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구글 '앱마켓 갑질' 제재 착수…최대 8500억 과징금

관련 매출액 14조 1600억 원 산정…과징금 상한 6% 적용 시 최대 8496억 원
공정위 "게임사 경쟁 앱마켓 입점 유인 저해"…심사관, 시정명령·과징금 의견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외 주요 게임사의 경쟁 앱마켓 입점을 사실상 제한한 구글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에 대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구글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92억 1777만 달러, 약 14조 1600억 원으로 산정됐다.

향후 위원회 심의에서 혐의가 인정될 경우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어 최대 8496억 원 규모의 과징금이 예고됐다.

공정위는 1일 구글 엘엘씨(미국), 구글 아시아 퍼시픽 피티이 엘티디(싱가포르), 구글코리아 유한회사(대한민국) 등 3개 사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송부하고 같은 날 이를 전원회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구글, 게임사 22곳과 GVP 계약…최혜대우 조건으로 경쟁사업자 방해

구글은 2019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6년 9개월간 국내외 주요 게임사와 GVP(Games/Google Velocity Program), 이른바 '프로젝트 허그'(Project Hug) 계약을 체결했다.

GVP 계약은 게임사가 출시 시기와 품질 등을 다른 앱마켓보다 구글 앱마켓(플레이스토어)에 유리하게 또는 최소한 동등하게 설정하는 것을 조건으로, 구글이 클라우드, 애즈(Ads), 유튜브 등 구글 플랫폼 서비스 이용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정희은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심사관은 구글이 높은 인앱 결제 수수료 때문에 게임사들이 플레이스토어를 이탈하려고 시도하자 이런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국내외 주요 게임사와 GVP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구글이 GVP의 최혜대우 조건과 누진적 지원 방식 등을 통해 게임사의 경쟁 앱마켓 입점 유인을 현저히 저해하고, 원스토어 등 경쟁 앱마켓의 사업활동을 방해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계약 대상은 총 22개 사로, 국내 게임사 5곳과 해외 게임사 17곳이다. 국내 게임사는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펄어비스, 컴투스 등 5개 사다. 해외 게임사로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 라이엇 게임즈 등이 명시됐다.

특히 GVP 계약은 구글 앱마켓 내 게임 매출액이 증가하면 구글의 지원 금액도 함께 증가하는 누진적 구조로 설계됐다.

정 국장은 "누진적 구조 자체가 법 위반은 아니지만 최혜대우를 조건으로 요구했다는 점에서 경쟁제한적 요소가 있다"며 "누진적 구조로 설계돼 그런 효과가 더 커진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심사관은 구글이 GVP의 최혜대우 조건과 누진적 지원방식 등을 통해 게임사가 경쟁 앱마켓에 입점하려는 유인을 현저히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통해 원스토어 등 경쟁 앱마켓의 사업활동을 방해하고, 계약 대상인 게임사의 앱마켓 시장 진출까지 봉쇄했다는 것이다.

정 국장은 "게임사가 별도의 새로운 앱마켓을 출시하고자 하는 가능성 또는 시도가 차단됐다"며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의 플레이어 중 하나인 원스토어의 경쟁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공정위는 구글이 GVP 계약을 통해 사실상 구글과의 독점적 거래를 강제했다고 봤다.

심사관은 구글의 이 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 중 사업활동방해행위와 배타조건부거래행위 등을 위반하는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판단하고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사건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국내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정희은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 ⓒ 뉴스1 김기남 기자
과징금 최대 8496억 원…전원회의서 제재 수위 결정

향후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혐의가 인정될 경우 공정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심사관 조치 의견에서는 과징금 고시에 따른 가중 사유가 있다고 봤다"면서도 "다만 법상 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 과징금 상한은 관련 매출액의 6%인 만큼, 가중 사유가 반영되더라도 최종 과징금은 약 8496억 원을 넘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난 2024년 11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소비자협회의 신고를 접수한 뒤 조사에 착수했다.

정 국장은 게임사 책임 여부에 대해 "이 사건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사건으로,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구글의 압도적인 지위를 고려했을 때 그런 지원 사항을 게임사들이 거절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게임사들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3년 구글이 원스토어를 배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당시 사건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원스토어에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지원한 행위였다. 이번 사건은 2019년 이후 GVP 계약을 통한 최혜대우 조건 부과 행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2023년 제재와 관련해 구글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취소 소송은 현재 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공정위는 구글 측의 의견을 제출받은 뒤 전원회의를 열고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