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비상' 中企에 14.9조 긴급 수혈…수입비중 20%면 '실적 무관' 지원
수은 위기대응 프로그램 8조로 확대·초저금리 상생대출 신설
세금 납부기한 연장·공공계약 조정…환리스크 컨설팅도 확대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정부가 고환율 장기화로 원·부자재 수입 부담이 커진 중소·중견기업에 14조 9000억 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을 지원한다.
수입 원·부자재 비중이 매출액의 20% 이상인 중소기업은 매출이나 영업이익 감소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긴급경영안정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문턱을 낮춘다.
재정경제부는 3일 구윤철 부총리 주재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고환율 등에 따른 경영애로 중소기업 긴급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중동 상황 피해기업에 지원하기로 한 정책금융 23조 7000억 원 가운데 남은 지원 여력 13조 8000억 원을 고환율 등으로 경영애로를 겪는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지원한다.
여기에 신규 자금 1조 1000억 원을 추가 공급해 총 14조 9000억 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향후 정책자금 소진 추이를 보아가며 필요시 지원 규모를 더욱 확대할 방침도 밝혔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긴급경영안정자금에는 고환율 등에 따른 경영애로 중소기업 전용 트랙을 신설해 요건을 대폭 완화한다. 전용 트랙 자금이 소진될 경우 긴급경영안정자금을 1000억 원 안팎 추가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특히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매출액의 20% 이상인 중소기업은 현행 매출액 또는 영업이익 10% 이상 감소 요건을 적용받지 않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위기대응 특별프로그램 지원 규모는 기존 7조 원에서 8조 원으로 1조 원 늘린다. 금리 우대 폭도 최대 2.0%포인트(p)에서 2.2%p로 확대한다.
수은은 고환율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조달원가 수준의 금리로 대출하는 '고환율 극복 초저금리 상생대출'도 신설한다. 해당 대출의 공급 규모는 3000억 원이다.
기술보증기금의 긴급경영안정보증은 보증비율을 기존 95%에서 100%로 높이고, 보증료율 감면 폭도 0.3%p에서 0.4%p로 확대한다.
산업은행은 중소·중견 지원자금 5조 3000억 원과 수출경쟁력 강화 지원자금 2조 2000억 원을 공급한다. 기업은행도 원자재가격 부담완화 지원대출과 수출입기업 유동성 지원자금 등 1조 5000억 원을 지원하고, 신용보증기금은 1조 5000억 원 규모의 위기대응 특례보증을 공급한다.
정부는 고환율 등으로 경영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대출의 상환 유예와 만기 연장도 지원할 계획이다. 중진공 지원 대상은 올해 안에 원금 상환이 도래하는 기업 가운데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매출액의 20% 이상인 중소기업이다.
수입기업을 위한 무역보험과 환변동보험 지원도 강화한다.
우선 수출 실적이 없는 중소·중견기업도 수입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요건을 개선한다. 중소·중견기업에는 내년 4월까지 수입보험료를 50% 할인한다.
핵심 원자재 수입비용이 늘어난 중소·중견기업은 무역보험공사의 수입자금 대출 보증한도를 최대 두 배까지 우대받을 수 있다.
고환율로 해외 현지 운영자금 부족을 겪는 현지법인에는 최대 5년의 장기 유동성 보증도 지원한다. 기업별 신용등급 등에 따라 연 매출의 최대 30%까지 보증하고, 대·중소기업이 해외에 동반 진출한 경우에는 최대 50%까지 보증한다.
중소기업 환변동보험 공급 규모는 기존 1조 2000억 원에서 1조 3000억 원으로 1000억 원 확대한다. 중소기업 보험료 할인 폭도 기존 15%에서 30%로 늘린다.
환변동보험 가입 대상은 일부 원자재 수입기업에서 사치재를 제외한 전 품목 수입기업으로 확대한다. 수출기업에는 환변동보험 이익금의 납부 방식을 일시불에서 최장 18개월 분할납부로 바꿔 부담을 낮춘다.
아울러 정부는 수출바우처 안에 고환율 등으로 경영애로를 겪는 기업을 위한 100억 원 규모 전용 트랙을 신설한다.
수출바우처를 통한 무역보험료 지원 한도는 한시적으로 기존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늘린다.
무역보험 이용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험계약 종료 뒤 정산 지급하던 무역보험료를 먼저 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수은 대출을 이용하는 중소기업에는 외화 대출을 원화 또는 다른 외화로 바꿀 수 있는 대출통화 전환권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수입기업이 수은 수입자금 대출을 받을 때 대출 가능한 향후 소요자금 범위도 기존 3개월분에서 6개월분으로 확대한다.
세제·세정 지원도 병행한다. 정부는 고환율 등으로 경영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의 법인세·부가가치세·소득세·관세 납부기한을 연장한다.
수입 원자재 부담을 낮추기 위해 보세공장 안에서 생산한 제품의 과세신청 시점도 기업이 유리한 방식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현행 원료 사용 전 신청 방식 외에 제품 생산 후 수입신고 전까지 신청하는 방식을 허용한다.
납품대금 연동제 약정 때 환율을 연동산식에 포함할 수 있도록 기업과 단체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제공한다. 환율 연동 우수기업에는 수·위탁거래 직권조사 면제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금융회사와 중소기업 간 상생 수준을 평가하는 상생금융지수의 세부 지표를 마련할 때도 고환율 등으로 경영애로를 겪는 중소기업 지원 실적을 반영한다.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공공계약 금액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 90일의 조정제한기간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한다.
정부는 수출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고환율 관련 기업 애로를 통합 관리하고,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원스톱으로 안내할 계획이다.
주환욱 재경부 정책조정관은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신속히 덜어줄 수 있도록 이번 대책 주요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기업 애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하면 추가 지원 방안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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