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따도 3명 중 1명 백수…30세 미만은 절반이 '무직'
작년 무직 비율 33.3% 첫 30% 돌파…구직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 급증
30세 미만 무직 51.1% '역대 최고'…박사 배출 늘었지만 양질 일자리 부족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학위를 받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백수 박사' 비율이 조사 이후 처음 30%를 넘어섰다.
특히 30세 미만 청년 박사는 둘 중 한 명이 무직 상태로, 전 연령대 가운데 취업난이 가장 심했다.
박사 배출 규모는 커졌지만 대학·연구기관·대기업 연구개발(R&D) 등 이른바 '박사급 일자리'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구직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났다.
29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의 '2025년 국내 신규 박사 학위 취득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만 498명 가운데 재직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된 비율은 66.7%였다.
조사는 전국 대학에서 해당 연도 2월과 전년도 8월 박사학위를 받은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실시했다.
미취업자는 27.7%, 비경제활동인구는 5.6%였다. 이를 합친 무직자 비율은 33.3%로, 2014년 관련 조사 시작 이후 처음 30%를 넘어섰다.
신규 박사 무직자 비율은 2018년 25.9%에서 2019년 29.3%로 급등한 뒤 28~29%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33.3%까지 높아졌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3.7%포인트(p)로 역대 최대였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증가가 두드러졌다. 실업자 비중은 2024년 26.6%에서 지난해 27.7%로 1.1%p 늘어난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3.0%에서 5.6%로 2.6%p 증가하며 거의 두 배로 확대됐다.
이는 대학 전임교원, 정부출연연구기관, 대기업 연구개발(R&D) 등 박사급 일자리 증가 속도가 박사 배출 규모를 따라가지 못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교육부의 '2025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고등교육기관 전임교원은 8만 6701명으로 1년 전보다 617명(0.7%) 줄었고, 비전임교원은 15만 3923명으로 4261명(2.8%) 증가했다.
청년층의 취업난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해 30세 미만 신규 박사 569명 가운데 무직자는 51.1%로 조사 시작 이래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같은 연령대 비경제활동인구 비중도 2024년 2.6%에서 지난해 7.9%로 급증했다.
5월 기준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1년 전보다 2.4%p 하락하며 25개월 연속 감소했다.
30~34세는 박사 취득자가 3836명으로 가장 많았고 무직자 비율도 44.2%에 달했다. 이어 35~39세는 1899명 중 32.8%, 40~44세는 1218명 중 22.1%, 45~49세는 961명 중 16.6%, 50세 이상은 2015명 중 22.7%가 무직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력 없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박사들이 상대적으로 취업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해석된다. AI 확산에 따른 신입 연구·사무직 채용 감소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챗GPT 출시 이후 3년 동안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11.2%), 출판업(-20.4%), 전문서비스업(-8.8%), 정보서비스업(-23.8%) 등에서 청년 고용이 감소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취업한 박사들의 소득 격차도 뚜렷했다.
취업자 7005명 가운데 연봉 1억 원 이상은 15.9%로 전년(14.4%)보다 1.5%p 늘었다. 반면 2000만 원 미만은 10.4%, 2000만~4000만 원은 27.2%로 각각 전년(10.6%, 27.6%)과 비슷했다.
연봉 1억 원 이상 비중은 경영·행정·법(29.8%), 보건·복지(26.5%), 정보통신기술(ICT·24.1%) 순으로 높았고, 예술·인문학은 3.7%에 그쳤다.
반대로 연봉 2000만 원 미만 비중은 예술·인문학(26.8%), 교육(19.0%), 사회과학·언론·정보학(14.9%)에서 높게 나타났다.
성별 격차도 확인됐다. 무직 비율은 남성(6148명) 29.6%, 여성(4350명) 38.4%로 여성이 8.8%p 높았다.
연봉 1억 원 이상 비중은 남성 20.6%, 여성 8.3%였고, 연봉 2000만 원 미만은 남성 6.3%, 여성 17.2%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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