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시대 초과이익 해법은…산업부 '투자', 노동부 '성과공유'

14~15일 반도체 'N% 성과급' 초과이익 토론회
산업 경쟁력에는 '공감'…정부 내서도 해법은 온도차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에서 열린 AI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15 ⓒ 뉴스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가 반도체 초과이익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인공지능(AI)·반도체 시대의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논의했다.

양 부처는 새로운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 경쟁력 강화와 노사관계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접근 방식에서는 다소 결을 달리했다.

산업부는 투자 확대와 성장 기반 마련에 무게를 둔 반면, 고용노동부는 사회연대적 성과 배분 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6일 정부에 따르면 노동부와 산업부는 각각 지난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노동계와 경영계와 전문가를 초청해 AI 시대의 경제 시스템이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이번 두 토론회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5월 삼성전자 교섭 타결 후,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의 가능성을 모색해 보자며 시작됐다. 당시 토론회는 지난달 1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청와대에서 다양한 방식의 논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일정이 연기되고 노동부와 산업부가 각각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

당시에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노동부 장관은 노동부 장관 입장에서 성과 배분의 사회적 공론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라며 "산업부 장관은 또 산업의 입장에서 기업의 초과이윤이나 영업이익에 대해서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열린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14 ⓒ 뉴스1
"초과 이익 특별목적세 부과로 환수하자"vs"초과 이익 개념 자체가 모호"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초과이익 분배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노동부 토론회에서는 기업의 초과이익에 특별목적세 부과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산업부 토론회에서는 재투자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노동부 토론회에서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AI로 변화하는 산업구조에서 기술력을 가진 초대기업은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며 "초과이익에 대한 특별목적세를 도입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법인세 외에 추가적인 과세를 통해 마련된 세수를, 이를 납부한 산업 내 연구·개발(R&D) 투자, 산업단지 현대화, 청년 채용 등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활용하자는 제안이다.

정 교수는 "AI로 변화하는 산업구조에서 기술력을 가진 대기업은 막대한 수익을 낼 수 있게 됐고, 기업 이익의 재분배는 전통적인 단체교섭만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기업의 초과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고 했다.

산업부 토론회에서는 초과이익이라는 표현 자체가 모호하다는 점부터 지적됐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사회 통념적으로 초과 이익을 수익이 많이 났다고 여기지만, 학문적으로는 잘 정의가 되지 않는 이야기"라며 "통계적으로는 평균, 분산을 활용해 분석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 5년 치 데이터라고 하더라도 분기별 이익을 가져다 분석하면 20개 데이터밖에 없어서 추세를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이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안 교수는 ""기업의 자본 조달은 내부 유보, 차입금 및 회사채, 주식 유상증자 순서로 이뤄진다. 수익 변동성이 큰 기업들일수록 내부 유보 이익으로 재투자에 들어간다"며 "지금은 승자독식 시장이기 때문에 큰 금액을 투자하고도 혁신성에서 떨어지면 수익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미래 수익을 위한 재투자 재원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에서 열린 AI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7.15 ⓒ 뉴스1 김도우 기자
장관들도 온도 차…"공정한 재분배가 재투자로 이어져"vs"재투자로 경쟁력 우선"

양 부처 장관은 토론회 모두 발언부터 AI시대의 초과 이익·세수 활용에 방한에 대해서 온도 차를 보였다.

노동부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는 공정한 분배가 성장을 위한 재투자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이 제시됐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전통적 고용관계를 전제로 한 세제, 사회보장제도, 그리고 미조직 노동자의 출현, 한국의 굳어진 기업 단위 교섭체계와 성과 배분체계의 불일치 상황에서 새로운 시대를 모두 담아 내기는 어렵다"며 "공정한 분배가 다시 건강한 재투자로 이어져 상생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사회계약의 요체"라고 말했다.

반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오늘의 이익은 내일의 반도체 공장이 돼야 하고

AI 데이터센터가 돼야 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이 돼야 한다"며 "혁신을 늦출수록 기업이 감당해야 할 비용은 더 커지고, 결국 그 부담은 회사와 사회뿐만 아니라 노동자에게까지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쪽 토론회에서 모두 정부가 AI시대에 노동자에 대한교육, 전환·평생·직업 교육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은 양 부처 장관과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 모두에게서 공동으로 강조됐다.

양 부처는 토론회 후, 성과급 및 AI 시대 배분 체계에 대해서도 다른 대응을 해나갈 방침이다.

우선 노동부는 노사단체, 노동계·경영계·정부 추천 전문가, 청년·플랫폼 노동 관련자 정부 등으로 구성된 'AI 시대 새로운 사회혁신을 위위한 녹서의체'를 구성해, 8월부터 AI 산업전환 시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녹서는 중요한 정책적 결정을 내리기 앞서, 광범위한 의견을 모으고 토론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나 기관이 발행하는 임시 자문용 초안이다.

산업부는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N% 성과급'에 대한 투자자 측면의 안전장치에 대한 검토와 유관 부처와의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안전장치로는 노사교섭 N% 성과급이 일종의 이익에 대한 배분 성격이 있는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이사회 의결이나, 주주총회 의결 등 장치를 두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열린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14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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