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한채 vs 10억 세채"…부동산 세제 개편, 종부세 형평성 쟁점 부상

"종부세는 가액 기준,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거주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1가구 비과세 12억·장특공제 80% 중복이 '똘똘한 한 채' 전략 부추겨"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16 ⓒ 뉴스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심서현 기자 =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을 앞두고 실거주 보호, 과세 형평, 거래 정상화를 둘러싼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 '부동산 세제 국민 경청 토론회'를 연 가운데, 고가 주택을 겨냥한 보유·양도세 손질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값 급등기 세제 왜곡이 '똘똘한 한 채' 쏠림을 키웠다는 지적 속에 실거주자 중심으로 세 부담 구조를 다시 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집값 166% 뛰는 사이 종부세 과세인원 롤러코스터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세제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2016년 이후 서울 동남권 아파트 가격이 166% 오르고, 서울 전체 아파트도 131% 뛰는 동안 소비자물가는 25% 상승에 그쳤다"며 집값 급등이 부동산 조세 형평성 논의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종합부동산세 과세인원은 2022년 113만 9000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공시가격 급락과 기본공제 상향으로 2023년 35만 1000가구까지 줄었다가, 집값 재상승과 함께 2025년 48만 1000가구로 다시 늘어난 상태다.

강 교수는 종합부동산세를 고액 부동산 보유에 대한 선별 과세로 보면서도, 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69%)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60%)가 겹치며 과세표준이 실제 시가를 과소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에서 1가구 12억 원, 다가구 9억 원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정하고, 여기에 세율과 세부담 상한 150%를 적용하는 현 체계가 고가 자산 보유세를 약화시키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6.5.26 ⓒ 뉴스1 김민지 기자
"30억 한 채 vs 10억 세 채" 종부세 형평성에 던진 질문

과세 기준의 형평성 논란도 짚었다. 그는 "현 제도에선 시가 30억 원인 주택 한 채보다 10억 원 주택 3가구를 가진 경우 세부담이 더 커지는 모순이 발생한다"며 주택 수가 아닌 가액 기준으로 종부세 세율 체계를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또 1가구 1주택에 대해 실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고령·장기보유 요건만 충족하면 산출세액의 최대 80%를 공제하는 현 제도는 비거주 초고가 1가구에도 과도한 혜택을 주고 있다며, 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도세 5% 대 29.3%…1가구·다가구 세 부담 6배 격차

양도소득세 쟁점도 비슷한 맥락에서 제기됐다.

강 교수는 양도차익 30억 원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들어 "1가구 장기 거주자의 실효세율은 약 5%인 반면 다가구는 29.3% 수준으로 6배가량 차이가 난다"며 1가구 비과세 한도 12억 원과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80%) 중복 적용이 '똘똘한 한 채' 전략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를 줄이는 대신 실제 거주 기간 비중을 키우고, 비거주 주택의 장기보유 감면을 조정해 거래 정상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16 ⓒ 뉴스1 김도우 기자
실거주 보호·형평·거래 정상화, 세 가지 축으로 본 개편 방향

강 교수는 실거주 보호, 과세 형평성, 거래 정상화를 축으로 종부세 강화와 양도세 완화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초고가 주택에는 보유·양도 단계 모두에서 가액에 비례한 적정 세 부담을 부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고령층 다운사이징을 포함한 세대 간 자산 이동까지 고려한 정밀한 세제 설계를 주문하면서 "실거주 1가구에 대한 방어막은 두껍게, 비거주·투자 목적 보유에 대한 혜택은 과감히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종부세·양도세 개편 쟁점을 바탕으로 향후 세법 개정 방향을 구체화할 방침이어서, 실거주 중심 부동산 세제 전환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