을 1% 안팎으로 대폭 높이면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소수 고가 보유자를 위한 세제 완화 요구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 2026.7.16 ⓒ 뉴스1 김도우 기자
OECD 기준으로 본 양도·취득세 재배치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도세·취득세와 보유세의 조합을 국제 기준과 연동해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국내 부동산 보유세 비중이 국내총생산 대비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슷하지만, 실효세율은 0.15%로 OECD 평균 0.33%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반면 거래세 비중은 높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보유·고령 공제를 정률로 깎아주면 집값이 비쌀수록 혜택이 커지는 역진 구조가 된다"며, 공제를 줄이는 대신 고령 1가구 장기보유자에겐 납부 유예를 확대해 매각·상속 시 일괄 정산하는 방식이 조세 형평에 더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장특공제 구조조정, 초고가 주택 과세 기준, 고령자 납부 유예, 서민·청년층 취득세 완화와 다가구 중과 유지 여부가 양도세·취득세 개편의 핵심 패키지로 압축됐다.

정부가 연내 세법 개정안에 비거주·투자 목적 주택의 세부담 강화와 실거주·고령층 보호 장치를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똘똘한 한 채’ 전략과 주택 거래 구조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